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초연금 ‘하후상박’ 전환, 설계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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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기초연금 개편 필요성을 언급하며 '하후상박'(소득이 적을수록 더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월수입이 없는 노인과 수백만원의 소득이 있는 노인이 동일한 연금을 받는 구조는 문제가 있다는 인식에서다.
2014년 도입된 기초연금은 노후 소득을 보전하는 최소한의 안전망 역할을 해왔다.
올해 35조원 수준인 기초연금 지급액은 2031년 38조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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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적을수록 더 주는 전환 필요
신뢰·재정 지속성 함께 담보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기초연금 개편 필요성을 언급하며 ‘하후상박’(소득이 적을수록 더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월수입이 없는 노인과 수백만원의 소득이 있는 노인이 동일한 연금을 받는 구조는 문제가 있다는 인식에서다. 기존 지급액은 유지하되 향후 증액분에 차등을 두는 방식까지 거론되면서 기초연금 논의가 본격화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세계 최고 수준인 노인 자살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노인 빈곤이 여전히 심각한 상황에서 제도 손질 필요성을 제기한 점은 시의적절하다.
2014년 도입된 기초연금은 노후 소득을 보전하는 최소한의 안전망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제도의 틀은 여전히 ‘소득 하위 70% 동일 지급’이라는 단순 구조에 머물러 있다. 소득이 전혀 없는 노인과 일정한 수입이 있는 노인이 같은 금액을 받는 ‘동일 지급의 역설’은 형평성 논란을 키워왔다. 부부가 함께 수급한다는 이유로 연금액을 20% 감액하는 제도 역시 문제다. 저소득층일수록 생활비 부담이 더 큰데도 일률적으로 감액이 적용되면서 ‘위장이혼’까지 거론되는 상황은 제도 설계의 한계를 보여준다. 보편적 틀을 유지하되 도움이 절실한 취약계층에 더 두텁게 지원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
기초연금의 목적이 빈곤 완화라면 답은 분명하다. 모두에게 같은 금액을 나누기보다 더 어려운 노인에게 더 돌아가야 한다. ‘하후상박’은 그 취지에 부합하는 대안이다. 다만 방향이 옳다고 해서 과정까지 간단한 것은 아니다. 선별이 강화될수록 소득과 자산 기준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중요해진다. 중산층의 상대적 박탈감과 제도 불신을 최소화하는 설계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고령 인구 증가 속에서 재정 지속 가능성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올해 35조원 수준인 기초연금 지급액은 2031년 38조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재원 대책 없는 확대는 또 다른 부담을 남길 수 있다.
기초연금은 더 이상 ‘공평한 분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제는 ‘공정한 분배’로 나아가야 한다. 하후상박 원칙을 포함한 개편은 필요하지만, 사회적 신뢰와 재정 지속성을 함께 담보하는 정교한 설계가 전제돼야 한다. 정부와 국회가 이번 논의를 계기로 노인 빈곤 완화와 재정 안정이라는 두 과제를 함께 풀어낼 실질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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