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딸 암매장 친모·공범 구속…학교엔 다른 아이 3번 데려갔다
3살 난 딸을 학대 사망하게 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 30대 친모가 딸 대신 다른 아이를 배정받은 초등학교에 최소 3번 데리고 간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은 친모와 공범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권창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오전 10시40분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A양(사망 당시 3세)의 친모 B씨(32)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로 남자친구 C씨(30)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연 뒤 “증거를 인멸할 염려,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지난 16일 “입학한 아이가 안 온다”는 학교 측 신고를 받고, B씨에게 연락해 정왕동 아파트 B씨 집에서 만나기로 했다. 하지만 돌연 인근 모텔로 잠적해 수사관들이 기다리는 집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행적을 추적한 끝에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정왕동의 한 모텔 객실 내 머무르던 B씨와 C씨를 아동학대 방임 혐의와 범인도피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B씨와 C씨는 모바일 숙박 앱을 활용해 익명으로 1박 투숙을 예약한 뒤 16일 오후 5~6시 사이 입실했다고 한다. 경찰은 B씨와 C씨를 추적하면서 인근 여러 숙박시설을 탐문했다. 이들은 오후 9시25분~30분 사이 수갑을 찬 채 각기 다른 비노출 경찰 승합차를 타고 호송됐다.

“이불 덮어놨더니 죽었다”
경찰 수사 결과 친모 B씨는 지난 2020년 2월 현재도 거주하는 집에서 딸 A양을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A양의 친부와 이혼 과정에 딸 양육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숨진 경위에 대해선 “이불을 덮어놨더니 죽었다”며 숨지게 하려 한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C씨는 A양이 숨지자 B씨를 도와 자택에서 약 10㎞ 떨어진 안산시 단원구 와동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다. A양의 시신은 야산 둘레길에서 20m가량 들어간 숲속에 약 30㎝ 깊이 땅속에 묻혀있었다. 지난 18일 수습된 시신은 완전히 백골화가 된 상태였다.
A양은 살아있었다면 지난 2024년 초등학교에 입학해야 했다. B씨는 관할 주민센터에 입학 연기 신청을 했고, 지난해엔 관할 주민센터가 입학 통지를 누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숨진 딸 초교에 다른 아이 3번 데려가
B씨는 2026학년도 예비 소집일이었던 지난해 12월 23일 딸 대신 다른 아이를 데려가 허위로 응소했다. B씨는 이후 “아이 나이가 3학년 나이인데, 2학년으로 입학할 수 있느냐”고 문의해 “학업 수준 시험에 통과하면 가능하다”는 학교 측 안내를 받고 1월 5일 다른 아이를 데려와 시험을 치르게 했다.
B씨가 데려온 아이는 학력심의위원회 결과 2학년 입학 가능 통보를 받았으나 지난 3일 입학식엔 참석하지 않았다. 이튿날인 4일 B씨는 다시 아이와 함께 학교에 찾아가 현장 체험학습을 신청했고, 학교 측은 체험학습 기간이 종료된 뒤에도 나오지 않고 B씨에게 연락이 닿지 않자 수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B씨가 세 차례 학교에 데려가 딸 행세를 시킨 아이는 C씨의 조카로 추정된다.
앞서 경기도교육청은 지난달 2026학년도 취학 예정 아동 9만6011명 중 예비소집 미응소자를 7476명으로 집계하고 이중 소재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아동 26명을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A양은 C씨의 조카가 대신 응소했기 때문에 이 통계상 예비소집에 응소한 8만8535명에 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학대 혐의에 대해 계속 확인하고 있으며 숨진 아동의 병원 이력 등도 수사 중”이라고 했다.
손성배·김예정 기자 son.su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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