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시체 썩은 냄새” 출동해보니… 당뇨괴사 겪는 독거노인 구한 경찰

장은현,이주은 2026. 3. 1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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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일 서울 금천구 독산동의 한 다세대주택 앞.

오랫동안 당뇨를 앓아온 정씨는 최근 병이 급속히 악화하면서 왼발이 썩는 당뇨병성 족부병증을 겪고 있었다.

고 경감이 정씨에게 입원을 권했지만 정씨는 치료를 완강히 거부했다고 한다.

고 경감의 끈질긴 설득에 정씨는 지난달 인근 병원에 입원해 두 차례 종아리 절단 수술을 받은 뒤 현재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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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질병 겹친 위기 상황
구청 요청해 수술비 지원받아


지난달 3일 서울 금천구 독산동의 한 다세대주택 앞. “시체 썩은 냄새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독산파출소 소속 고병진(54) 경감은 4.5평(약 15㎡) 원룸에서 홀로 당뇨 투병 중이던 정모(68)씨를 발견했다(사진).

오랫동안 당뇨를 앓아온 정씨는 최근 병이 급속히 악화하면서 왼발이 썩는 당뇨병성 족부병증을 겪고 있었다. 왼발에서 떨어진 살점에서 진물이 흘렀고, 코를 찌르는 악취가 건물 전체로 퍼지고 있었다. 고 경감이 정씨에게 입원을 권했지만 정씨는 치료를 완강히 거부했다고 한다. 고 경감은 치료를 거부하는 이유가 있다고 보고 다음 날 다시 그의 집을 찾아 사정을 들었다.

정씨는 생활고를 겪고 있는 상태였다. 병원 치료를 거부한 것도 수술비가 없어서였다. 아내와 이혼한 뒤 자녀들과도 연락이 끊긴 그는 주변 사람과 교류하지 않고 대체로 집에서만 생활했다.

건물 관리인 등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정씨는 월세도 수개월째 내지 못하고 있었다. 17일 정씨의 집 우편함에는 정씨 이름으로 날라 온 건강보험료 납부 고지서 2통과 세금 납부 고지서 3통이 쌓여 있었다. 고 경감은 “(정씨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용기도 없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고 경감이 정씨의 자녀들에게 연락을 취해봤지만,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고 경감은 금천구에 도움을 청해 수술비와 입원비 등을 지원받았다. 고 경감의 끈질긴 설득에 정씨는 지난달 인근 병원에 입원해 두 차례 종아리 절단 수술을 받은 뒤 현재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다. 고 경감은 “작은 관심과 손길 하나로 한 사람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장은현 이주은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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