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랬다 저랬다"...화북상업지역 주상복합용지, 다시 '공매' 추진
불과 몇 달 만에 매각 계획.방식 번복…제주시 행정 신뢰성 도마

제주시 화북상업지역 도시개발사업 구역 내 주상복합용지(체비지) 매각 계획이 불과 몇 달 만에 번복되면서, 제주시 행정 신뢰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제주시는 18일 화북상업지역 주상복합용지 매각 방식을 다시 공매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작년 10월 수의계약 전환 계획을 발표한 지 4개월 만의 방침 변경이다.
이번 공매 전환에 앞서 해당 부지의 허용 용도가 대폭 확대되고 건축 고도 기준도 완화됐다.
허용 용도에는 △문화·집회시설(공연장·관람장·전시장 등) △업무시설(사무실·오피스텔) △관광·휴게시설(야외음악당·어린이회관 등)이 포함된다.
기존 55m 이하로 제한되던 건축 고도는 '세부개발계획 수립 시 결정'하도록 조정돼, 용적률 범위 내 탄력적인 건축 계획이 가능해졌다.
매각 공고는 18일 한국자산관리공사 전자자산처분시스템(온비드)을 통해 게시됐다. 온비드 시스템 업데이트 일정에 따라 실제 입찰 참여는 오는 4월 7일부터 가능하고, 개찰은 4월 16일 진행될 예정이다.
예정 가격은 ㎡당 412만 원(3.3㎡당 약 1360만 원), 총 예정가격은 약 800억 5984만 원으로 조정됐다.
김완철 제주시 도시건설국장은 "화북상업지역이 주거·상업·문화 기능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도시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규제를 과감히 완화했다"며, "건설경기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개발 잠재력이 높아진 만큼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2026년 상반기 준공 목표로 사업 추진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행정 신뢰성 문제는 계속 제기된다. 제주시는 지난 해 10월 15번째 공매가 유찰되자 수의계약 전환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당시 담당 국장은 브리핑에서 수의계약이 무산될 경우에 대한 대책을 묻자, "연말까지 수의계약 매각 문제없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러나 두달도 되지 않아 수의계약 매수 의향자가 고도완화와 용도 확대를 원한다며 체비지 매각 관련 변경절차 방침을 밝혔다. '매수 의향자' 요구에 따라 개발계획을 변경한다는 것이다. 연내 매각은 불발됐다.
그로부터 두 달여 만인 이번에는 '16번째 공매' 추진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랬다 저랬다' 식의 발표와 말 바꾸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제주시 관계자는 "작년 수의계약 매각에 문제 없다고 밝혔으나, 매수 의향자 요구로 계획을 일부 변경했고, 법적 규정상 다시 공매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헤드라인제주>
화북상업지역 체비지 매각은...
제주시 동부권을 견인할 핵심 거점으로 조성하고, 지역 균형발전과 주변 상권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화북상업지역 도시개발사업은 제주동중학교 북측(화북1동 1400번지 일대) 21만8274㎡ 부지를 상업 중심 시가지로 개발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1986년 처음 화북상업지역(토지구획정리사업지역)으로 지정됐고, 2018년 실시계획 인가가 이뤄지며 2019년부터 9월 기반시설 공사에 착공했다.
그러나 사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2023년에 완료돼야 했으나, 사업기간을 매해 연기하는 형태로 공사는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다. 현재 공정률은 여전히 76%에 머물러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전면 환지방식 개발 방식에서 가장 중요한 '체비지(體備地)' 매각이 계속해서 불발되고 있다는 점이다. 매각 대상 체비지는 지구 내 일반상업용지 5개 필지 2556.8㎡와 대규모 상업용지 1필지 1015.7㎡, 주상복합용지 1만9432㎡ 등이다.
최초 제주시는 해당 체비지 1만9432㎡ 규모 부지를 '관광호텔' 용도로 설정해 매각을 추진했으나 당시 4차례 유찰되자, '주상복합용지'로 변경했다. 이 결과 2021년 12월 진행된 입찰에서 무려 2660억원에 낙찰됐다.

이런 가운데, 사업기간 연장 과정에서 총사업비 규모가 대폭적으로 증액 됐다. 종전 898억원이던 총사업비 규모는 1342억원으로 무려 444억원 가량 증가했다.
사업비 변경의 산출근거를 보면, '444억원'이 늘어나게 된 가장 항목으로는 주상복합용지 계약 해제 관련 소송비용을 비롯한 각종 부담금 및 금융비용을 아우른 '기타 경비' 항목에서 220억원이 증가(총 292억→512억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기반시설 공사 비용으로 173억원이 늘었다(총 449억→623억원).
당초 제주시는 주상복합용지 매각대금으로 총사업비를 상계 처리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사업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체비지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제주도가 최소 600억원 이상의 자체 재정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최초 지방비 직접 투자를 최소화하며 체비지 매각 등을 통한 전면 환지방식으로 추진해 온 이 사업은 결국 대규모 투자사업으로 성격이 완전히 변질된 셈이다.
환지방식 개발은 현금 대신 땅으로 보상해주는 토지 정리형 개발방식이다. 체비지는 개발에서 사업비를 마련하기 위해 남겨놓은 토지를 말한다.
체비지 매각 환지개발은 토지를 현금으로 매입하지 않고 환지로 보상하므로 막대한 보상비 예산을 절감하는 이점이 있다. 재정형편이 열악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재정 절감 차원에서도 이러한 방식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화북상업지역 개발에서는 전면 환지방식을 채택했음에도, 총사업비 규모가 과대하게 재편성되면서, 직접 투자가 불가피하게 됐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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