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뺑뺑이 멈추니 아이가 질문을 시작했다”

손동준 2026. 3. 19.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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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여러 개의 학원을 전전하던 아이에게 모든 일정을 비운 90일을 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자녀 교육서 '자녀성공학'(미래세대)을 펴낸 오두환 국제혁신영재사관학교 이사장은 18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시간을 "아이를 바꾸는 결정적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학원과 과제로 촘촘히 채워진 일정을 비워야 아이의 질문이 살아난다는 설명이다.

오 이사장은 "아이 스스로 시작한 탐색은 강요된 공부와 몰입의 밀도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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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녀성공학’ 펴낸 오두환 국제혁신영재사관학교 이사장
90일간 ‘빈 시간’ 실험… 오 이사장이 말하는 AI 시대 성공학
오두환 국제 혁신영재사관학교 이사장이 2021년 행정안전부와 경상북도가 경북 안동 경상북도청에서 주최한 행사에서 강의하는 모습. 국제 혁신영재사관학교 제공


매일 여러 개의 학원을 전전하던 아이에게 모든 일정을 비운 90일을 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자녀 교육서 ‘자녀성공학’(미래세대)을 펴낸 오두환 국제혁신영재사관학교 이사장은 18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시간을 “아이를 바꾸는 결정적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진단은 단순하다. 지금의 교육이 아이를 성장시키기보다 ‘뒤처지지 않게 붙잡아 두는 데’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경쟁에서 밀리지 않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지면서 정작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뒤로 밀려났다는 지적이다.

“실패하지 않는 법만 배우다 보니 정작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는 묻지 않게 됩니다.”

오 이사장이 제시한 해법은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다. 학원과 과제로 촘촘히 채워진 일정을 비워야 아이의 질문이 살아난다는 설명이다. 그는 “아이들은 심심할 때 비로소 자신을 탐색하기 시작한다”며 “부모가 방향을 정해주기보다 한발 물러서 아이의 관심과 선택을 지켜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부 자극이 줄어든 자리에서 아이의 내적 동기가 작동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철학은 교육 현장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국제혁신영재사관학교에서는 교과 중심 수업보다 프로젝트 기반 학습의 비중을 높이고, 학생이 스스로 주제를 설정해 탐구 과정을 설계하도록 한다.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자료를 찾고 전문가를 만나 질문을 던지며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실패는 감점 요인이 아니라 다음 단계를 위한 피드백으로 작동한다.

오 이사장은 “아이 스스로 시작한 탐색은 강요된 공부와 몰입의 밀도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가 말하는 교육의 핵심 역시 여기에 있다. 수동적으로 지식을 받아들이던 상태에서 벗어나 스스로 탐색하고 생산하는 단계로 이동하는 것, 즉 자기 주도성의 회복이다.

경제 교육에서도 같은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그는 현재의 절약 중심 교육이 아이를 ‘소비자’에 머물게 할 수 있다고 봤다.

“심부름을 하고 1000원을 받는 경험은 수동적 보상에 가깝습니다. 반면 주변의 불편을 해결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해 인정받는 경험은 생산적 보상입니다.”

돈을 아끼는 태도보다, 가치를 만들어내는 경험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작은 문제를 해결하고 그 대가를 받아보는 과정을 통해 아이가 돈의 의미를 노동의 대가가 아니라 가치의 결과로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오 이사장은 교육 경영 브랜딩 분야를 넘나드는 교육자이자 사업가다. 마케팅과 브랜딩 관련 저서를 썼으며 다양한 기업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교육 및 컨설팅을 진행해왔다.

AI 시대 교육 방향에 대해서도 관점은 분명했다. 단순한 지식 습득이나 정답 도출 능력보다 질문을 만들어내는 힘, 그리고 창의성과 공감 능력, 회복탄력성과 같은 비인지 역량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기술이 정답을 대신 제시하는 시대일수록 무엇을 묻고 어떤 문제를 정의할 것인가가 경쟁력이 된다는 의미다.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부모는 관리자가 아니라 안전기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패했을 때 돌아와 다시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이 있어야 아이가 도전을 이어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통제보다 신뢰가 앞설 때 교육의 방향도 달라진다는 주장이다.

신앙과 교육의 연결점에 대해서는 소명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모든 아이는 하나님이 주신 고유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교육은 그 재능을 발견하고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도록 돕는 과정이죠.”

오 이사장은 결국 부모의 시선 변화가 출발점이라고 봤다.

“남과 비교하는 순간 교육은 왜곡됩니다. 가능성을 믿고 지지하는 것, 저는 그것을 교육의 시작으로 봅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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