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서 하루 250번 돈 뺐다…'수수료 이벤트' 노린 안마소 최후

김성진 2026. 3. 18.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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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에 설치된 현금자동입출금기(ATM)들. 연합뉴스

ATM(현금자동입출금기) 수수료를 노리고 비정상적 출금을 반복한 일당이 사기 혐의로 유죄를 확정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는 사기와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 등 3명에 대해 벌금 400만~6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A씨 등은 서울 관악구 등에서 안마시술소를 운영하면서 2018년 5월 매장에 ATM 기기를 설치하고 남편, 동거인, 지인 등 여러 사람 명의의 ‘카카오뱅크’ 체크카드로 현금을 40여일 만에 8000~1만여회 인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하루당 200~250회꼴이다.

일반적으로 ATM에서 현금을 인출하면 수수료를 고객이 내야 하지만, 서비스 운영 초기였던 카카오뱅크는 고객 유치를 위해 현금 인출 1회당 1020원, 계좌이체 1회당 850원 수수료를 대신 부담했다. 카카오뱅크가 ATM 운영사에 수수료를 건네는 형태였다.

A씨 등은 매장에 ATM 기기를 두면 ATM 운영사에서 일정 수수료를 지급받는다는 점에 착안해 일부러 매장 ATM 기기로 카카오뱅크 거래횟수를 비정상적으로 부풀렸다. 이를 통해 A씨 등은 카카오뱅크가 ATM 운영사에 지불한 수수료 1900여만원 가운데 일부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관건은 A씨 등의 비정상적 거래가 카카오뱅크를 속였다고 볼 수 있는지였다. 현행 사기죄는 ‘기계에 대한 기망(속임) 행위’는 처벌하지 않는다. 2019년 판례에서 대법원은 카드사 앱 비대면 자동심사로 중복 대출을 받았다가 사기죄로 2심 유죄를 선고받은 피고인에 대해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 환송한 바 있다. 카드사가 아니라 앱 ‘시스템’을 속였다는 판단이었다.

이 사건 A씨 등도 카카오뱅크가 아닌 ATM 기계를 속인 것이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은 “ATM 정보처리로 결과적으로 (카카오뱅크 수수료 지급 업무를 하는) 사람을 착오에 빠뜨렸다면 사람에 대한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유죄를 확정했다.

김성진 기자 kim.seongj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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