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한강 2단계 추진...110조 국고금 지급수단으로 활용
참여 은행 7곳→9곳으로 확대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에 국고금 토큰 지급
[한국경제TV 김예원 기자]
<앵커>
한국은행이 실험에 머물던 디지털 화폐 프로젝트를 실제 결제와 국고보조금 지급으로 확대합니다.
1차 테스트에서 사용처 부족과 낮은 이용률 등 한계가 확인되면서 참여 은행과 결제 인프라를 넓히고 이용 편의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재정비한 겁니다.
'프로젝트 한강’ 2단계에 본격 착수하면서 예금 토큰 기반 지급결제 인프라가 실제 금융 시스템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경제부 김예원 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여기서 말하는 예금 토큰 개념부터 짚고 넘어가죠. 이게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인 CBDC와는 다른 개념인 겁니까?
<기자>
네, 발행 주체를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CBDC는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입니다.
현재 현금은 중앙은행이 발행하고, 경제 주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죠. 이를 디지털 형태로 구현한 것이 CBDC라고 보시면 됩니다.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나 유럽 중앙은행이 추진 중인 디지털 유로화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반면 스테이블 코인은 은행과 핀테크 기업 등 민간에서도 발행이 가능합니다.
한국은행이 추진 중인 '프로젝트 한강'은 '예금 토큰'이 핵심입니다.
예금 토큰으로 개인이 송금·결제하고 정부가 보조금도 지급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실험인데요.
예금 토큰은 쉽게 말해 예금이라는 금융 자산을 블록체인 시스템상 거래가 가능한 토큰으로 변환한 것을 말합니다.
전통적인 CBDC와 스테이블 코인의 중간적인 성격인데요.
한국은행은 모든 국민에게 직접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지 않고, 은행을 대상으로 한 '기관용 디지털 화폐'를 발행합니다.
각 은행이 기관용 디지털 화폐에 기반한 '예금 토큰'을 발행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건데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존 뱅킹 앱에 '전자지갑' 기능이 추가된다고 보시면 되고요.
자신의 예금 일부를 토큰 형태로 전환해 결제나 송금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한국은행이 구축한 블록체인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작동합니다.
<앵커>
이번이 프로젝트 한강 2단계입니다. 1단계와는 어떤 점이 달라진 겁니까?
<기자>
네, 1단계에서는 인프라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지난해 4월부터 6월까지 약 3개월간 1차 실거래 테스트가 진행됐는데요.
전자지갑 수 기준 약 8만 1천 명이 참여했고, 거래 건수는 11만 건 수준이었습니다.
인당 1~2건 결제한 것에 불과했습니다.
이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사용이 불편하고, 사용할 곳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는데요.
실제 사용처도 세븐일레븐, 이디야커피, 교보문고 등 일부 가맹점에 제한돼 있었습니다.
2단계에서는 이런 문제를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자동충전이나 생체인증 기능 등을 도입해 편의성을 높였고요.
또, 사용처도 확대할 계획입니다.
민생과 밀접한 업종은 물론, 결제 수수료 부담이 큰 대형 가맹점까지 포함해 사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한은이 또 보조금 같은 정부 예산을 집행하는 데도 이 예금 토큰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요?
<기자>
네, 한국은행은 약 110조 원 규모의 국고 보조금 지급에도 예금 토큰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지난 1월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전체 예산의 4분의 1을 디지털 화폐 형태로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는데요.
첫 사례로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전기차 충전시설 구축 사업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상반기 중 시행한다는 계획인데요.
전기차 충전 설비를 구축할 때 기존에는 보조금을 계좌로 지급했다면, 앞으로는 이를 예금 토큰으로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보조금 부정 수급이나 다른 목적으로의 사용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한은은 이번 시범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다른 보조금이나 바우처 등으로도 예금 토큰 적용을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이번 2단계에서는 참여 은행들도 늘어났다고요? 은행 입장에서는 어떤 이점이 있습니까?
<기자>
네, 참여 은행은 기존 7곳에서 9곳으로 확대됐습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예금 토큰 발행과 유통 시스템 구축, 마케팅 비용 등을 자체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이번 참여는 스테이블 코인 도입에 대비한 '예습' 성격도 있습니다.
은행들 역시 현재로서는 스테이블 코인과 예금 토큰 투트랙으로 전략을 짜고 있다는 입장인데요.
스테이블 코인과 예금 토큰은 블록체인 기반이라는 점에서 구조적으로 유사합니다.
향후 은행 주도로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도입될 경우, 현재의 예금 토큰 모델과 유사한 방식으로 서비스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은데요.
은행들 입장에선 한국은행과의 실사용 테스트를 통해 노하우를 쌓고,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사전 학습이 될 수 있는 겁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경제부 김예원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차제은, CG: 석용욱
김예원 기자 yen88@wowtv.co.kr
Copyright © 한국경제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