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 네이션스컵 우승 57일 만에 박탈 "강력 반발"...모로코는 골도 안 넣고 3대 0으로 우승
-세네갈 퇴장 소동에 모로코 몰수승
-세네갈 "부패 조사" CAS 제소 선언

[더게이트]
결승전 종료 휘슬이 울린 지 57일 만에 우승팀이 바뀌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아프리카축구연맹(CAF)은 규정에 따른 조치라며 선을 그었지만, 축구계의 논란은 걷잡을 수 없는 불길처럼 번지고 있다.
CAF 항소위원회는 지난 1월 열린 아프리카 네이션스컵(AFCON) 결승전 결과를 전격 취소했다. 연장 접전 끝에 모로코를 1대 0으로 꺾고 포효했던 세네갈의 우승 자격을 박탈한 것이다. 대신 모로코의 3대 0몰수승을 선언했다. 이번 결정으로 모로코는 결승전 120분 내내 단 한 개의 필드골도 기록하지 않고도 아프리카 최정상 자리에 오르는 기막힌 행운을 잡았다.

서류가 뒤엎은 그라운드의 함성
판정의 이중잣대에 폭발한 파프 티아우 감독은 선수들에게 경기장 이탈을 지시했다. 주장 사디오 마네만이 홀로 남아 동료들의 복귀를 호소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16분간의 경기 중단 끝에 선수들이 돌아왔고, 브라힘의 페널티킥을 골키퍼 에두아르 멘디가 막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이후 연장전에서 파프 게예가 결승골을 뽑아내며 세네갈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적어도 지난 57일 동안은 그랬다.
CAF가 내세운 근거는 AFCON 규정 82조와 84조다. 심판 허가 없이 경기 종료 전 경기장을 이탈하면 몰수패 처리하며, 상대 팀에 3대 0승리를 부여한다는 내용이다. 나이지리아 고등법원 판사 롤리 다이보 해리먼이 이끄는 5인 항소위원회는 모로코 왕립 축구연맹(FRMF)의 항소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세네갈은 즉각 전면전을 선언했다. 세네갈 축구연맹(FSF)은 이번 판정을 "부당하고 전례 없는 결정"으로 규정하며 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 방침을 밝혔다. 세네갈 정부까지 가세해 성명을 내고 "CAF가 스스로의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날을 세웠다. 특히 CAF 내 부패 혐의에 대한 독립적인 국제 조사를 촉구하며 외교적 갈등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파트리스 모체페 CAF 회장은 "세네갈의 항소는 정당한 권리"라면서도 "특정 국가가 유리한 대우를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원칙론을 고수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회의적이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세네갈의 승소 가능성에 주목했다. 스포츠 법률 전문가 스티비 러프리는 "심판의 결정은 최종적이라는 확고한 원칙이 있다"며 "CAF가 도핑이나 사기 같은 예외적 기준을 충족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사례도 세네갈에 힘을 실어준다. 2019년 CAF 챔피언스리그 결승 당시 모로코의 위다드가 VAR 논란으로 재개를 거부하자 CAF는 재경기를 명령했다. 하지만 CAS는 튀니지 에스페랑스의 손을 들어주며 재경기 결정을 뒤집은 바 있다. 이번 사건 역시 경기 중단 이후 경기가 정상적으로 재개되어 종료됐다는 점에서 법리적 쟁점이 치열할 전망이다.
SILA 인터내셔널 로이어스의 게오르기 그라데프는 "일시적 퇴장 후 경기를 마쳤는데 자동 몰수패를 적용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며 문언 해석보다 경기의 실질적 완결성에 무게를 뒀다. 반면 모로코 현지는 축제 분위기다. 라바트와 카사블랑카 거리는 반세기 만의 정상 탈환을 축하하는 차량 행렬로 가득 찼다. 아슈라프 하키미 등 유럽파 선수들도 SNS를 통해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이제 공은 스위스 로잔의 CAS로 넘어갔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모로코 축구연맹 관계자는 절차에 4~6주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부패 의혹, 외교적 갈등, 스포츠 법리 논쟁이 뒤엉킨 이 사안은 단기간에 결론이 나기 어렵다. 1월의 결승전은 끝났지만, 진짜 승자를 가리는 싸움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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