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제일 빠른 마감, 한국 시골로 모인 세계의 젊은이들
세계 젊은이들과 함께 유기농사를 짓습니다. 세계 속에 한국 문화가 어떻게 자리 잡는지 나름 최전선에서 관찰해왔습니다. 우리가 잘 몰랐던 한국, 새로운 한국의 모습을 다시 만납니다. <기자말>
[조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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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적조차 드문 한국 시골 유기농 농장에 세계 젊은이들이 찾아와 함께 농사 짓는다. |
| ⓒ 조계환 |
한국 방문 여행자 연간 2000만 명 시대, 한국에는 왜 이렇게 외국인들이 몰려오는 걸까? 팜스테이를 하며 느낀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연재 기사로 다시 기록한다. 지난 연재 백화골 팜스테이 '한국이 좋아서'(https://omn.kr/2656h)에 이은 '시즌 2'인 셈이다. 이번 연재명은 '다시 만난 한국'이라고 지었다. 조금 더 심도깊게 외국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세계 속 한국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먼저 여는 기사는 그동안 외국인 친구들과 지낸 소회와 인상적인 일들, 경과 보고다.
우연히 시작한 팜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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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봄에 함께 농사지었던 오스트리아, 일본, 프랑스 친구들. 밭에 단호박과 땅콩을 심기 전에 함께 사진을 찍었다. 일본친구는 한국말을 아주 잘했다. |
| ⓒ 조계환 |
놀랄 만큼 극성스러운 한국 문화 팬도 있었지만, 모두가 다 한국을 좋아해서 온 것은 아니었다. 그냥 아시아 여러 나라를 여행하다 별 생각 없이 들른 친구도 있었다. 당시만 해도 한국 문화는 10대들이나 열광하는 좀 독특한 변방의 문화로 여겨지던 시기였다. 처음에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대만, 홍콩 친구들이 많이 왔다.
아무래도 한류가 아시아에서 먼저 인기를 끌기 시작해서인 것 같다. 우리는 TV를 보지 않고 살았기 때문에 잘 몰랐던 한국 예능 프로그램들이나 K팝 가수들을 외국인을 통해 알게 됐다. 우리 농장에 왔던 말레이시아 봉사자가 마침 농장에 놀러 왔던 후배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는 일도 있었다. 지금 그 친구들은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아들을 낳고 한국 식당을 운영하며 재미나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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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이 오면 그 사람들은 뭘 먹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은데, 밭에서 나온 유기농 채소로 한식을 만들어 먹는다. 김치도 당연히 매 끼니 밥상에서 빠지지 않는다. |
| ⓒ 조계환 |
2017년 5년 정도 팜스테이를 한 후에 기사를 썼을 당시만 해도 우리는 한국 문화의 위상이 지금처럼 높아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외국인들이 한국 문화를 이렇게 좋아하네' 하면서 놀라는 정도였던 것 같다(관련 기사 : 백화골에는 왜 이렇게 외국인들이 몰려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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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일하면 힘이 훨씬 덜 든다. 대만, 캐나다, 한국 봉사자들과 함께 땅콩을 수확하고 있다. |
| ⓒ 조계환 |
2022년에는 한 해 동안 많은 독일 젊은이들과 함께 농사일을 했다. 무비자 3개월 여행이 아닌 1년 동안 머물며 여행하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오는 친구들도 많았다. 독일 젊은이들만이 아니었다. 브라질, 멕시코, 말레이시아, 일본, 싱가포르, 영국, 덴마크, 스페인, 벨기에,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노르웨이, 폴란드, 포르투갈, 미국, 캐나다 등 다양한 나라 친구들이 일찍이 예약을 하는 바람에, 방이 세 개밖에 없는 농장 숙소는 몇 년 전부터 언제나 꽉 차곤 한다.
2023년부터 2년간 농장에 찾아오는 외국인 친구들을 인터뷰하고 연재 기사를 작성했다. 사실 우리는 전업 농부이기 때문에 농사철에 기사를 작성할 시간을 내기 쉽지 않다. 그래도 우리만 알고 지내기에는 아까운 인상적인 친구들이 오면 밤잠 설쳐가며 기사를 작성했다.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었고, 인터뷰 대상이 된 외국인 친구들은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고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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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여름, 막바지 더위에 일하느라 고생하던 독일, 미국, 벨기에 친구들과 일 끝나고 농장에서 멀지 않은 경주 월정교로 산책을 나갔다. |
| ⓒ 조계환 |
"괜찮아요? 한국에 계엄령이 내려졌다는데 거기는 안전해요?"
1년 전 이맘 때쯤 탄핵심판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외국인 친구들과 답답해 하며 농사일을 했던 기억이 난다. 해가 넘어가고 언제 그랬냐는 듯, 한국은 정치적인 역경을 딛고 다시 새로운 길로 나아가고 있다. 한국에는 더 많은 외국인들이 찾아오고, 정부에서는 2030년까지 외국인 방문객 3000만 명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외국인 친구들한테 왜 한국 문화가 인기가 있는지, 한국 여행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지 이야기를 듣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한국 문화가 발전한 것이 아니라, 원래 괜찮았던 한국 문화를 이제 세계인들이 발견한 것 같았다.
한국에 왜 이렇게 여행자들이 몰려드는지 이유도 알게 됐다. 안전하고, 음식이 맛있고, 자연이 아름답고, 역경을 딛고 민주주의를 꽃 피우는 역사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특히 한국처럼 밤 9시 이후 혼자 돌아다녀도 안전한 나라는 세계에 몇 안 된다고 한다. 함께 안전한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한국인의 공동체 정신이 멋지다고 한다.
한국 문화가 인기를 끌고 세계의 주류 문화로 자리 잡는 모습을 팜스테이를 통해 만나고 있다. 찾아 헤매던 파랑새가 바로 집 창문가에 앉아 있다는 새삼스러운 진리를.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가 매력 있고 좋은 곳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 많은 외국인 친구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그들에게 한국 유기농 농장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우리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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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첫 봉사자들인 말레이시아, 프랑스, 독일 친구들과 비닐하우스에 브로콜리와 양배추를 심었다. |
| ⓒ 조계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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