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를 배려한... 무개성이 개성인 국립횡성숲체원

임지화 2026. 3. 1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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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에게 추천할 요량으로 열심히 살펴보니

[임지화 기자]

▲ 펜스가 쳐진 무장애 산책길 입구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무장애 산책길이 막혀 있어서 걷지도 못하고 섭섭했다. 1,5키로나 되는 길이고, 서대문구 안산 순환형과 달리 점점 높이 올라 갈 수 있어서 꼭 가고 싶었다.
ⓒ 임지화
지난 14일 1박 2일로 국립횡성숲체원에 다녀왔다. 진입 도로 가까이에서 뵈는, 횡성 청태산 숲속은 3월 중순인데도 아직 겨울이었다. 무장애 길과 산책길에는 눈이 녹지 않고 하얗게 쌓여 있었다. 무장애 산책길은 진입을 막는 펜스가 쳐져 있었다.

우리는 오후 3시 넘어 숙소에 들어갔다. 남편은 TV도 없고 와이파이도 안 된다고 투덜거렸다. 그날따라 스케치북도 집에 놓고 가서 딱히 할 게 없는 남편은 안달이 났다. 일단 밖으로 나가 잠깐이라도 산책하고, 돌아오는 길에 저녁을 먹자고 했다.

조금 걷다가 이번에는 춥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산속이라 해가 지면 체감 온도가 낮아질 것을 미처 대비하지 못했다. 숙소로 다시 들어가려다가, 식당 가까이 벤치에서 앉아 시간을 확인하며 기다렸다. 5시 반이 되기 바쁘게 식당으로 갔다. 식판 가까이에 소담스럽게 담긴 음식 메뉴를 보며 남편의 기분을 살폈다.

남편은 좋아하는 샐러드를 식판에 푸짐히 담아왔다. 맛나게 먹는 모습이 만족한 듯 보였다. 내가 딱 봐도 8천 원짜리 식사로는 훌륭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머리에 흰색 긴 모자를 쓰고 국을 퍼주던 식당 직원한테 물었다.
"식자재는 다 횡성에서 생산된 것 맞죠?"
"네, 횡성에서 나는 거죠."
"직접 구매하나요?"
"아니요. 업자로부터 납품을 받습니다."
나는 로컬푸드가 맞는지, 저렴한 이유도 궁금했다. 해당 지역 농산물로 만든 음식을 먹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 3월14일 석식 메뉴 1식 8천원 채소 반찬을 즐겨 먹는 우리 부부한테 맞춤형 식단 같은데, 무다시마 국은 약간 아쉬웠다.
ⓒ 임지화
남편은 따뜻한 밥으로 그냥 보낸 시간을 보상받은 듯했다. 투덜거림이 가라앉았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서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계단 가까이에 장애인을 위한 전동차 충전 시설을 발견했다. 뜻밖이었다. 국립춘천숲체원 주차장 앞에서 전기차 충전 장치는 봤지만, 장애인만의 장치는 처음 봤다. 그러고 보니 좀 전에 식당에서 휠체어를 탄 이용자를 목격했다.
▲ 전동장구 충전소 횡성숲체원에서 처음 발견한 약자 배려 시설을 보고 지인을 떠올렸다.
ⓒ 임지화
문득 몸이 불편한 지인과 서대문구 안산 무장애 길을 휠체어 타고 함께 걷던 기억을 떠올렸다. 지인에게 방문을 권유할 목적으로 약자를 배려한 시설과 이용 정보를 확인하고 싶었다. 우리가 묵는 2인용 숙소를 자세히 살피니 화장실과 현관문에 턱이 없었다. 나무로 짜맞춘 침상이 무릎이 좋지 않은 나한테도 안성맞춤이었다. 쪼그려 앉을 필요가 없었다.

약자를 위한 숙소 예약 및 관련 정보

1. 접수 지원: 디지털 약자 65세 이상 노인을 위한 숲e랑 실버 예약 서비스가 있다. 고객 지원 센터 전화 1566-4466으로 예약 및 결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2. 장애인 전용 숙소가 6개 있으며, 접수는 횡성 숲체원 033-340-6302로 연락하여 안내받으면 된다. 예약 홈페이지에는 찾기 쉽지 않다. 심지어 방문자센터에서 배포한 인쇄물에도 보이지 않아, 물었더니 종이를 아끼는 친환경 차원으로 최소한 내용만 적고, 큐알코드 등 디지털 수단으로 안내한다고 했다. 약자 배려가 안 된 정책으로 판단됐다.

3. 이용료 할인 혜택 : 장애등급 1~3급 50% 평일 기준, 성수기 10%
장애등급 4~6급 30% 평일 기준, 성수기 10%

4. 프로그램은 장애인만을 위한 프로그램이 따로 없어서 각자 개인 사정에 맞게 선택해야 할 것 같다. 찾아가는 장애인 프로그램을 시행한 기록은 있었다.

5. 물품 지원: 휠체어와 유모차는 사전에 방문자센터에 문의하면 가능하다고 한다.

