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선거 때 뽑겠다"는 말에 '유일한 30대' 서울시장 후보의 답변

유지영 2026. 3. 19. 12:0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동행취재 - 김형남 예비후보] 출마 선언 한 달 만에야 처음 여론조사에 이름 올려... '3%' 지지율로 출발

[유지영, 유성호 기자]

 김형남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거리에서 퇴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유성호
"패기가 참 좋다."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유세가 한창 이어지고 있는 지난 17일, 시민들 앞에서 퇴근길 인사를 건네는 김형남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36)를 바라보던 한 70대 여성은 <오마이뉴스>에 이렇게 말했다.

김 후보는 오는 23일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투표 일정을 앞두고 이날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을 찾았다. 막 퇴근한 직장인들이 광화문 광장과 그 주변 횡단보도로 쏟아져 나왔다. 시민들에게 명함을 건네는 김 후보의 손이 바빠졌다. 한 청년 여성은 김 후보의 명함을 받아들더니 "(내가) 경기도민이라 아쉽다, 응원한다"는 말을 남겼다.

"서울시장 예비후보 김형남입니다.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서울을 단단한 방파제로 만들겠습니다."

많은 이들이 그의 명함을 기꺼이 받았지만, 또 많은 명함이 김 후보의 손으로 되돌아왔다. '초보 정치인'의 당연한 숙명이다. 그는 "앞으로 4년, 서울시 월세 인상률 0% 임대주택을 기본 인프라로"라고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나왔다. 서울시 월세 인상률 0%는 그의 대표 공약 중에 하나다. 서울시장이 되면 시장의 권한을 발동해 조례로 보증금 및 월세 증액 청구 상한을 0%로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에 나올 거면 지금 나오지 않았다"

▲ BTS 공연 앞두고... 김형남 서울시장 예비후보 "빛나지 않는 사람도 지키는 서울 만들겠다"ⓒ 유성호

이날 저녁 식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간다는 한 서울 시민이 김 후보의 두 손을 잡고 덕담을 건넸다. "시장(선거)에 나오고 싶잖아? 내가 장관이든 아니든, 내가 돈이 있든 없든, 겸손하고 사람들을 존중해주면 시장이 돼요!" 그러면서도 그는 "내가 봐서는 이번에는 안 되는데, 차기 정도 나오면 뽑아줄게"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더 열심히 해보겠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앞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패기가 좋다"고 말했던 70대 여성도 "그런데 다음에 기회가 또 많이 있을 거예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선거운동 중 김 후보가 많이 듣는 말이다.

김 후보는 "아무래도 젊게 보고 그렇게 많이들 말씀해주시는 것 같다. 그런데 우리 (캠프)가 하고자 하는 일이 다음에 해도 되는 일이었으면 지금 선거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불안한 미래에 대비해 어떤 방파제를 세울지를 두고 경쟁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는 마음으로 출마를 결심했고, 이 결심은 다음으로 미룰 수 없는 결심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거리에서 불안한 청년들을 많이 접했다고 말했다. '불안'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그가 갖고 나온 핵심 키워드 중 하나다. 김 후보는 "구로디지털단지에서 만난 한 청년은 '정치권에서는 변화가 만들어낼 아름다운 결과만 집중하는 게 아닌가, 정작 거기서 밀려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고 말씀해주셨다. 시민들께서도 똑같이 느낀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형남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거리에서 퇴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유성호
김 후보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유일한 30대 청년 후보다.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으로 일했던 김 후보는 10년 간 센터에서 일하고 받은 퇴직금으로 이번 선거에 임했다. 김 후보는 지난 2월 2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한 달가량이 지나 처음 여론조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 조사에서 그는 3%라는 지지율(민주당 서울특별시장 다자 대결)을 얻었다. 특히 용산구, 종로구, 중구가 포함된 1권역에서는 6.8% 득표해 다른 권역보다 더 높은 수치를 보였다(윈지코리아컨설팅 자체조사, 3월 8일~9일 2일간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47명 대상, ARS 무선전화 100% 방식, 응답률 5.2%,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에 ±3.0%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 후보는 그동안 강남, 여의도, 구로디지털단지 일대 등에서 이날처럼 퇴근길 인사를 8차례 이어왔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개혁신당에 많은 표를 준 곳을 골라서 찾아다녔다"면서 미소지었다. 그 이유로는 "정치권에서는 특정 지역을 일컬어 보수화됐다고 말하는데, 그곳에도 사람들의 삶이 있다"라며 "민주·진보 진영에서 쉽게 포기하거나 지나갈 수 있는 도시를 우리(민주당)가 꼭 쥐고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1시간에 걸쳐 퇴근길 인사를 끝낸 그는 19일과 20일 진행되는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토론회 준비에 들어갔다. 이 토론회 이후 민주당은 23~24일 예비후보 경선을 진행해 본경선에 오를 후보자 3명을 압축한다. 김 후보에게는 이름을 알릴 시간이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청년 세대, 영원히 청년 아냐"
 1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마포구 정치싱크탱크 '밸리드'에서 김형남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서울특별시당 대학생위원회(위원장 이동원)와 정책제안식 형태의 간담회를 열었다.
ⓒ 김형남 서울시장 경선후보 캠프
다음날인 지난 18일, 김 후보는 '청년 시장 후보'로서 자신의 생각을 언급하는 시간을 이어갔다. 자신이 공동대표로 있는 서울 마포구 정치싱크탱크 '밸리드' 사무실에 민주당 서울특별시당 대학생위원회(아래 위원회)를 초대해 정책제안식 형태의 간담회를 연 것이다. 그는 이날 모인 9명의 위원회 구성원들에게 "나는 여러분과 가장 나이대가 가까운 후보일 것 같다"면서 운을 뗐다.

