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과정서 내홍' 공동창업자 축출…法 "해임 가능하지만 배상"[Invest&Law]

김대현 2026. 3. 18. 07:1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대표와 갈등을 겪다 회사에서 축출된 공동창업자들에 대해 법원이 회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해임 자체는 유효하지만, 정당한 사유가 없기 때문에 잔여 임기에 대한 보수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똥만 만들고 안 치워"폭언 이후 주주총회 통해 해임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11부(재판장 주진암)는 바이오 스타트업 A사의 공동창업자인 최고기술책임자(CTO) 이모씨와 최고재무책임자(CFO) 김모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최근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런 쓰레기들이 있나"…IPO 좌초 후 창업자 간 갈등 격화
1심 "근로자 아닌 임원이지만…정당한 사유 없어 배상"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대표와 갈등을 겪다 회사에서 축출된 공동창업자들에 대해 법원이 회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해임 자체는 유효하지만, 정당한 사유가 없기 때문에 잔여 임기에 대한 보수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똥만 만들고 안 치워"…폭언 이후 주주총회 통해 해임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11부(재판장 주진암)는 바이오 스타트업 A사의 공동창업자인 최고기술책임자(CTO) 이모씨와 최고재무책임자(CFO) 김모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최근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회사가 이씨에게 약 1억200만원, 김씨에게 약 1억86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사는 바이오 소재를 연구·개발하는 비상장 기업으로, 2017년 대표 조모씨와 이씨, 김씨 등이 공동 창업했다. 하지만 회사 운영 과정에서 공동창업자 간 갈등이 심화됐다.

조씨는 공동창업자들에게 업무일지 제출을 요구하고 밤낮없이 업무 지시를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업무용 단체대화방만 200개가 넘을 정도였다. 텔레그램과 이메일을 통해 "이런 쓰레기들이 있나", "회사 위기나 똥만 만들고 한 번도 나서서 제대로 치운 적이 없다"는 발언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法 "공동창업자는 근로자 아닌 임원"

IPO 추진 과정에서 갈등은 더욱 커졌다. 회사는 2020년 상장을 추진했지만, 이듬해 기술평가 등 문턱을 넘지 못하며 좌초됐다. 이후 조씨는 기술 책임자인 이씨에게 책임을 돌리며 주주총회를 통해 해임했다. 김씨 역시 회사 이메일 계정과 출입 권한이 차단되는 등 업무에서 배제됐고, 주주총회를 통해 해임됐다.

공동창업자들은 소송을 제기해 "우리는 대표의 지휘·감독 아래 일한 근로자"라며 해고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예비적 청구로 손해배상도 요구했다.

1심은 공동창업자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회사 설립 당시 지분을 인수한 공동창업자로 사내이사로 등기돼 있었고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수행한 임원이었다"며 "회사 경영 성과나 상장 여부에 따라 경제적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는 점에서 일반 직원과 구별되는 경영진의 지위"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건은 노동법상 해고가 아닌 상법상 임원 해임 문제로 판단돼 손해배상 책임만 따지는 구조가 됐다.

"객관적 해임 사유 없어…상장 실패 책임 돌리며 '배제 기회'로 삼아"

다만 법원은 임기 중 해임의 정당성은 인정하지 않았다. 상법에 따르면 이사는 주주총회 결의로 언제든 해임할 수 있지만, 임기를 정한 경우 정당한 이유 없이 해임한 경우 회사가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

재판부는 "이 사건 각 해임은 대표이사와 공동창업자 사이의 갈등으로 신뢰 관계가 깨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법령이나 정관 위반 등 객관적인 해임 사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대표가 욕설과 강압적 언사를 지속하다 갈등이 발생하자 공동창업자인 원고들을 회사에서 배제하기 위해 해임에 이른 것"이라고 판시했다.

회사가 주장한 각종 해임 사유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상장이 실패한 이유를 특정 개인의 책임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원인을 굳이 찾자면 이는 대표를 비롯한 회사 직원 모두의 잘못인데, 상장 실패를 기회로 공동창업자이자 주주인 이씨를 회사에서 배제하려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유치는 애초에 김씨의 역할로 정해져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업비밀 유출 역시 대표의 지시에 따른 외부 기술평가 과정에서 이뤄진 것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