집 천장 뚫고 강철비 우수수…이란 매일 퍼붓는 '악마의 무기'

이란이 최근 이스라엘에 매일 퍼붓고 있는 집속탄(클러스터 폭탄)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집속탄은 공중에서 수십 개의 자탄으로 분해되는 방식이라 요격이 쉽지 않은데, 최근 이란이 설계 고도화까지 추진하고 있어 이스라엘의 방공망으로는 대응이 쉽지 않아서다.
18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 중부 지역의 한 공동주택에 이란군이 발사한 집속탄이 떨어져 해당 주택에 거주하던 노부부가 즉사했다. BBC는 “집속탄이 주택 천장을 관통한 뒤 실내에서 폭발했다”며 “공습경보가 발령됐지만, 노부부는 평소 거동이 불편해 미처 대피소로 이동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IDF)에 따르면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미사일의 절반 이상이 집속탄이다. 나다브 쇼샤니 IDF 대변인은 AP통신에 “이란은 거의 매일 집속탄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속탄은 미사일이나 포탄 등 하나의 발사체 안에 최대 수십, 수백 개의 소형 폭탄인 ‘자탄’을 넣어 쏜 뒤, 목표 상공의 지상 7~10㎞ 고도에서 한꺼번에 공중에서 분해돼 넓은 지역에 떨어지도록 설계된 무기다. 이란은 북한과의 기술 협력을 바탕으로 미사일 전력을 발전시켜온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여기에 집속탄 탄두를 결합해 운용하고 있다. 이스라엘 군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이란의 집속탄은 약 24개의 자탄으로 구성돼 있고 각 자탄에는 약 2~5㎏의 폭발물이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집속탄이 치명적인 이유는 발사체 자체를 방공망으로 사전에 요격하지 못 하면 흩어진 수십 개의 자탄을 막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넓은 지역에 소형 자탄을 흩뿌리는 특성상, 특정 인물이나 목표물에 한정되지 않고 불특정 다수의 민간인이 대상이 될 수 있어 더 위험하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집속탄의 자탄은 의도한 목표 지역 밖에도 많이 떨어진다”며 “자탄이 자주 불발돼 도시 주거지역은 물론 숲, 들판에도 낙하한다”고 설명했다.

사실 집속탄이 악명높은 무기로 평가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일부 자탄이 폭발하지 않고 지뢰처럼 남아 전쟁 이후에도 추가 사상자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어린 아이들이 집속탄의 피해에 노출되기 쉽다. ICRC는 “불발 자탄이 작고 색이 선명하거나 리본이 달린 경우가 있어 아이들이 장난감처럼 여기기 쉽다”며 “2023년 집속탄 잔해로 인한 사상자 중 거의 절반이 어린이였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집속탄의 위험성으로 인해 지난 2008년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주요국을 포함해 총 120개국이 가입한 ‘집속탄 금지 협약’이 출범했다. 그러나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이란과 이스라엘 등은 가입하지 않아 실효성이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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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근 집속탄 설계 고도화…이스라엘 바짝 긴장
집속탄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가능한 한 높은 고도에서 집속탄을 싣고 있는 발사체를 요격해야 한다. 일단 집속탄이 대기권으로 진입하면 요격이 어렵기 때문에, 그 전에 방공망으로 요격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란이 집속탄 설계를 고도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AP통신은 “지난주 공개된 집속탄 영상을 보면 일부 이란 미사일은 고고도에서 폭발해 대부분의 군사 목표물보다 훨씬 넓은 지역에 탄두를 흩뿌리도록 설계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란이 집속탄의 대기권 재진입 시 발생하는 고열을 견딜 수 있도록 소형탄에 코팅을 입히는 방식으로 설계를 고도화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단거리 미사일 방공 시스템인 ‘아이언돔(Iron Dome)’이 집속탄에 최적화된 방어 체계는 아니라는 것도 문제다. 예호슈아 칼리스키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아이언돔은 단거리 저고도에서 발사되는 소형 로켓을 요격하도록 설계됐다”며 “발사체 속에 든 수십 개의 소형 폭탄이 분해된 후 이를 파괴하도록 설계된 것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이 때문에 집속탄은 이란의 핵심 비대칭 전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AP통신은 “이란의 집속탄은 이미 한계에 다다른 이스라엘의 방공망에 복잡하고 치명적인 위협을 더하고 있다”며 “당초 이스라엘 당국은 이란의 공격과 피해상황에 대한 정보 공개를 꺼려 왔지만, 최근 며칠 동안 집속탄의 위험성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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