횡성국립숲체원은 해발 850미터, 청태산의 낮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시설물이 산허리에 가로형 일렬로 배치되어 있고, 시설 내 이동 도로가 경사진 곳이 거의 없다. 일반적인 휴양림은 산속에 있기 때문에 무서울 정도로 가파른 위치가 더러 있다. 시설물 또한 오랜 곳일수록 약자를 위한 배려 시설은 거의 없다. 그런데 횡성숲체원은 무장애 산책길, 숙박 시설까지 갖추고 있어서 지인한테 추천할 만한 것 같다. 문제는 홍보가 미흡했다는 기자의 판단이다.
▲ 편안한 등산 안내도 약자를 위한 훌륭한 시설이 있음에도 홍보가 덜 되어 알려지지 않았다니 아쉬웠다.
ⓒ 임지화
일반인에게도 추천할 만한 조건을 춘천숲체원과 비교하면서 따져 봤다. 횡성은 KTX 둔내역에서 택시로 12분 거리라서 승용차가 없어도 이용하기 쉽다. 그리고 이웃 청태산자연휴양림과 춘천숲체원에 없는 2인실이 있어서 부부 이용자에게는 실리적이다. 서울에서 이동 거리는 횡성숲체원과 춘천숲체원이 2시간대로 거의 같다. 2인실 1박 이용료는 주말과 성수기는 6만 5000원이고 비수기는 3만 9000원이다. 식사료는 성인 1식 8000원이다. 사전 예약은 필수다.

본인 판단으로 춘천숲체원은 동적인 분위기고, 횡성숲체원은 정적인 분위기인 것 같다. 춘천숲체원에는 화려한 어린이 놀이터와 클라밍 시설이 그렇다. 횡성숲체원에는 외관상 눈에 띄는 시설은 방문자센터 건너 쪽 낮은 산에 설치된 무장애 산책길이다. 약자를 위한 시설이라서 느낌도 느리고 차분하다.

횡성숲체원의 연면적은 16만 4070제곱미터, 수종은 낙엽수, 잣나무, 전나무, 수용인원은 숙소 기준 233명이다. 춘천숲체원은 연면적 335헥타르, 수종은 잣나무, 낙엽송, 소나무 이외 4종류로 다양하다. 수용인원 148명 숙소 기준인데 횡성이 수용인이 85명이 많다.

횡성숲체원은 전국 숲체원 1호로 2007년 개장했다. 춘천숲체원은 2020년 개장했고, 횡성숲체원은 19년이 지나 좀 낡았다. 하지만 숙소가 연립주택형이 아닌 단독주택형으로 되어 있어서 이용자의 선택 기준이 될 것 같고, 위치상 치악산,오대산,웰리힐파크, 보광휘닉스파크 등 관광휴양지 연계가 가능하다.

프로그램은 교육. 체험 중심인 것은 마찬가지나, 숲스트레칭 이외 무려 50가지 로 춘천숲체원보다, 오랜 기간 운영된 이유인지 모르나 월등이 많다. 대부분 전 연령 가능하며 그 목적이 치유와 숲탐구, 숲체험이다. 부대시설이 대강당, 중강당1,2와 체험방과 배움방1,2,6 3개나 있다. 방문자센터 직원의 설명에 따르면 횡성숲체원은 주로 단체 이용자의 교육장으로 운영되고 있단다. 운영 주체는 한국산림복지진흥원으로 같다.

8월 휴가철에는 둔내 고랭지 토마토 축제 기간에 찾으면 특별한 이벤트를 경험할 수 있고, 9월 한우축제 기간에 맞춰 찾는다면 미식 여행을 덤으로 할 수 있으며, 평소에도 어머니의 손맛인 안흥찐빵은 사철 내내 맛볼 수 있어서 미식과 휴식, 치유를 겸비한 여행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간 우리 부부가 무려 19년 전에 생긴 횡성숲체원을 모르고, 청태산휴양림만 이용한 이유가 뭔지 생각했다. 개인 이용자보다 단체 이용자와 교육프로그램에 집중하여 개인 이용자한테 홍보하지 않은 탓인 것 같다. 그날도 사이버 경희대 한방건강관리과 단체 이용자가 강당으로 가는 모습을 봤다.

암튼 우리는 청태산휴양림과 불과 승용차로 4분 거리에 있는 횡성숲체원을 모르고 여태 지나쳤다. 홈페이지 이용자가 쓴 후기를 보니 식사 메뉴가 부실해서 항의를 받는 글이 몇 개 보였다. 하지만 현재는 개선되어 춘천숲체원 보다 나쁘지 않았다. 이유는 인스턴트 식자재를 쓰지 않았고 횡성에서 나는 자재를 썼기 때문이다. 가격이 저렴해도 인스턴트 식자재는 건강에 좋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그래서 기자는 점수를 후하게 줄 수 있다.

우리 부부는 녹음이 짙어가는 5~6월이나 이 번 여름 휴가기간에 횡성숲체원으로 다시 갈 볼 생각이다. 매월 15일에 하는 예약 날에는 좀 더 신경 써서 빨리해야 할 것 같다. 숲 체험을 제대로 하고, 치유를 목적으로 하는 숲속 여행은 겨울보다는 숲이 우거진 계절이 제격이 아닌가 한다. 벌써 숲속 특유의 은은한 숲 향기를 상상하면서 글을 맺는다.

예약하는 누리집 : 숲e랑

덧붙이는 글 | 숲속 여행을 원하는 약자나 지인한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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