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40년 보호해줬다”…트럼프, 사흘째 한국 파병 압박

이유정, 김형구, 김현예 2026. 3. 1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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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주한미군 주둔 규모까지 거론하며 이란 사태에 기여하라고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당장 19일 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먼저 담판에 나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의 ‘방어전’ 수준이 기준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중동 파병 요청이 있었는지에 대해 “요청이라고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고 그런 상황”이라며 “파병 그 자체에 대해서는 미국 측과 논의가 있었느냐에 대해 현재로서는 답변드리기 참 곤란하다”고 말했다. 전날 조 장관과의 통화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호르무즈해협과 관련한 “한국 측 지지”와 “협력”을 요청했지만, 신중한 입장을 유지한 것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도 국회 국방위원회 답변을 통해 “공식 요청은 문서로 수발하거나 양국 장관끼리 협의를 하든가 이런 절차를 공식적으로 거쳐야 한다”며 “아직 그런 절차와 요청이 없었다고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또 “지금 청해부대의 임무와 상태에서 (임무 확대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16일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일본 방위상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전쟁부) 장관의 전날 통화에서 미 측이 일본에 호르무즈해협의 안전 항행 확보를 위한 연합인 ‘해상 태스크포스(TF)’에 대한 지지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TF의 위상이나 역할은 확실치 않지만, 헤그세스 장관이 직접 나선 만큼 군사적 지원을 수반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한국은 앞서 2020년 청해부대의 작전 구역을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호르무즈해협까지 일시 확대한 적이 있다. 하지만 사실상 전면전이 진행 중인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유사한 청구서를 받아든 주요국이 먼저 트럼프를 상대할 일본의 대응을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일본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가 자위대 파견 가능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17일 보도했다.

다만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자위대에 의한 기뢰 제거와 선박 호위, 타국군에 대한 후방 지원 외에 정보 수집 목적으로 함정 파견”을 선택지로 언급하면서도 무력 사용의 상대방으로 “나라 또는 국가에 준하는 조직”이 상정되는 경우 “파견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는 16일(현지시간)에도 “일본에 4만5000명의 (미군) 병력이 주둔해 있고, 한국에도 4만5000명, 독일에 4만5000~5만 명의 병력이 있다”며 압박을 계속했다. 한국과 일본을 겨냥한 듯 “40년간 우리가 여러분을 보호해 왔다”고도 했다. 또 트럼프는 “나는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 우리는 세계 최강국이며 세계 최강의 군대를 갖고 있다”며 “(군함 파견 요청을 받은) 국가들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려고 했다”고도 말했다. 이를 동맹의 진정성을 파악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도를 내비친 셈이다.

앞서 독일과 호주는 일찌감치 “호르무즈해협에 군함을 보내지는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영국 역시 “더 확대된 전쟁으로 휘말리지 않을 것”(키어 스타머 총리, 15일)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다만 이들 국가는 다른 방식으로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이유정 기자, 워싱턴·도쿄=김형구·김현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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