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독도 순직 박단비 소방교 이름 딴 무인소방로봇 ‘단비’ 현장 배치 [영상]

신진호 2026. 3. 1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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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후 2시30분 충남 청양군 충청소방학교에서 아파트 화재를 가상한 진화 훈련이 펼쳐졌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 차량이 화염에 휩싸였다. 수백도가 넘는 고온과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연기로 진화대원 투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때 물대포를 장착한 무인소방로봇이 지하주차장으로 진입했다. 로봇 뒤로는 소방관들이 호스를 들고 뒤따랐다. 외부에 있는 소방관은 로봇에 장착된 카메라를 보면서 화재 발생 지점으로 로봇을 이동시켜 집중적으로 물을 뿜었다.

로봇이 1차로 위험요소를 걷어내고 화염이 점차 잦아들자 진화대원들이 잔불을 끄고 불이 다른 곳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했다. 화재 진압에는 투입된 무인소방로봇은 고온과 짙은 연기를 뚫고 화재지점까지 신속하게 도착할 수 있는 최적화한 장비다.

지난 18일 충남 청양 충청소방학교에서 무인로방로봇 '단비' 시연회가 열렸다. 탱크 모양의 단비는 상가와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방관보다 먼저 투입돼 진화작업을 벌인다. 신진호 기자

공장·아파트 지하 화재 때 소방관보다 먼저 투입


2021년 8월 충남 천안의 한 아파트에서는 지하주차장 화재로 차량 667대가 불에 타는 피해가 발생했다. 차량 피해 금액만 66억원에 달했다. 당시 거센 화염과 짙은 화재로 신속한 화재진압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피해가 확산했다. 이처럼 공장과 지하주차장 등 복잡한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진입이 쉽지 않았는데 무인소방로봇 투입으로 신속한 초동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현장대원들은 기대했다. 시연에 참여한 진화대원은 “사람이 들어가기 어려운 공간에 로봇을 투입해 온도를 낮추고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대원이 진입하면 사고 위험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도와 충남소방본부는 지난 18일 오후 청양군에 있는 충청소방학교에서 무인소방로봇 시연회와 명명식을 가졌다. 무인소방로봇은 소방청과 현대자동차그룹이 체결한 실무 협약을 바탕으로 현대로템이 제작한 다목적 전동화 무인 차량인 ‘에이치알(HR)-세르파’를 개조한 장비다. 무인소방로봇은 아산에 위치한 119특수대응단에 배치돼 각종 화재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충남 외에 중앙119구조본부와 경기소방본부가 이 장비를 운용한다.

지난 18일 충남 청양 충청소방학교에서 무인로방로봇 '단비' 시연회가 열렸다. 탱크 모양의 단비는 상가와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방관보다 먼저 투입돼 진화작업을 벌인다. 신진호 기자

무인소방로봇은 이날 시연을 통해 장착된 각종 기능을 선보였다. 무선으로 원격 조종하는 로봇은 좌회전과 우회전은 물론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이 가능하다. 제원은 폭 2.1m, 길이 3.4m, 높이 1.9m, 중량 2.25t으로 최고 속도는 시속 50㎞, 방수 거리는 50m 이상이다. 30㎝ 정도의 수직 장애물도 쉽게 통과하고 한 번 충전으로 5시간 동안 진화 작전이 가능하다. 방수는 로봇 뒤쪽에 연결된 소방호스를 통해 앞으로 내뿜는 방식으로 운용한다.


880도 고온 견뎌…짙은 연기 속에서 인명구조


로봇은 800도에 달하는 고온도 버틸 수 있도록 차량 외부에 분무 시스템과 특수 타이어를 장착했다. 각각 움직이는 6개의 바퀴는 잔해가 많은 현장에서도 정밀한 이동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5대의 카메라와 4대의 레이더를 설치, 외부 지휘관이 실시간으로 화재 현장을 360도 확인할 수 있다. 카메라는 최대 17m 앞까지 시야를 확보, 육안으로 식별이 불가능한 짙은 연기 속에서도 발화 지점이나 구조 대상자를 찾을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지난 18일 충남 청양 충청소방학교에서 무인로방로봇 '단비' 시연회가 열렸다. 탱크 모양의 단비는 상가와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방관보다 먼저 투입돼 진화작업을 벌인다. [사진 충남도]
성호선 충남소방본부장은 “무인소방로봇은 고열과 연기로 소방대원 진입이 불가능한 현장에 투입돼 수색과 초기 진화, 인명구조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며 “앞으로 각종 재난현장에서 무인소방로봇을 활용, 재난 대응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충남 홍성 출신 고(故) 박단비 소방교 추모


충남도와 충남소방본부는 내부 공모를 거쳐 무인소방로봇의 이름을 ‘단비’로 명명했다. 단비는 충남 홍성 출신으로 2019년 10월 31일 독도에서 손가락 절단 사고를 당한 선원을 이송하기 위해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헬기에 탑승했다가 인근 해상에 추락, 순직한 고(故) 박단비 소방교 이름에서 따왔다. 박 소방교의 모교인 홍성여중은 매년 독도의 날(10월 25일)을 맞아 그를 추모하는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청양=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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