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불 지른다” 휘발유 뿌렸는데 집유… 공중협박죄 처벌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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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7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인근 통행로에서 "이런 병원이 어딨느냐, 나 불 지를 거다"고 소리를 지르며 바닥에 휘발유를 뿌려 공중협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중협박죄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살해 예고 등 '묻지마(이상동기)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신설됐다.
지난해 10대 고등학생 3명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학교나 기업 등에 대한 폭파 협박을 이어가다 경찰에 검거돼 구속 송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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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대부분 집유나 벌금형 그쳐

8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7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인근 통행로에서 “이런 병원이 어딨느냐, 나 불 지를 거다”고 소리를 지르며 바닥에 휘발유를 뿌려 공중협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에 이른 이유는 치료 이후 통증이 지속됐음에도 병원이 재수술 일정을 잡아주지 않았다는 불만 때문이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3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라이터 등 불을 붙일 물건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고령에 생계가 어렵다는 점이 참작됐다.
18일로 공중협박죄가 도입된 지 1년이 된 가운데 관련 사건이 지난해 월평균 20건가량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공중협박 사건 10건 중 7건꼴로 피의자를 검거했다. 하지만 피의자 구속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었고, 처벌은 대부분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에 따르면 공중협박죄가 새로 생긴 지난해 3월 18일부터 12월 말까지 모두 193건의 사건이 발생했다. 이 중 139건에서 피의자 130명이 검거돼 99명이 검찰에 송치됐고, 이 가운데 11명이 구속됐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법원의 처벌은 관대한 편이다. 대법원 사법정보공개포털에 공개된 공중협박 사건의 1심 판결문 7건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집행유예(징역형 혹은 벌금형)나 벌금형이 선고됐고, 실형 선고는 없었다. 살해 예고를 실제 범행으로 옮길 의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거나 피고인에게 정신질환이 있다는 점이 주로 참작됐다. 다만 공중협박과 함께 공공장소 흉기 소지 혐의를 받는 경우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는 등 처벌 수위가 상대적으로 올라가기도 했다.
공중협박죄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살해 예고 등 ‘묻지마(이상동기)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신설됐다. 법을 어기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상습범은 가중 처벌하고, 공중협박 미수범도 처벌된다. 지난해 10대 고등학생 3명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학교나 기업 등에 대한 폭파 협박을 이어가다 경찰에 검거돼 구속 송치됐다. 이들 중 2명은 이재명 대통령 살해 위협 글도 올렸다.
경찰은 오는 21일 방탄소년단(BTS) 공연을 앞두고 공중협박에 강경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단순 장난이더라도 대규모 공연 행사에 대한 협박성 게시글은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공중협박 피의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적극적으로 제기할 계획이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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