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철강 붕괴 위기” 포스코·현대제철 노조 한 목소리 [현장+]

김재민 2026. 3. 19.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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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탄소 및 에너지 비용 부담 완화 촉구, 포스코 노조-현대제철지회 공동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김성호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조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김재민 기자 

국내 철강산업이 중국발 공급 과잉, 관세 리스크, 높은 산업용 전기요금 등 악재와 더불어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고환율·원가 부담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러한 리스크가 단순히 산업뿐만 아닌 지역경제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현대제철 등 양대 철강사의 노동조합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철강산업 회복’을 위해 한 목소리를 냈다.

양대 노조는 19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탄소 및 에너지 비용 부담 완화 촉구, 포스코 노조-현대제철지회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벼랑 끝에 서있는 한국 철강산업의 위기는 단순히 경기 침체나 산업의 일시적 어려움이 아니라, 대한민국 제조업의 뿌리를 뒤흔들 수 있는 ‘국가산업안보 비상사태’”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성호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조위원장과 송재만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항지부 현대제철지회장을 비롯해 양대 노조 관계자들과, 이상휘(국민의힘·경북 포항시남구울릉군)·김정재(국민의힘·경북 포항시북구)·권향엽(더불어민주당·전남 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을) 의원 등 여야 의원이 참석했다.

김성호 포스코노조위원장은 “포스코가 올해 창립 58년이 됐는데, 현대제철과 철강 어려움에 있어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이번에 처음이고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이라며 “철강산업이 어려워지면서 지역 생태계를 구성하는 근로자들은 생계를 위해 ‘투잡’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송재만 현대제철지회장 역시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특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제조업의 기반을 지키고, 탄소중립 전환에 걸맞은 공정한 전환의 조건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양대 노조는 정부에 포항시 등 철강산업지역을 ‘철강산업 위기 특별대응지역’으로 즉각 지정하고, 2021년 대비 약 80%가량 급등한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하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 탄소중립 지원 확대 및 수소환원제철 등 친환경 기술 지원에 정부가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의 현실을 반영한 탄소배출권 제도의 합리적인 개선 또한 필요하다고 했다.

송 지회장은 “세계 주요국들이 국가적 차원의 정책 지원을 쏟아붓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우리 역시 규제 중심의 접근을 넘어 국가 기간산업을 지킨다는 관점에서 친환경 철강 기술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개발(R&D) 지원과 인프라 투자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왼쪽 다섯 번째)과 포스코·현대제철 등 양대 철강사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19일 오전 기자회견 후 백브리핑 장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재민 기자 

수요 침체·공급 과잉 지속, 관세·중동 리스크까지

실제로 국내 철강산업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국내 건설경기 침체 등 영향으로 몇 해째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미국으로부터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받아 수출마저 주춤했다. 지난해 대미(對美) 철강 수출 물량은 254만톤으로, 전년(2024년) 대비 약 8% 이상 감소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부담한 관세만 약 2억8100만달러(약 4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최근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한국 등 16개국(유럽연합 포함)을 상대로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부과 의지까지 드러난 상황이다. USTR은 이번 조사에서 ‘제조업의 구조적 과잉 생산’을 지목하고 있다.

여기에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철광석과 제철용 원료탄 등 주요 원료를 해외에서 벌크선을 통해 들여오고 있어 해상 운임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가중마저 전망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상휘 의원은 “수요 침체와 공급 과잉, 산업용 전기료 상승, 가중되는 탄소규제 등 개별기업만으로는 감당이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며 “다행히 지난해 말 ‘K-스틸법(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이 통과됐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며, 노동자들이 먼저 연대와 상생의 손을 맞잡았듯 이제 정부가 제조업을 지키기 위해 답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권향엽 의원은 “철강산업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으며, 근로자 사용주도 따로 있을 수 없다”면서 “정치권이 힘을 합쳐 앞서 K-스틸법을 통과시키고, 이제 근로자들이 힘을 합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만큼, 정부에서도 더 큰 관심과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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