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게임 산업, 주총 키워드는 ‘리더십 안정’
경기 침체 속 전략적 연속성 추구
엔씨소프트, 사명 변경 안건 상정

이달 말 열리는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정기 주주총회는 성공적인 위기 극복을 위한 경영진의 연임과 미래 성장을 위한 체질 개선이 핵심 의제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저성장 기조 속에서 대다수 게임사는 리더십 교체보다는 전략의 연속성을 선택하며 안정적인 사업 동력 확보를 모색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오는 24일 주총에서 장병규 의장과 김창한 대표의 재선임 안건을 의결하며 경영 안정화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1세대 벤처 창업가인 장 의장은 2007년 크래프톤의 전신인 블루홀을 설립해 ‘테라’와 ‘배틀그라운드’의 글로벌 흥행을 진두지휘하며 회사를 시가총액 12조원 규모의 대형 게임사로 일군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김 대표는 펍지 스튜디오에서 ‘배틀그라운드’를 발굴하고 이후 단일 지식재산권(IP) 의존도를 낮추며 매출 3조원 클럽 가입을 이끈 공신이다.
크래프톤은 ‘스케일업 더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주총에서 공고히 하며 글로벌 신작 라인업을 강화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게임 제작 전반에 도입해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넥슨 일본법인은 7조42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현금 보유액을 바탕으로 글로벌 투자 중심의 이사회 재편을 단행한다. 이정헌 대표의 재선임과 더불어 지주사인 NXC의 최고투자책임자를 역임한 알렉산더 이오실레비치를 이사로 선임하며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대규모 인수합병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한 글로벌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엠바크 스튜디오 창립자인 패트릭 쇠더룬드를 회장으로 들인다. 쇠더룬드는 지난해 말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킨 ‘아크 레이더스’ 개발을 이끈 인물이다. 넥슨게임즈는 박용현 대표 재선임과 분기 배당 절차 개선을 통해 주주 친화 정책을 공고히 하며 내실과 외연 확장을 동시에 꾀한다.
엔씨소프트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사명을 ‘엔씨’로 변경하는 파격적인 안건을 상정하며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게임 기업을 넘어 글로벌 종합 IT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주당 1150원의 현금 배당과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정관 변경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조치도 단행한다. 최재천 이화여대 명예교수 등 저명인사를 이사진에 배치해 경영 전문성도 높인다.
넷마블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리버스(Re-Birth)’를 경영 키워드로 제시하며 질적 성장에 집중한다. 방준혁 의장은 신작 흥행과 더불어 업무 전반에 AI를 도입해 개발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인건비 등 제작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핵심이다.
카카오게임즈는 5분기 연속 적자와 396억원인 영업손실이라는 무거운 성적표를 안고 한상우 대표의 재선임을 추진한다. 카카오 본사 차원의 게임사 매각설이 불거진 가운데 노조 가입률이 50%를 돌파하며 경영진의 투명한 소통을 요구하는 내부 목소리가 거세다. 최근 출시한 신작 ‘슴미니즈’가 SM 인수 관련 시세 조종 재판을 의식한 게임이라는 논란도 이사회의 적잖은 부담이다. 비핵심 사업 정리로 확보한 4000억원 자금을 신작 개발에 집중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 주주와 임직원을 설득할 수 있을지가 이번 주총의 쟁점이다.
시프트업은 텐센트 핵심 인사인 밍 리우 글로벌 대표를 이사진에 합류시키며 전략적 밀착을 선택했다. 2025년 매출 2942억원 중 상당 부분이 텐센트의 퍼블리싱을 통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주주인 김형태 대표와 텐센트 간 지분 격차가 4%포인트 내로 좁혀진 상태다. 이는 경영 독립성 약화와 중국 종속성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위메이드는 박관호 대표 체제 하에 인공지능 전환을 생존 조건으로 내걸고 고강도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블록체인과 게임 본업의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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