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전으로 안 돌아간다”…호르무즈 상시봉쇄 협박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의 사망 이후 이란 지도부 내에서 공포심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내부 결속을 강화하고는 있지만 핵심 인사들이 연이어 사망하면서 권력 공백에 대한 불안이 누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스라엘의 공습과 이란의 반격이 걸프지역 전반에서 3주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이란 SNSC는 18일(현지시간) 라리자니 사무총장이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아들, 경호 인력 등과 함께 숨졌다고 확인했다. 미국과의 핵 협상에 참여하고 국회의장 등을 거친 라리자니는 강경파와 실용파를 잇는 중재자로 꼽혔던 인물이다. CNN은 “그의 죽음이 협상 채널을 약화해 전쟁을 장기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 정부는 즉각 “가혹한 복수”를 선언했지만 내부는 크게 동요하는 모습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발표 직후 이란 고위 인사들 사이에서는 “누가 다음 표적이냐”는 공포가 확산됐다고 한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사망 이후 경호가 대폭 강화됐음에도 최고위급 인사들이 연이어 표적이 되면서 이스라엘이 멈추지 않을 거란 인식이 퍼진 탓이다. 또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하부 조직인 바시즈 민병대의 골람레자 솔레이마니 총사령관까지 사망해 외부 전쟁을 지휘하는 축과 내부 통제를 담당하는 조직 모두 타격을 입었다는 충격이 겹쳤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에 대해서도 “추적할 것”이라고 경고한 상태다. 이와 관련, NYT는 “지도부 제거가 큰 충격을 줄 수는 있지만, 대체자가 계속 나오는 이란 체제 특성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7일 미 중부사령부는 호르무즈해협 인근 이란 미사일 기지에 5000파운드급 지하관통탄을 투하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내달 초 유월절(유대교 명절) 기간을 포함해 장기전을 준비 중이다. 이스라엘은 18일에는 에스마일 하티브 이란 정보부 장관을 표적 공습해 암살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이날 “밤사이 감행된 테헤란 공습으로 하티브 장관이 사망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어 “오늘 추가적인 중대 기습이 있을 것”이라며 “모든 전선에서 이란 및 레바논 헤즈볼라를 상대로 전쟁의 수위를 높일 중대한 서프라이즈가 예고돼 있다”고 말했다. 카츠 장관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군에 별도의 추가 승인 절차 없이 이란의 어떤 고위 인사라도 즉각 제거할 수 있는 전권을 공식 부여했다고 덧붙였다.
이란과 친이란 세력도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란은 텔아비브 인근 등 이스라엘 본토에 미사일과 집속탄 공격을 해 이스라엘인 2명이 숨졌다.
이란은 또 전쟁 직후 사실상 봉쇄한 호르무즈해협을 앞으로도 인질로 삼을 수 있다고 시사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이날 X(옛 트위터)에 “전쟁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선박 운항을 이란이 통제하겠다고 밝혔다.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는 “이란이 호르무즈 봉쇄 카드의 전략 효용성을 체감한 것”이라면서도 “현재는 미국의 무리한 공격이 봉쇄에 어느 정도 명분을 줬다지만, 다음에 재연된다면 국제사회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지혜·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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