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중박’·장윤주도 반한 예술가가 아이 위한 재능기부 나선 까닭
한국컴패션 ‘꽃서트’ 통해
결연 작정한 후원자에 ‘종이 꽃’ 형상화한 작품 선물
“나눔, 나만의 모양을 찾아 나답게 실천하는 것”

국립중앙박물관(국중박) 굿즈 제작에도 참여하는 등 국내 예술계가 주목하는 나난(NANAN·강민정·46) 작가가 재능기부를 통해 어린이 나눔 사역에 나섰다. 그는 국제어린이양육기구 컴패션(대표 서정인)이 다음 달 11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개최하는 ‘2026 컴패션 나눔 콘서트 꽃서트’에 메인 예술가로 참여한다. 받은 사랑을 성경적으로 흘려보내는 ‘부르심’에 순종하는 것뿐이라며 자신을 낮춘 그를 19일 서울 용산구 컴패션 사옥에서 만났다.
그는 “나누는 삶은 하나님께 받은 축복을 기억하고 감사로 표현하는 행위”라며 “중요한 것은 ‘나만이 할 수 있는 나눔의 모양’을 찾고 그것을 ‘나답게’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야 내면의 진정한 기쁨이 생기고, 나눔도 지속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난 작가가 협업한 한국컴패션의 꽃서트는 전 세계 취약계층 어린이들이 후원자를 만나도록 돕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에서는 가수 백지영 이장원 배다해 이진아를 비롯해 박위·송지은 부부 등이 참여한다. 이들은 공연과 함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며 결연을 독려할 예정이다. 나난 작가는 이날 작품 전시와 함께 현장에서 어린이 결연을 신청하는 후원자들에게 작품을 선물한다.
나난 작가의 작품 세계 중심에는 꽃과 자연이 있다. 한국 전통 꽃과 자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업을 통해 한국적 정체성과 기독교적 세계관을 동시에 녹여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광복 80주년 기념상품 ‘뮷즈(MU:DS·뮤지엄(museum)과 굿즈(goods)를 합친 조어)’ 5종 중 하나로 채택되며 예술성을 인정받았고, 최근에는 오랜 절친인 모델 장윤주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작품을 소개하며 대중적 관심도 받았다.


나난 작가는 꽃을 단순한 소재가 아닌 창조 세계에 대한 묵상과 신앙적 깨달음에서 비롯된 결과로 바라본다. 그는 “꽃은 최고의 예술가인 하나님이 만드신 아름다움 그 자체”라며 “작은 씨앗이 자라 꽃이 피고 다시 열매 맺는 과정에서 생명과 회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모습이 십자가와 부활의 의미와도 닮았다”고 덧붙였다.
나난 작가가 추구하는 작업의 방향성은 신앙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 그는 “하나님 나라 가치는 억지로 메시지를 넣는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자리에서 정직하게 작업하고 사람을 귀하게 여기며 받은 것을 나누려는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자신의 가치관에 맞지 않는 상업적 협업 제안을 거절해왔다. 그는 “하나님께서 주신 자연에서 영감을 받기 때문에 이를 해치는 방향의 작업은 하지 않으려 한다”며 “위트를 잃지 않으면서도 크리스천으로서 자유롭게 작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예술 작업에는 개인적 삶의 경험도 깊이 스며 있다. 어린 시절 자수를 놓던 어머니의 모습을 통해 꽃과 자연을 접했던 기억이 현재 작업의 중요한 토대가 됐다. 그는 “어머니에게 꽃과 자연은 자식을 향한 사랑과 헌신의 결과였다”며 “그 기억이 지금의 작업에도 이어지고 있다”고 회상했다.

나난 작가의 예술 세계를 브랜드로 확장해온 ‘나난랩(Nanan Lab)’ 김예지(32) 대표는 이번 컴패션과 협업이 ‘사랑’이라는 공통된 가치 위에 있다고 봤다. 김 대표는 이날 “나난랩은 ‘사랑에서 태어나 사랑으로 창조하고 사랑으로 돌아간다(Born from Love, Create with Love, Return to Love)’는 가치를 지향한다”며 “컴패션 사역 역시 결국 ‘사랑’이라는 점에서 깊이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화예술계가 소비 중심으로 흐르는 가운데서도 개인이 하나님과 깊은 교제 속에 있다면 자연스럽게 하나님 나라의 가치가 드러난다”며 “성경 속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의 비유처럼 주어진 자리에서 사랑과 위로, 소망, 기쁨을 흘려보내고 싶다”고 전했다.
나난 작가는 “예술가로서의 정체성과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삶이 분리되지 않는다”며 자신의 정체성을 ‘하나님의 붓’에 비유했다. 그는 “제 삶과 작업도 하나님께서 어떻게 사용하시느냐에 따라 의미가 결정된다고 믿는다”며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되기보다 하나님이 편히 쓰실 수 있는 붓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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