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 기부하면 상속세 공제…여야 ‘한국형 레거시 10’ 공동 발의

유산의 10%를 넘는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면 상속세 부담을 줄여 주는 ‘한국형 레거시(legacy) 10’ 도입 법안을 여야가 함께 발의했다.〈중앙일보 1월 21일자 1면〉 ‘유산 기부’로 마련된 재원으로 복지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게 개정안의 취지다.
18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따르면 재경위 여야 간사인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유산기부 세액공제’ 도입을 위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지난 12일 공동으로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피상속인(사망자)이 유산의 10%를 초과해 공익법인 등에 기부하면 상속세 산출세액의 10%를 공제하도록 한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이번 개정안은 영국이 2012년 시행한 ‘레거시 10’을 벤치마킹했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에 따르면 영국에선 이 제도를 도입하고 유산 기부액이 23억2000만 파운드(약 4조6145억원)에서 2024년 45억 파운드(약 8조9531억원)로 증가했다.
상속세 감면으로 세금 수입은 줄어들 수 있지만, 유산 기부금이 공익 목적의 사업에 쓰이며 긍정적인 효과는 더 클 것이란 분석도 있다. 박훈 교수는 한국형 레거시 10 제도가 도입될 경우 상속세 세수는 연간 약 1253억~6263억원 감소하는 반면, 유산 기부액은 연간 약 2900억~1조45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세수 감소분의 약 2.3배 규모다.
정태호 의원은 “세계 주요국은 유산기부를 공익 재원을 확충하는 핵심 제도로 인식하고, 이를 세제 구조를 통해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며 “상속 과정에서 사회적 환원을 택한 국민에게 국가가 분명하고 예측 가능한 보상 신호를 주는 것이 성숙한 기부 문화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박수영 의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율에 따라 유산 등 고액의 자산이 해외로 유출되는 등의 문제가 뒤따르고 있다”면서 “일부 상속재원이 우리 사회에 환원될 수 있도록 세율 감면을 포함한 인센티브 제도가 지속해서 마련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황영기 한국자선단체협의회 이사장은 “여야의 법안 공동 대표발의를 환영하며, 올해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황 이사장은 이어 “저출산과 비혼 가구 증가로 재산을 물려줄 직계 자녀가 없는 인구 구조 변화에 맞춰 유산 기부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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