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이제는 400조 시대…국내 퇴직연금도 몰린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400조원을 바라보며 증시의 핵심축으로 부상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6일 기준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375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1월 5일 사상 처음으로 30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석 달여 만에 25%가량 불어났다. 증권가에서는 “2007년 적립식 펀드 열풍 이후 제2의 펀드 열풍이 일어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TF의 인기는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뜨겁다.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 3곳의 퇴직연금 계좌 내 ETF 보유액은 2024년 13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25조9000억원으로 1년 만에 두 배로 급증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연평균 15%씩 증가하고 있고, 2030년에는 1000조원에 달할 전망”이라며 “현재 퇴직연금 내 주식(ETF) 비중은 10%대로 추정되는데, 미국이나 호주 등 선진국 퇴직연금 내 주식 비중이 50%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퇴직연금 내 ETF를 통한 주식 매수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상장 ETF 시장의 매수 1~3위 종목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 등 미국 증시를 추종하는 ETF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코스닥150, 반도체TOP10 등 국내 주식형 ETF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국내 주식형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해 말보다 64조원 늘어난 반면, 해외 주식형 ETF는 9조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 등의 코스닥 액티브 ETF의 출시로 ‘ETF 400조원 시대’도 더 앞당겨질 분위기다.
증시 수급 측면에서 ETF는 개별 종목을 고르지 않아도 손쉽게 투자할 수 있어 시장 전체로의 자금 유입 경로를 넓히는 순기능이 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중소형주에도 새로운 자금 유입 경로가 생기면서 종목별 유동성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퇴직연금처럼 장기 성격의 자금이 ETF를 통해 유입되면 시장 수급의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ETF는 개별 주식과 달리 거래세가 부과되지 않아 단기 매매가 쉬운 데다, 레버리지 상품에 수요가 몰릴 경우 가격 왜곡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하재석 연구원은 “연초 이후 일평균 ETF 거래대금이 코스피 거래대금의 58% 수준까지 증가했다”며 “ETF 보유 종목 중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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