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강도' 전쟁 지속 유력…호르무즈 봉쇄 완화 시 유가 80달러 전망"

김영원 2026. 3. 19. 17:36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금투협 '호르무즈 위기 긴급 세미나'
전쟁 1개월 지속되면 유가 110달러
한국, 최고가격제로 물가 인상 덜할듯
전쟁 이어질 경우 3분기 금리 올릴수도

이란 전쟁이 비교적 약화한 채 지속되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는 블룸버그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호르무즈발 석유 공급이 1% 줄어들 경우 4% 유가가 오른다는 산식에 따라 봉쇄가 완화할 경우 유가는 80달러대, 1개월 이상 봉쇄가 지속될 경우 11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인 권효성 박사는 19일 금융투자협회 '호르무즈 위기 긴급 세미나'에서 "학술 연구와 최근의 유가 쇼크 사례에 따라 석유 공급이 1% 줄어들면 4% 상승하는 것으로 본다"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공급되는 글로벌 석유 비중이 20%인데, 이것이 모두 없어졌다고 생각하면 가격이 약 80% 상승한다"고 말했다.

권효성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 박사가 19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호르무즈 위기 긴급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이에 따라 권 박사는 전쟁 전 60~70달러대였던 배럴당 유가가 전쟁 1개월 지속 시 110달러, 2개월 지속 시 140달러, 3개월 지속될 경우에는 170달러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추정했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전쟁은 지속되는 상황에서 강도가 약화돼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어느 정도 풀리는 상황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대로 형성될 것으로 예측했다. 두 번째로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현재와 같거나 더 강도가 높은 수준으로 전쟁이 지속되는 상황을 제시했다. 이때는 유가 상승이 지속되거나 잠시 떨어지더라도 110달러대로 유지될 것으로 봤다.

유력 시나리오대로 유가가 80달러대로 지속된다면 유럽·영국에서 인플레이션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 자립국인 미국의 영향은 비교적 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권 박사는 "인플레이션은 소폭 상승하고 GDP도 타격을 입겠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중앙은행들도 물가가 높아지더라도 어느 정도는 지켜보며 금리에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두 번째 시나리오대로 유가가 110달러까지 치솟는다면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줄 것이라고 제언했다. 권 박사는 "에너지를 수입해야 하는 유로 지역, 영국의 경우 GDP가 0.5%포인트 낮아지고, 물가도 최대 1%포인트까지 높아질 것"이라며 "중앙은행들은 기대 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해 통화 정책을 더 타이트하게 운용할 수밖에 없고,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경우 '석유 최고가격제' 등 정책 영향으로 유가 상승 부담을 일부 덜었다고 평가했다. 전쟁 전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 2.1%에서 2.3%로 소폭 조정하는 데 그친 것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이 한국의 3월 물가상승률을 약 0.4%포인트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는 올해 동결한 뒤 내년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권 박사는 "한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기는 하지만, 잠재 수준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에서 경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며 "통화 금리를 빠르게 높이지 않는 것이 좋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란 전쟁이 높은 강도로 지속돼 유가가 110달러대를 넘나드는 상황이 될 경우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권 박사는 "전쟁이 완화되고 유가가 80달러대로 진정되면 인플레이션은 좀 높아지더라도 금리 상승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유가가 110달러대로 유지되면 환율에 대한 충격까지 겹치며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높아진다. 이 경우 3분기부터 금리를 인상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권 박사는 이번 전쟁에 대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글로벌 장기 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표현했다. 재정 적자가 이미 상당했던 미국이 전쟁에 예산을 쏟으며 재정 지출을 보다 늘리고, 한국의 경우 석유 최고가격제 등 유가 보전을 위한 재정 지출을 늘릴 전망이다. 이에 더해 세계 각국이 전쟁 상시화 상황에 대비해 국방비를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권 박사는 부연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