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아트센터, ‘마티네 콘서트 전설’ 김용배와 손잡다
강북 공연장이 정규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것은 처음

마티네(Matinee)는 프랑스어에서 유래한 말로, 점심 즈음 열리는 낮 공연을 뜻한다. 대체로 저녁 시간에 열리는 공연과 달리 오전이나 오후 시간대에 진행되기 때문에 여유를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티켓 가격도 저렴하다. 특히 클래식계에서는 주로 소품 위주의 레퍼토리를 연주하는 한편 해설을 곁들인 콘서트 형태가 많다.
현재 국내 공연장들 가운데 마티네 콘서트를 정규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곳이 적지 않다. 서울 강북에서도 올해부터 마티네 콘서트를 볼 수 있게 됐다. 바로 마포아트센터가 3월부터 매달 네 번째 수요일 오전 11시에 마티네 콘서트 ‘맥(MAC)모닝 콘서트’를 개최한다. 강북 공연장이 일회성으로 마티네 콘서트를 연 적은 있지만, 정규 프로그램으로 매달 진행하는 것은 마포아트센터가 처음이다. 맥(MAC)은 마포아트센터의 영어 스펠링 중 앞 자를 딴 것이다. 특히 맥모닝 콘서트가 기대를 모으는 것은 국내 클래식계에 마티네 콘서트 열풍을 일으킨 피아니스트 김용배 추계예대 명예교수가 진행자 겸 해설자로 나서기 때문이다.
김용배 교수는 2004~2007년 예술의전당 사장을 역임하는 동안 마티네 콘서트 ‘브런치 콘서트’를 정규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한편 직접 진행 및 해설까지 맡았다. 당시 예술의전당의 ‘브런치 콘서트’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다른 공연장도 앞다퉈 도입했다. 그리고 김 교수는 예술의전당 사장을 마친 이후엔 2009년부터 지금까지 KT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마티네 콘서트에서 가이드를 맡고 있다.

오는 25일 첫 맥모닝 콘서트를 앞두고 최근 마포아트센터에서 만난 김 교수는 “내가 국내에서 마티네 콘서트의 창시자로 잘못 알려져 있다. 1980년대 지휘자 홍윤택 선생님의 ‘아침 음악회’와 1990년대 지휘자 금난새 선생님의 ‘청소년 음악회’가 마티네 콘서트의 효시라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두 선생님의 콘서트가 단발성으로 끝난 데 비해 예술의전당의 브런치 콘서트는 매달 지속해서 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브런치 콘서트는 2004년 5월 예술의전당 사장으로 취임한 김 교수가 직원들에게 낮 시간대 비어 있던 공연장의 활용을 제안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직원들이 머리를 맞댄 끝에 나온 게 바로 해외 공연장처럼 마티네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이었다. 김 교수는 “해설이 있는 콘서트로 형식을 정한 이후 일부 직원들이 내게 해설자로 출연하라고 권했다. 내가 앞서 라디오 방송을 5년 정도 진행했던 경력을 고려했던 것 같다”면서 “무대에서 해설은 처음이지만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브런치 콘서트가 큰 인기를 끌면서 고정이 되어 버렸다”고 회고했다.

저녁에 열리는 콘서트에 오기 어려운 가정주부들과 노인 그리고 간호사 등 밤에 근무하고 낮에 쉬는 직장인들을 타깃으로 한 브런치 콘서트는 예상을 뛰어넘는 관객을 불러모았다. 여기에는 남다른 그의 진행과 해설이 큰 역할을 한다. 그는 “쓸데없는 인사말 없이 바로 공연을 진행하고 작품을 해설한다. 해설자 또는 진행자가 튀어선 안 되며, 관객이 음악에 집중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또한 해설할 때 관객이 교육받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노력한다. 어렵지도 유치하지도 않은 선을 유지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마티네 콘서트의 인기는 국내 실력파 연주자들에게 더욱 많은 무대를 제공하는 데도 기여했다. 이번 맥모닝 콘서트의 경우 마포아트센터는 프로젝트성으로 55인조의 오케스트라M을 결성하는 한편 공연마다 재능있는 지휘자, 협연자가 함께할 예정이다. 김광현이 지휘하는 첫 콘서트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과 메조소프라노 김선정이 협연자로 나선다. 1부에서는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 서곡을 시작으로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하바네라’의 아리아 그리고 2부에서는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5번이 연주된다. 김 교수는 “공연 프로그램을 구성할 때 제목에 맞춰 좁게 선곡하는 것을 지양한다. 대신 쉬운 곡과 어려운 곡을 섞고, 나라와 시대를 섞고, 협연 악기를 섞는 등 다채롭게 구성하려고 한다. 관객이 와서 그냥 즐겁게 연주를 감상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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