이어 김 후보는 "혹시 여기서 나는 핸드폰을 안 쓰던 시절에 군대 갔다 오신 분이 있을까?"라고 물었다. 군대에 다녀왔다고 손을 든 위원들은 대부분 군대에서 핸드폰을 사용해봤다고 말했다. 그는 "병사들 핸드폰을 사용하게 하는 정책이 2019년부터 도입됐다"며 미소를 내보였다. 부대 내 병사들의 핸드폰 사용은 과거 김 후보가 군인권센터 재직 시절 추진했던 중요한 변화 중 하나다.

이동원 서울특별시당 대학생위원회 위원장이 "우리가 온다고 피티(PT)를 준비해온 후보는 처음이고,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준 후보이기도 하다"라고 말하자, 김 후보는 "(제안해준 공약에) 우리와 비슷한 취지의 공약이 많다.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게 될 시대에 대한 고민이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화답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주거 문제는 얼마나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가 중요하다. 청년 세대가 지켜보고 있으니 철저하게 (공약을) 검증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4년 간 월세 인상률 0% 등의 주거 정책은 저희 같은 청년들에게는 너무 좋은데, 집주인들이나 가진 자들이 좋아할 것 같지 않다. 꼭 시행됐으면 한다"고도 말했다.

김 후보는 "'30대 내집 마련 주도권 확보' 같은 정책을 낼 때 40~50대는 어떻게 하라는 거냐는 말을 듣곤 한다. 그러나 20대는 영원히 20대가 아니고, 30대 중후반만 돼도 가장 긴 시간을 노동에 쓴다"면서 "20~30대가 지금처럼 모아둔 돈도 없이 내집 마련도 못 하고 10년을 보내면 그 다음 세대를 누가 책임지고, 누가 떠받치고 갈 수 있는지를 물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이날 직접 만든 <대한민국, 대학생이 다시 쓰다>라는 정책제안서를 겸한 책을 김 후보에게 건넸다. 김 후보는 책을 받아들면서 "이 책이 그저 책장에 박혀있는 것이 아닌 선거를 넘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현실화 해나갈 것인지를 고민하는 자리를 이어갔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청년이라는 이유로 '준비가 덜 돼 있다든가, 고민이 얕다는 수사로 치워지기 마련인데 실제로 많은 청년들이 선거에 도전하고 있다. 오늘 받은 제안서를 읽어보고 지금의 문제를 푸는 걸 넘어 앞으로 우리가 마주할 문제를 내다 보고 어떻게 대비할지를 논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는 정치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날 김 후보가 전한 마지막 말이었다. 그는 여느 다른 후보들처럼 다음 일정을 향해 서둘러 몸을 움직였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