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우크라서 실전 경험 쌓아…핵 확대 한미일 중대 위협"(종합)
북한 등 5개국, 美본토 타격 역량 갖춰
'이란 핵 위협 임박' 트럼프 주장과 엇박자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며 21세기 전장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고 미 정보당국이 평가했다. 또 북한이 여전히 핵무기 등 전략 무기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과 미국, 일본 등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분석했다.
미 국가정보국(DNI)은 '2026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에서 "북한은 미사일과 핵탄두를 포함한 전략 무기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억지력을 강화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18일(현지시간) 이같이 밝혔다. 이는 DNI가 매년 발행하는 미국이 직면한 주요 안보 위협을 담은 보고서다.

DNI는 "북한은 대량살상무기(WMD)와 재래식 전력, 불법 사이버 활동, 한국과 미국을 공격하기 위해 비대칭 전력을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점에서 미국과 그 동맹국들, 특히 한국과 일본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북한과 중국, 러시아, 이란을 "미국의 전략적 경쟁국이자 잠재적 적대국"으로 간주하며 "미국의 영향력과 패권을 자국의 이익과 야망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DNI는 보고서에서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을 지원하며 전투 능력을 향상시키는 등 이익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DNI에 따르면 북한은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의 전투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1만1000명 이상의 병력을 파견했고, 전쟁 동안 러시아에 포탄, 군사 장비, 탄도미사일 등 무기를 제공했다.
보고서는 "북한군은 각종 장비와 함께 21세기 전쟁에 대한 귀중한 실전 경험을 축적했다"며 "이 경험을 제도화하고 러시아로부터 얻은 성과를 공고히 할 수 있는 능력이 그 가치의 크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북한은 여전히 미국과 동맹국들의 군사력에 의해 억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북한 경제와 관련해서는 2018년 대대적인 제재 부과 이후 최대 수준으로 외화 수입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교역 증가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탄약을 판매한 수익, 가상자산 절도 등 불법 사이버 활동으로 외화를 벌어들였다는 것이다.
북·러, 북·중 외교 관계에 관해서는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 관계는 확대되고 있으며, 지난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핵·미사일 실험으로, 얼어붙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며 "중국은 여전히 북한의 가장 중요한 무역 상대이자 경제적 후원국"이라고 서술했다. 이어 "자신감을 키운 북한은 계속해서 한국과 직접적인 대화를 거부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를 '주적'이라고 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DNI는 보고서에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첨단 또는 기존 미사일 운반체 시스템을 연구·개발하는 국가로 북한과 중국, 러시아, 이란, 파키스탄 5개국을 꼽았다. 북한이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역량을 가졌다는 평가다. 또 북한에 대해 "미국 본토 전역에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며 "중국, 이란, 파키스탄, 러시아는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첨단 미사일 개발에 지속적으로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의 사이버전 수행 능력에 관해서는 "신분을 위조해 IT 노동자를 기업에 침투시키는 방식과 결합돼 있으며, 정교하고 기민하다"며 "첩보 활동, 사이버 범죄, 사이버 공격을 수행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의 사이버 전력은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다양한 대상에 전략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사이버 보안 조치를 우회하기 위해 내부자 접근을 활용함에 따라 방어 역량이 강한 대상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DNI는 북한이 가상자산 탈취와 기타 금융 범죄로 매년 최소 10억달러를 벌어들이며, 무기 개발 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특히 랜섬웨어 공격은 미국의 핵심 인프라와 기업 운영해 피해를 주며, 보안 당국이 이들 조직에 대응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털시 개버드 DNI 국장은 이날 연방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에 대해 "점점 더 자신감이 늘어나고 있다"며 "여전히 지역적, 전 세계적으로 우려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또 분쟁이나 비전통적 또는 은밀한 공격 기간에 사용할 수 있는 생물학 및 화학무기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청문회에서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과 관련해 논란이 일었다. 개버드 국장은 지난해 6월 공격으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사실상 파괴됐고, 이후 재건 시도가 없다고 말했는데, 이는 '핵 위협 임박'을 명분으로 이란 공격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배치된다. 이와 관련한 질문에 개버드 국장은 "무엇이 임박한 위협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정보기관의 책임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입수한 정보를 바탕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답변을 피했다.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이란의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우려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했지만, 실제 위협이 임박했는지 구체적인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해서 DNI는 중국 지도부가 현재는 2027년 대만 침공 강행 계획이나 대만 통일을 위한 구체적인 시한을 정해놓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중국 당국자들은 대만 상륙 작전이 매우 어렵고 실패 위험이 높으며, 특히 미국의 개입이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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