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중동 분쟁 장기화땐 정유사 신용도 부담…가격상한제, 변동성 키울 것"

정수인 기자 2026. 3. 18.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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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글로벌 레이팅스[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수인 기자 =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레이팅스는 국내 정유사들이 중동 분쟁에 따른 단기 수혜를 예상하면서도, 최근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이 맞물리면서 실적 및 현금흐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동 분쟁에 따른 공급 차질이 한 달 이상 장기화한다면 국내 정유사들의 높은 중동 원유 의존도와 제한적인 원료 다변화 수준은 상당한 신용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P는 18일 배포한 자료에서 "중동 사태의 장기화 여부에 따라 국내 정유사들의 신용도 향방이 좌우될 전망"이라면서 "분쟁 상황이 다음 달 초 이전에 마무리되면 정제마진 개선과 재고평가이익 증가가 예상되지만, 한 달 이상 장기화해 수급 공백이 발생할 경우 설비가동률은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이 200일분이 넘는 전략·상업 비축유를 확보하고 있지만 중동 지역에 대한 구조적 의존도가 높은 상황인 만큼 공급차질 장기화 영향을 모두 상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중동 분쟁이 한 달 내 마무리될 경우,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은 단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S&P는 "공급 부족과 더불어 유가 오름세를 상회하는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인해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정유사들이 약 4~5주 분량의 원유 및 제품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유가 상승은 단기적인 재고평가이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다만 이러한 긍정적인 요인들에도 불구하고 신용도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의 규제 개입과 운전자금 부담이 정유사들의 신용지표를 제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 13일 도입한 석유 최고가격제는 국제 유가 변동을 반영하여 2주 단위로 도매가격의 상한선을 설정한다. 이에 S&P는 "가격 상한제로 인해 정유사는 원유 수입 비용 상승을 적시에 제품 가격에 전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정부가 가격상한제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에 대해 분기별 사후 정산을 통한 보전을 약속했으나 구체적인 손실 산정 방식, 보상 항목, 지급 시기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S&P는 "유가 급등기에는 손실 발생 시점과 실제 보상 시점 사이의 시차가 운전자금 수요 증가와 실적 및 현금흐름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이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상황인만큼 일부 원유 운송을 우회하기 시작했음에도 공급 차질을 완전히 상쇄하기는 한계가 있다고 풀이했다. 국내 정유시설 대부분이 중동산 고유황유에 최적화되어 있어 원유 도입선을 유연하게 조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도 언급됐다.

이어 "미국산 원유 등으로 수입처 다변화를 모색하고는 있으나, 설비 개조와 운영 최적화에는 상당한 비용이 소요된다"면서 "공급 차질 장기화는 가동률 저하와 원유 수급 불균형, 그리고 마진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동 분쟁에 따른 어려움 속에서 GS칼텍스, 에쓰오일[010950], SK이노베이션[096770] 등 국내 정유사별 재무 전략에 따라 부담을 줄여갈 것으로 관측됐다.

GS칼텍스(BBB+/안정적)는 신중한 재무정책을 펼치며 지난 2~3년간 대규모 투자를 지양해온만큼 이러한 노력이 재무 건전성 방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됐다.

에쓰오일(BBB/안정적)은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샤힌(Shaheen)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면서도 "점진적인 투자규모 축소와 원유 대금결제 기한 연장 등 모기업의 지속적인 지원은 유가 상승에 따른 현금흐름 압박과 운영자금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국 시장 내 전기차 수요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SK이노베이션(BBB-/부정적)의 경우, 재무 건전성 개선을 위해 주가수익스와프(PRS)를 포함한 유상증자 및 자산매각 등 다양한 방식의 자금조달을 추진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설비투자 감축과 북미 합작법인의 분할도 향후 재무 부담 완화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ijung@yna.co.kr<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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