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본시장 육성 좋지만 투기성 거래 급증은 위험신호
중동발 불확실성에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증시 활성화 고삐를 다시 죄고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이런 위기 때야말로 필요한 개혁 과제를 잘해야 한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극복을 위한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금융 당국도 중복 상장 금지와 부실기업 시장 퇴출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 개선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반도체주 호조에 정책 기대감까지 겹치며 이날 코스피 지수도 5900선을 탈환했다.
하지만 유례없는 변동성 속에 투기성 거래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당국이 제대로 된 경계 메시지나 대책을 내놓지 않은 건 의아스럽다. 자칫 섣부른 기대감과 낙관론만 키워 증시 과열과 변동성 확대를 부추기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고위험 투자상품인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상품(ETP)의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은 5조6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무려 3.5배 규모다. 개인 투자자의 포모(FOMO·소외 불안)성 자금이 고위험 상품에 대거 몰리면서 증시 변동성도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 당국은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방침에 벌써 자금 쏠림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우후죽순 등장한 코스닥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에 단기간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서다. 한국 증시가 저평가됐다는 데 대해 동의하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코스닥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을 가진 이가 많다. 부실기업 퇴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다. 이를 개선하는 작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돈부터 몰리는 건 분명 이상 조짐이다.
자본시장을 키워 돈이 생산적 부문으로 흐르게 하고 국민의 노후 안전판을 마련하는 건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칫 과열이 빚어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해야 하는 것도 당국의 역할이다. 급등과 급락의 반복은 한국 주식을 위험자산으로 인식시키고 안정적인 장기 투자자금의 유입을 막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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