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전쟁 장기화 공포에…李대통령, 전쟁 추경·차량 5부제 카드까지
"부동산 세금은 핵폭탄, 최후 수단으로 써야 하면 쓸 것"
"개헌, 정부가 관심 갖고 진척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장기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전쟁 추경(추가경정예산)'의 신속한 집행을 당부했다. 고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자동차 5·10부제'와 같은 에너지 수요 절감 대책도 조기에 수립해달라고 문했다.
이 대통령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중동 상황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현재 같은 상황이라면 잠시 진정됐던 석유 가격이 다시 불안정해지고 민생 경제 전반에 가해질 충격도 커지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는 상황 장기화를 전제로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둔 대책을 마련해야 되겠다"며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추가 원유를 확보한 것처럼 외교 역량과 자산을 총동원해 추가 대책 공급선 발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이어 "상황이 어려우니 국민 여러분의 이해와 동참이 필요하다"며 "에너지 절약 노력을 범사회적으로 확산해야 한다. 필요하면 자동차 5부제 혹은 10부제 등 다각도의 에너지 수요 절감 대책을 수립해달라"고 했다. 또 "필요하면 수출 통제도 검토하고 원자력 발전소의 가동을 늘리는 등 비상 대책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차량 운행 통제는 과거에서 실시된 사례가 있다. 1970년대 석유 파동 당시에는 8기통 이상 고급 승용차 운행과 공휴일 승용차 운행이 전면 금지됐고, 1991년 걸프전 당시에는 약 두 달간 전국 단위 10부제가 시행됐다. 민간까지 포함해 전국적으로 강제 시행된 사례는 사실상 이때가 유일하다.
1997년 외환위기 때 '홀짝제'로 불리는 2부제 시행이 논의된 기록은 있으나 최종적으로는 실행되지 않았다. 2006년에는 공공부문 에너지 소비 억제 조처로 공공기관 승용차 요일제가 도입됐고,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때도 공공부문 2부제가 시행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취약계층과 수출기업 지원을 위해 '전쟁 추경'을 신속하게 편성해달라"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아침에 보니까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예산 심의도 사상 최고의 속도로 심의하겠다고 말해줬는데, 국회도 최대한 빨리 심사하고 또 전쟁 추경이 신속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전쟁 추경 편성 추진에 대해 "대한민국 경제와 미래세대를 담보로 한 도박을 멈추라"며 맹폭을 퍼부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 재정법 89조 추경편성요건에 따르면 전쟁, 대규모 재해 발생 경우, 경기 침해, 대량 실업이 요건인데, 이번 추경은 89조 어디에 해당되는지 밝히라"며 "국가 재정법 90조에 따르면 초과 세수로 발생한 잉여금은 국가 빚을 상환하는데 먼저 사용하라고 명시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적 현금살포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며 "대신 고유가로 직접 타격 받는 산업현장 중심의 핀셋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도 언급하며 "금융 부문이 매우 중요하다. 대한민국 전 국토가 투기·투자의 대상이 돼 버렸는데, 여기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이 금융"이라며 "남의 돈을 빌려서, 남의 돈으로 (부동산을) 사서 자신의 자산을 증식하는 일이 유행이 되다보니, 그런 일을 하지 않는 국민들이 손해를 보는 느낌이 들게 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안정화 대책 중 하나로 거론되는 세제 조정과 관련해선 "세금 문제는 어찌 됐든 마지막 수단이다. 전쟁으로 치면 세금은 핵폭탄 같은 것"이라며 "함부로 쓰면 안 된다"고 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후의 수단으로 반드시 써야 하는 상황이 되면 써야 한다. (관련 정책 마련에) 준비를 잘해달라"고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 "정부 차원에서 공식 검토하자"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국회의장께서 합의되는 것, 국민이 동의하는 쉬운 의제부터 순차적으로 개헌을 하자고 말씀하지 않았느냐"며 "지방 자치 강화, 계엄 요건 강화는 국민도 다 동의하고 야당도 반대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일리 있는 제안이어서 정부 차원에서 공식 검토를 하고 입장도 정리해 가면 좋겠다"며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 "국무총리실과 같이 얘기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또 "야당에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으면서 부마항쟁도 넣자고 주장을 했던 기억이 나는데 한꺼번에 같이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李대통령, 신임 소방청장에 김승룡 직무대행 임명
- 李대통령 "부동산·금융 부문 중요…세금은 핵폭탄 같은 최후수단"
- 李대통령 "'전쟁 추경' 신속 편성" [데일리안 1분뉴스]
- 李대통령 "중동 상황 장기화 전제 '전쟁 추경' 신속 편성"
- [속보] 李대통령 "자동차 5부제 등 에너지 대책 수립…필요 시 수출 통제 검토"
- 장동혁, 오세훈 후보 등록에 "멋진 경선 치러달라…잘 싸울 선대위 구성할 것"
- '호르무즈 청구서'에 막힌 미북대화…트럼프 방중 없으면 北 공간도 없다
- [중동 전쟁] 이스라엘 “‘美 보복 지휘’ 이란 안보수장 알리 라리자니 사망”
- 헛소리 된 ‘256억 타협안’…뉴진스 언급하며 ‘오케이레코즈’ 간판 닦은 민희진 [D:이슈]
- ‘황희찬 다시 벤치’ 홍명보호 합류 앞두고 커지는 실전감각 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