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요청이라고 할 수도, 안 할 수도”… 美 참여 압박 ‘호위 연합’ 성격 불분명

최예슬 2026. 3. 18.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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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 주요 동맹국에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다각도로 압박하고 있지만 정작 구체적인 구상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미국으로부터 어떤 공식 요청을 받은 바 없다"며 "(공식 요청이라면) 문서를 접수하든지, 문서 수발 전이라도 양국 장관끼리 어떤 협의를 하든지 등의 절차를 공식적으로 거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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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 국방은 “공식 요청 없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 주요 동맹국에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다각도로 압박하고 있지만 정작 구체적인 구상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반응 떠보기나 동맹국 결집 전략이란 다양한 관측이 나오는 상태다. 정부는 미 측이 언급한 ‘호르무즈 해상 호위 연합’의 목적이 구체화될 때까지는 이를 ‘공식 요청’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군함 파견에 대한 미 측의 공식·비공식 요청 여부 질의에 “요청이라고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전날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조 장관과의 통화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확보하고, 글로벌 경제와 국제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여러 국가 간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지만 조 장관은 이에 대해서도 “(공식 요청으로) 간주하는 건 조금 무리가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정부의 이 같은 전략적 모호성은 미국이 말하는 호위 연합의 성격이 불분명한 데 따른 것이다. 이란의 위협을 억제하고 무력으로 해협을 개방하기 위한 군사적 행동인지, 상선의 자유항해를 위한 호위 역할에 그치는 것인지 등 다양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태다. 자칫하면 국제법 위반 소지가 있는 미국의 이란 공습에 참전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

조 장관은 “약간의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대내적으로는 오직 국익, 우리 국민의 생명을 염두에 두고 헌법과 법률에 따라 절차를 거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미국으로부터 어떤 공식 요청을 받은 바 없다”며 “(공식 요청이라면) 문서를 접수하든지, 문서 수발 전이라도 양국 장관끼리 어떤 협의를 하든지 등의 절차를 공식적으로 거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부는 미국에 저자세로 나서진 않겠다는 방침이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한·미 관계뿐 아니라 국내 정치적 협의 과정도 매우 중요해 심사숙고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미국에서 일방적 시혜를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국을 위해 베트남전에 함께 갔고, 많은 장병이 피를 흘리며 희생했다”고 강조했다.

중동 사태가 길어지면서 각국은 자국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위해 이란과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란과의 협상 여부에 대해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관련 논의에 관심을 갖고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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