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 "휴전 구걸하지 않아…美, 배상해야 전쟁 끝나"

이란이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의 전쟁 책임이 전적으로 미국에 있음을 강조하며, 피해 보상을 포함한 명확한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종전이 가능하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우리를 먼저 공격했고 우리는 보복한 것"이라며 이란의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주변 중동 국가들의 피해 역시 미국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적들(미국·이스라엘)의 공식적인 기지만을 표적으로 제한하지 않았다"며 "미군의 집결지, 그들의 시설이면 어디든 타격했고 그 일부는 도심 근처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인 피해에 대해서는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사과가 있었음을 언급하면서도 "유감스럽지만 이는 미국의 공격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걸프 국가 등 이웃 나라들에 대한 공격과 관련해 "우리 우호국들은 지난 47년간 우리의 적인 미국에 군사기지를 제공했다"며 "그런 실수를 하는 우호국들의 사정과 우리 국민의 생명을 맞바꿀 수 없는 일"이라고 항변했다.
일부 국가가 미국과 이스라엘에 협력한 선택이 결국 오늘의 상황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해서는 "이란 옆에 있는 해로를 적이 사용하도록 허락하지 않는 건 당연하다"며 정당성을 부여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전쟁 뒤 이 해협과 선박 통과 방식에 대한 새로운 규범을 페르시아만 주변 국가들이 설계해야 한다"며 이란과 중동의 이익을 고려한 새로운 통항 질서 수립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전쟁의 배경과 관련해 그는 미국이 이스라엘, 특히 네타냐후 총리에게 끌려들어가 자가당착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은 어떤 날은 이란 정권 교체를, 다른 날은 이란의 해체, 또 어떤 때는 정부의 해체나 무조건 항복을 얘기한다"며 미국조차 최종 목표를 설정하지 못한 채 오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종전 조건에 대해서는 미국의 침략 인정과 손해 배상을 핵심으로 내세웠다.
아라그치 장관은 "전쟁을 시작한 미국이 스스로 오류를 인정하고 침략을 중단해야 한다"며 "향후 또 이 시나리오가 반복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휴전을 구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쟁의 완전하고 영구적 종식을 원한다"며 "이란이 입은 손해가 보상되는 등 우리 조건을 충족하는 종식 방안이 있다면 기꺼이 경청하고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라그치 장관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모즈타바 하메네이의 건강 상태에 대해 "가볍게 다쳤을 뿐이며 현재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알리 라리자니 사무총장의 사망이 국정 운영에 차질을 줄 것이라는 관측에는 "특정 인물의 유무가 견고한 이란의 정치 구조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며 일축했다.
고성표 기자 muzes@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김소영 '모텔 살인' 부검서 입수…약물만 8개 "최소 50알 먹였다" | 중앙일보
- 윤, 수십 명 보는데 딱 2명 호출…충격의 '전용기 기자 독대' 사건 | 중앙일보
- 새벽 2시, 발신자는 대통령…청와대 참모 벌써 4명 쓰러졌다 | 중앙일보
- '미성년 2명 성폭행' 50대 유명 배우, 교도소서 숨진 채 발견 | 중앙일보
- "사람이 물에 빠졌다"…이천 온천 수영장서 20대 남성 사망 | 중앙일보
- 치매 손님 집 따라가 상습 추행한 콜택시 기사…홈캠 영상 보니 | 중앙일보
- "충격적" 하루 만에 500만 조회…쓰레기로 뒤덮인 오스카 객석 | 중앙일보
- '항공사 기장 살해' 50대 "공군사관학교 기득권에 인생 파멸" | 중앙일보
- 대구 놀이터서 놀던 어린이 '날벼락'…총알 파편 맞았다, 무슨 일 | 중앙일보
- 어쩐지 김 대리 연차 잦더니…작년보다 빨라진 봄 축제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