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즉각적 위협 아냐…양심상 지지 못해” 美 대테러 국장 전격 사퇴

임성수 2026. 3. 18.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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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안보 관련 고위 당국자가 17일(현지시간) 미국이 이란 전쟁에 나선 것은 이스라엘의 압력 때문이었다고 밝히며 사퇴했다.

켄트 국장은 "이란은 우리나라에 즉각적인 위협이 되지 않았으며 우리가 이 전쟁을 시작한 것은 이스라엘과 그 강력한 미국 내 로비 단체의 압력 때문임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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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켄트 미 국가대테러센터 국장 “양심상 지지할 수 없다”
“전쟁 시작은 이스라엘과 로비 단체 압력 때문”
조 켄트 미 국가대테러센터(NCTC) 국장.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안보 관련 고위 당국자가 17일(현지시간) 미국이 이란 전쟁에 나선 것은 이스라엘의 압력 때문이었다고 밝히며 사퇴했다. 이란 전쟁을 둘러싼 트럼프 행정부 내의 갈등이 최초로 분출한 사례로 해석된다.

조 켄트 미 국가대테러센터(NCTC) 국장은 이날 엑스에 “깊은 고민 끝에 나는 오늘부로 NCTC 국장직에서 사임하기로 결정했다”며 “양심상 현재 진행 중인 이란 전쟁을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켄트 국장은 “이란은 우리나라에 즉각적인 위협이 되지 않았으며 우리가 이 전쟁을 시작한 것은 이스라엘과 그 강력한 미국 내 로비 단체의 압력 때문임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에 대한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을 개시한 이후 트럼프 행정부 내 고위 당국자가 사퇴 의사를 밝힌 건 처음이다. 뉴욕타임스는 “공화당 연합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신호”라며 이란 전쟁이 끝이 보이지 않는 양상을 띠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 사이에서 심각한 분열이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조 켄트 미 국가대테러센터(NCTC) 국장이 1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퇴 서한. 엑스


켄트 국장은 트럼프에게 보내는 서한 사진도 첨부했다. 그는 “집권 1기 때 당신은 우리를 끝나지 않는 전쟁에 끌어들이지 않고 어떻게 군사력을 결정적으로 적용할지를 현대의 어떤 대통령보다 더 잘 이해하고 있었다”며 “당신은 이를 가셈 솔레이마니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을 제거하고 ISIS(이슬람 국가)를 물리침으로써 보여줬다”고 적었다.

그는 “이 행정부(트럼프 2기) 초기에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와 미국 언론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은 당신의 미국 우선주의 플랫폼을 완전히 훼손하고 이란과의 전쟁을 조장하는 잘못된 캠페인을 벌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에코 체임버(echo chamber·반향실)’는 이란이 미국에 즉각적인 위협이 되며, 지금 타격한다면 신속한 승리로 가는 명확한 길이 있다고 당신을 속이는 데 사용됐다”며 “이것은 거짓말이며 수천 명의 우수한 젊은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재앙적인 이라크 전쟁으로 우리를 끌어들이기 위해 이스라엘인들이 사용했던 것과 동일한 수법”이라고 덧붙였다.

켄트 국장은 과거 이스라엘이 일으킨 전쟁에서 아내를 잃은 사실을 언급하며 “나는 미국인에게 아무런 이득도 주지 않고 미국인의 생명이라는 대가를 정당화할 수도 없는 전쟁에 다음 세대를 내보내어 싸우고 죽게 하는 것을 지지할 수 없다”고 했다. 켄트 국장은 2019년, 군 복무 중이던 아내를 시리아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로 잃은 전쟁 유가족이다.

켄트 국장은 “우리가 이란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누구를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는지 당신이 되돌아보길 기도한다. 대담한 행동을 할 때는 바로 지금”이라며 “결정권은 당신에게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의 회담 자리에서 켄트 국장의 사퇴에 대해 “그의 성명을 읽고 나서야 그가 나간 게 다행이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항상 그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가 안보에 있어 매우 취약하다고 항상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특히 “이란은 위협이었다. 모든 국가가 이란이 얼마나 큰 위협인지 깨달았다”며 “우리는 이란이 위협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똑똑하고 요령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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