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재테크]방산·조선주…중동 포화 속 '수주·마진' 터진다

임춘한 2026. 3. 1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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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중동 수요 정조준
LNG선·탱커 수주 잭팟 예상

중동 전쟁의 포화 속에 유가가 치솟고, 무기 수요가 폭증하면서 방산·조선·에너지 업종이 시장의 강력한 대피처로 부상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단순한 위기를 넘어 국내 주요 산업의 수주 모멘텀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천궁-II' 요격 성공률 96%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방산은 대표적인 전쟁 수혜주로 꼽힌다. 중동 전쟁의 위기가 격화될수록 무기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번 전쟁에서 국산 방공 무기 '천궁-Ⅱ'는 96%의 요격 성공률을 기록하는 등 뛰어난 성능을 보여줬다. 천궁-Ⅱ는 8개 발사관을 탑재한 발사대 차량 4대와 다기능 레이더, 교전통제시스템(ECS) 등으로 구성된다. 미사일과 통합 체계는 LIG넥스원, 레이더는 한화시스템, 발사대와 차량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하고 있다.

천궁-Ⅱ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과 신속한 생산 능력이다. 록히드마틴이 생산하는 PAC-3의 요격탄 1개당 가격은 370만달러에 달하지만 천궁-Ⅱ의 요격탄은 3분의 1 수준인 110만달러로 저렴하다. 또 납품까지 4∼6년이 걸리는 PAC-3와 달리 천궁-Ⅱ 제조사들은 생산 속도를 빠르게 올리고 있다.

채운샘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과 이에 따른 이란의 탄도미사일·드론 보복으로 방공체계 요격 미사일의 재고가 부족하다"며 "미국뿐만 아니라 중동 주요 국가들의 요격 미사일이 빠르게 소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내 급격한 방공 미사일 소진으로 인한 재고 보충 수요 확대 전망"이라며 "미국은 이미 지난해 6월 작전에서 사드 미사일을 상당 부분 소진했고,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증산 중이나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LNG선·탱커 수주 잭팟 예고

중동 걸프만 항로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대체 항로 부각이 국내 조선업계의 새로운 기회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운임 상승이 선사들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며 탱커(유조선)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신조 발주 시장이 본격적인 확장 국면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 3사의 수주 모멘텀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현재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의 핵심 노선인 중동 걸프만-중국 항로는 높은 운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계약 건수가 드문 상태다. 산유국 감산과 리스크 탓에 제 기능을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서아프리카와 미국 걸프만 등 대체 항로의 물동량이 급증하며 운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주사들이 대체 항로에서 확보한 수익을 바탕으로 신조 발주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중동 리스크가 결과적으로 조선업계의 수주 증가로 연결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미국-이란 전쟁 및 호르무즈 해협 정세 불안 장기화 여부에 따라 미국의 신규 LNG 프로젝트는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라며 "수입처들의 지정학적 위험 헷지 니즈와 에너지 수입국들의 대미 외교 역학관계가 지속 부각되면서 액화플랜트 증설 모멘텀을 지지함에 따라 국내 조선 3사의 액화천연가스운반선(LNGC) 수주동력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제 제품 '공급 타이트' 심화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정유주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통상 유가 상승은 정유주에 호재로 작용하나 정부의 유가 억제 정책으로 수혜 기대감이 주춤했다. 대표 정유주는 S-Oil, SK이노베이션, GS이다. S-Oil은 정유, 화학, 윤활부문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구성돼 유관 산업 개선 시 그 영향이 오롯이 반영된다. 반면 나머지는 정유 및 화학 외에도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 주가 반영이 제한적이다.

삼성증권은 S-Oil의 1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54% 상회하는 5958억 원에 달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국제유가 반등에 따른 제품판매 가격 상승과 원재료 투입간의 시차 효과인 '래깅 효과'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또한 중동 전쟁이 지속될 경우 현재 보다 타이트한 등경유 제품 중심의 정제 설비를 전쟁 위험 없는 아시아에서 생산하는 점이 지정학 관점에서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돌이켜보면 전쟁이 끝나도 급등한 유가가 하락하는 데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이 한 달 이상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스라엘이 오히려 국방 전쟁 예산을 확대 중"이라며 "전쟁이 길어질수록 유가 수준이 연초 60달러대로 복귀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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