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실증 거점 도약 나선 전주, 인프라 구축 잰걸음
새만금 데이터·에너지 기반 활용
기술 실증·상용화 전진기지 구상
‘피지컬AI-J밸리’ 조성 가속도
국가사업 확보도 적극 대응 방침

인공지능(AI)이 국가 전략산업으로 부상하면서 산업 지형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현실 세계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피지컬 AI’가 물류, 의료, 모빌리티 혁신을 이끌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다. 글로벌 산업 흐름과 정부의 국정 기조를 고려해 전북 전주는 연구·실증·사업화가 결합된 피지컬 AI 산업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에는 ‘AI 3대 강국 도약’이 포함돼 있다. 이와 관련한 올해 총 728조원 규모 예산안에는 AI와 연구·개발(R&D) 등 미래 성장 분야 투자가 반영돼 있다. AI 예산은 전년보다 3배 이상 늘어난 10조1000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정부는 AI미래기획수석과 국가AI위원회를 축으로 인프라와 연구개발에 공공·민간을 합쳐 100조원 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피지컬 AI 분야에는 향후 5년간 6조원을 투입해 제조·물류·모빌리티 중심의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북 전주는 국내 피지컬 AI 실증 거점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피지컬 AI는 AI가 로봇이나 기계 장비 등 하드웨어와 결합해 스스로 판단해 움직이는 기술 또는 이러한 물리적 형태를 갖춘 AI를 가리킨다. 이 같은 피지컬 AI 상용화에 필요한 사실상 모든 산업 인프라를 갖춘다는 게 전주의 구상이다.
최근 전북 타운홀미팅에서 새만금 AI 데이터센터와 연계한 대규모 실증 산업 모델이 제시되면서 전북형 피지컬 AI 전략이 구체화됐다. 새만금이 데이터와 에너지, 산업 기반을 담당하는 후방 기지라면 전주는 제조 기반과 연구 역량, 인재 양성, 정주 여건을 바탕으로 기술 실증과 상용화를 이끄는 전진기지 역할을 맡는 구조다.
전주시는 관련 산업 기반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5년 1월부터 AI 기본법 제정에 따른 연계 사업 발굴에 착수했고, 같은 해 3월부터는 전주시정연구원을 통해 AI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7월 AI산업팀을 신설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피지컬AI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고 3월에는 피지컬AI-J밸리 추진단을 출범시켰다. AI 산업 육성 및 활용 지원 조례도 제정하고, 전주시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공지능 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정책 기반도 강화했다.
전주시와 전북도가 구상하는 ‘피지컬AI-J밸리’는 약 99만㎡ 규모의 정주형 혁신도시 개념이다. 연구와 실증, 기업, 교육, 주거 기능을 결합해 연구개발과 검증, 사업화, 인재양성이 동시에 이뤄지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전주시의 강점은 제조 기반과 연구 인프라가 밀집해 있다는 점이다. 탄소국가산단과 제1·2산단, 첨단벤처단지 등 제조 기반이 형성돼 있고 전북 ICT·SW 산업체 1754개 가운데 915개(52.2%)가 전주에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역량이 함께 축적된 산업 구조는 피지컬 AI 산업 확장에 유리한 조건으로 평가된다.
전북대와 한국탄소산업진흥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캠틱종합기술원, 전북대병원 등 대학과 연구기관, 의료 인프라도 갖춰진 상태다. 제조뿐 아니라 농생명과 바이오, 모빌리티, 의료 분야까지 실증을 확장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피지컬 AI 연구개발 기반도 구축되고 있다. 전북도와 전북대는 ‘산업특화형 피지컬AI 선도모델 수립 및 PoC 사업’을 통해 모델 설계와 검증랩 구축, 기술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전주시는 후속 국가사업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2026~2030년 총사업비 1조원 규모 ‘협업지능 피지컬AI 기반 SW 플랫폼 연구 생태계 조성 사업’과 20억원 규모 ‘인공지능 신뢰성 혁신 실증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종합경기장 일대 ‘G-Town’에는 400억원 규모 ‘AI 가상융합 미래기술 실증혁신센터’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농생명, 피지컬AI 등 AI와 가상융합을 결합한 콘텐츠 분야 실증 환경과 AI 기반 AX 스튜디오 구축이 핵심이다.
인재 양성도 병행되고 있다. 전주시는 AI 전문인력 양성 사업을 통해 현재까지 2400명의 인력을 배출했다. 지역 기업이 필요로 하는 실무형 인재를 지역에서 키우고 정착시키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전주시는 지역 특화형 AI 산업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수소·탄소·드론 등 기존 주력 산업에 AI를 접목해 경쟁력을 높이고 농생명·바이오·모빌리티 산업 고도화까지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100년 먹거리 책임질 핵심 프로젝트… 정책 역량 집중”

우범기(사진) 전주시장은 18일 완산구 시청 집무실에서 진행된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피지컬 AI-J밸리는 전주의 향후 100년 먹거리를 책임질 핵심 프로젝트"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 대전환 시대에 맞춰 제조 혁신의 중심 기술인 피지컬 AI 육성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북이 국가 피지컬 AI 실증 거점으로 부상하면서 전주가 미래 산업을 선도할 중요한 기회를 맞았다"며 "전주는 연구와 실증, 사업화가 동시에 가능한 몇 안 되는 도시로 관련 인프라가 이미 집적돼 있다"고 말했다.
우 시장이 제시한 구상은 '피지컬 AI-J밸리' 조성이다. 그는 "단순히 개별 산업단지를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개발과 실증, 기업 유치와 인재 양성이 함께 작동하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 대학과 협력해 전문 인재를 키우고 앵커기업과 스타트업을 함께 유치해 연구개발부터 현장 실증,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피지컬 AI를 지역 산업과 결합하는 전략도 강조했다. 우 시장은 "농생명과 바이오, 탄소 산업은 물론 전통문화와 영화 산업까지 AI 기술을 접목해 전주만의 차별화된 융합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새만금과의 연계 전략도 제시했다. 그는 "새만금이 AI 데이터와 에너지, 산업 기반을 담당한다면 전주는 기술 실증과 산업화를 이끄는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며 "광역 AI 산업 구상 속에서 전주의 역할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우 시장은 "미래 산업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라며 "AI 대전환 흐름을 선도해 피지컬 AI로 전주의 새로운 산업 지도를 그리겠다"고 말했다.
전주=최창환 기자 gwi122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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