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 성장 멈추고 ‘집단 소송’까지…네이버웹툰 발목 잡은 두 개의 장애물
네이버웹툰 모회사 웹툰엔터테인먼트에 켜진 ‘적신호’가 좀처럼 꺼지지 않는 모양새다. 일단 성장세는 눈에 띄게 둔화했다. 지난해 매출 증가율은 한 자릿수 초반에 머물렀고, 적자 구조도 벗어나지 못했다. 주요 사업에서는 예상치를 밑돈 사업 성과 탓에 대규모 영업권·무형자산 손상차손도 발생했다. ‘아시아의 디즈니’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한국·일본 시장 의존도 역시 여전하다.
이게 끝이 아니다. 외적으로는 미국 현지 주주 소송이 현재진행형이다. 웹툰엔터가 2024년 나스닥 상장 당시 실적 악화를 우려할 만한 일부 정보를 고의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하지 않아 투자자가 손해를 입었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말 회사 측은 소송 기각을 요청했지만, 미국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전문 로펌이 더 달라붙는 형국이다.

M&A 전략 삐끗, 3억달러 영업권 손상
웹툰엔터의 성장 둔화는 숫자로 확인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간 보고서(Form 10-K)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13억8270만달러로 전년 대비 증가율이 2.5%에 그쳤다. 특히 핵심 사업인 ‘유료 콘텐츠’ 매출 증가율은 사실상 정체 상태다. 지난해 유료 콘텐츠 매출은 10억8749만달러로 전년 대비 0.4% 늘어나는 데 그쳤다. 광고 매출은 오히려 역성장했다. 광고 매출은 1억6426만달러로 1년 전보다 1.1% 줄었다. 그나마 콘텐츠를 영상이나 애니메이션 등으로 전환하는 IP 사업이 큰 폭으로 실적을 개선해 전체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
수익 구조 역시 아직 안정권에 들어서지 못했다. 웹툰엔터는 지난해 6351만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도 영업손실(1억69만달러)과 비교하면 적자 규모는 줄었지만, 여전히 흑자전환에는 실패한 상태다. 매출 성장률이 둔화된 상황에서 적자 구조도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시장 기대와 달리 글로벌화도 늦어지는 상태다. 10-K 속 유료 콘텐츠의 지역별 매출을 보면, 한국(3억3115만달러)과 일본(6억2154만달러) 시장 매출이 전체 유료 콘텐츠 매출의 87% 수준이다. 북미 등을 포함한 기타 지역의 유료 콘텐츠 매출은 1억3479만달러 수준에 그쳤다. 전년(1억3620만달러)보다 매출 규모가 줄었다.
인수합병(M&A) 시너지가 기대 이하라는 점도 뼈아프다. 웹툰엔터는 2021년을 기점으로 적극적으로 외부 지분을 사들였다. 국내 최대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와 캐나다 웹소설 기업 왓패드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번 10-K 보고서에 따르면, M&A 시너지는 예상을 밑돈 모양새다. 웹툰엔터는 지난해 대규모 영업권·무형자산 손상을 인식했다. 손상 규모만 3억3649만달러에 달한다. 손상 대부분은 왓패드에서 발생했다. 왓패드 손상 규모는 2억5720만달러다. 이 밖에 문피아(7400만달러),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290만달러), 퍼플덕(140만달러) 등이다.
영업권은 M&A 과정 시 책정되는 일종의 웃돈이다. 유형자산 외 영업 노하우, 브랜드 인지도 등 장부상 드러나지 않는 무형자산 가치를 회계 장부에 반영한 수치다. 영업권과 무형자산 손상이 발생했다는 건 현재 해당 사업의 가치가 과거 인수 당시 기대했던 가치를 밑돈다는 의미다. 쉽게 말해 인수 당시 가격이 고평가인 탓에 실제 가치로 조정했다는 것이다. 웹툰엔터는 10-K 보고서에 “왓패드 운영 과정에서 어려움을 마주했고, 문피아의 경우 IP 시너지가 기대 이하였다”고 손상 이유를 밝혔다.
성장 둔화가 숫자로 나타나면서 시장 기대감도 확 떨어졌다. 주가는 어느새 1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공모가(21달러)의 절반으로, 상장 이후 최저점 수준이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상장 당시 제시한 글로벌 확장 스토리의 설득력이 약해졌다”며 “한국과 일본 시장 의존도가 높은데, 원화와 엔화 약세가 뉴노멀로 자리 잡은 상태라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매출을 달러로 환산(변동환율 기준)하는 만큼, 원화·엔화 약세는 웹툰엔터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전문 로펌 더 달라붙는다
외부 변수도 적지 않다. 웹툰엔터는 현재 미국에서 집단 주주 소송(class action)에 직면해 있다. 투자자들은 웹툰엔터가 2024년 나스닥 상장 당시 일부 사업 리스크와 실적 관련 정보를 충분히 공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상장 과정에서 제출된 증권신고서와 공시 자료에 중요한 정보가 누락되거나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투자 판단이 왜곡됐다는 것이다. 이후 주가 하락으로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었다는 논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웹툰엔터가 상장 당시 핵심 성과 지표인 월간활성이용자(MAU) 상황을 실제보다 낙관적으로 해석했다는 주장이다. 웹툰엔터는 IR 과정에서 MAU를 ‘안정적(stable)’ ‘일관된(consistent)’ 등으로 표기해왔다. 하지만 미국 증권 소송 전문 로펌인 그라바르 로펌(Grabar Law Office)은 “상장 직전 한국과 글로벌 시장에서 MAU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었고, 내부적으로 이러한 추세를 파악하고 있었다”고 지적한다. 또 웹툰엔터가 이용자 지표를 일간·주간·월간 단위로 관리하고 있는 만큼 MAU 하락을 경영진이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이게 끝이 아니다. 달러 대비 약세인 원화·엔화 매출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 등을 미진하게 밝혔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비판이 쏠리는 대목이다. 상장 당시 웹툰엔터가 제출한 증권신고서(S-1)의 ‘위험 요인(risk factors)’ 항목에서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찾아보기 어렵다.
웹툰엔터는 관련 주장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 중이지만, 쉽지 않은 모양새다. 지난해 11월 웹툰엔터는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지방법원에 주주 소송 기각 요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웹툰엔터가 MAU 흐름을 실제보다 안정적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충분히 제기됐다고 보고, 증권법 위반 여부를 가리기 위한 소송 절차를 계속 진행하도록 했다. 소송이 본격화 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미국 증권 집단 소송의 경우 사건이 본격화되면 원고단이 확대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최근 카스켈라, 할퍼 샤데 등 일부 증권 전문 로펌들이 투자자 모집 공지를 내며 사건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투자자를 대표하는 로펌이 늘수록 원고단 규모가 커질 수 있고, 사건의 복잡도 역시 높아질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기업 내부 자료 제출과 경영진 관련 진술 등이 요구되는 증거 개시 절차(디스커버리)가 시작될 경우 경영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웹툰엔터도 10-K 보고서에 이를 리스크 요인으로 적시했다.
웹툰엔터는 “현재 진행 중이거나 향후 제기될 수 있는 소송은 상당한 법률 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으며, 경영진의 시간과 자원을 소모하게 만들 수 있다”며 “소송 결과에 따라 손해배상이나 합의금 지급 등 재무적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1호(2026.03.18~03.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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