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속고 있다”… 미 국가대테러센터 국장 사의

김상기 2026. 3. 18.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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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 고위 당국자가 17일(현지시간) 미국의 이란 전쟁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사의를 밝혔다.

켄트 국장은 "나는 양심상 이란에서 진행 중인 전쟁을 지지할 수 없다"며 "이란은 우리나라에 즉각적 위협이 되지 않았으며, 우리가 이 전쟁을 시작한 것은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의 미국 내 강력한 로비에 의한 압박 때문임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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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 고위 당국자가 17일(현지시간) 미국의 이란 전쟁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사의를 밝혔다. 지난달 28일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에 대한 대대적인 군사공격인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을 개시한 이후 미국 고위 당국자가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건 처음이다.

2021년 9월 18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회의사당 공격 사건 관련 피고인들을 지지하는 집회에서 연설하는 조 켄트(Joe Kent) 당시 워싱턴 D.C. 제3선거구 하원의원 후보. 로이터연합


조 켄트 미 국가대테러센터(NCTC) 국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많은 고민 끝에 나는 오늘부로 국장직을 사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켄트 국장은 “나는 양심상 이란에서 진행 중인 전쟁을 지지할 수 없다”며 “이란은 우리나라에 즉각적 위협이 되지 않았으며, 우리가 이 전쟁을 시작한 것은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의 미국 내 강력한 로비에 의한 압박 때문임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켄트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적인 지지자였다. 그의 사의 표명은 이번 전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 진영 내부의 분열을 보여주는 일로 평가된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 사진도 공개했다.

켄트 국장은 서한에서 “집권 1기 때 당신은 우리를 끝나지 않는 전쟁에 끌어들이지 않고 어떻게 군사력을 결정적으로 적용할지를 현대의 어떤 대통령보다 더 잘 이해하고 있었다”며 “당신은 이를 가셈 솔레이마니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을 제거하고 ISIS(미군의 ‘이슬람국가’ 호칭)를 물리침으로써 보여줬다”고 적었다.

이어 “이 행정부(트럼프 2기) 초기에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와 미국 언론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은 당신의 미국 우선주의 플랫폼을 완전히 훼손하고 이란과의 전쟁을 조장하는 잘못된 캠페인을 벌였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캠페인은 트럼프 대통령으로 하여금 ‘이란이 미국의 임박한 위협이며 지금 공격한다면 신속한 승리로 가는 명확한 길이 있다’고 믿도록 속이는 데 사용됐다고도 주장했다.

켄트 국장은 “이는 거짓말이었으며 이스라엘이 우리를 수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비참한 이라크 전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사용한 전술과 같다”며 “우리는 이런 실수를 다시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자신의 배우자를 이스라엘이 만든 전쟁에서 잃었다면서 “나는 다음 세대를 미국인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미국인의 생명에 대한 가치를 정당화할 수 없는 전쟁에서 싸우게 하고 죽게 하는 걸 지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켄트 국장은 2019년 군복무중이던 아내를 시리아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로 잃는 비극을 겪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AFP연합


켄트 국장은 그러면서 “우리가 이란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당신(트럼프 대통령)이 되돌아보길 기도한다. 대담한 행동을 할 때는 바로 지금”이라며 조속히 종전 결단을 내리기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의 회담 자리에서 켄트 국장의 사퇴에 대해 “그의 성명을 읽고 나서야 그가 나간 게 다행이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항상 그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가 안보에 있어 매우 취약하다고 항상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미국에 ‘즉각적 위협’이 아니라는 켄트 국장의 주장에 대해 “이란은 위협이었다. 모든 국가들이 이란이 얼마나 큰 위협인지 깨달았다”고 반박한 뒤 “우리는 이란이 위협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똑똑하고 요령있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상기 선임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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