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에는 왜 ABS가 도입되지 않았을까? 도미니카-미국전 오심 논란이 남긴 질문 [더게이트 W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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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가 이런 식으로 끝나선 안 됐다." 미국의 승리로 끝난 2026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결승전 직후 제프 파산 ESPN 기자가 SNS에 남긴 한탄이다.
올해부터 MLB 정규시즌에 전격 도입된 ABS가 왜 세계 최고의 축제인 WBC에서는 보이지 않았을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에반 드렐릭 기자는 "어디서는 기계가 판정하고 어디서는 인간이 판정하는 불균형을 피하기 위해 개최지 전체 기준을 맞춰야 했는데, 일부 구장의 기술적 한계가 전체 도입의 발목을 잡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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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9년 대회 도입 현재로선 유력
-지터·데로사 등 현장 "ABS 챌린지 지지" 한목소리

[더게이트]
"이 경기가 이런 식으로 끝나선 안 됐다." 미국의 승리로 끝난 2026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결승전 직후 제프 파산 ESPN 기자가 SNS에 남긴 한탄이다. 누가 이겨도 이상할 게 없는 명승부, 하지만 마지막 심판 판정 두 개가 오점을 남겼다. 8회 후안 소토 타석의 삼진, 그리고 2사 3루에서 헤랄도 페르도모가 당한 경기 종료 삼진. 화면상으로나 트래킹 데이터상으로나 명백한 볼이었지만, 주심 코리 블레이저는 두 공 모두 스트라이크로 판정했다.
도미니카 선수들은 격하게 항의했고 온라인에서는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지만, 이미 내려진 판정은 돌이킬 수 없었다. ABS 시스템도, 타자가 챌린지를 신청할 방법도 이 대회엔 없었다. 도미니카는 패배를 받아들이고 씁쓸하게 경기장을 빠져나가야 했다. 만약 페르도모의 마지막 투구가 볼로 판정됐다면 2사 1·3루에서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타석이 이어졌을 것이다. 어쩌면 결승전이 베네수엘라와 도미니카공화국의 중남미 대결이 됐을 수도 있었다.
올해부터 MLB 정규시즌에 전격 도입된 ABS가 왜 세계 최고의 축제인 WBC에서는 보이지 않았을까. 가장 큰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글로벌'이라는 대회의 특성 때문이다. 이번 대회가 열린 마이애미와 휴스턴은 MLB 구장으로서 최첨단 트래킹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만, 산후안(푸에르토리코)이나 도쿄(일본) 등 모든 개최지가 동일한 수준의 인프라를 공유하진 못했다.

20개국 선수단 '신체 데이터' 구축도 장애물
운영 측면에서도 한계가 명확했다. ABS는 단순히 공의 궤적만 쫓는 게 아니라 타자의 키와 타격 자세에 맞춰 '개인별 스트라이크존'을 설정해야 한다. MLB는 수년간 마이너리그와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를 통해 소속 선수들의 데이터를 축적해왔다. 반면 WBC는 전 세계 20개국에서 모인 수백 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대회 몇 주 전에 엔트리가 확정되는 체제에서 개개인의 신체 치수를 측정하고 맞춤형 존을 설정하는 작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미션이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MLB 관계자는 "아직 2029년 차기 대회 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그때까지는 ABS가 WBC에도 도입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WBC에 ABS를 도입하려면 MLB 선수노조의 동의도 거쳐야 한다. 2023년 대회 때 그해 MLB에 처음 도입된 피치 클락이 WBC에는 적용되지 못했던 것처럼, 새 기술이 국제 대회에 안착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일단 현장에선 거물급 인사들을 중심으로 ABS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명예의 전당 헌액자 데릭 지터는 폭스스포츠 중계 해설에서 "이런 오심으로 경기가 끝나는 건 야구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일이다. 차기 대회에는 챌린지 시스템이 도입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본다"고 했다.
미국 대표팀 마크 데로사 감독은 "그 공이 많이 걸쳤고 포수 윌 스미스의 프레이밍이 좋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ABS가 경기에 도입되는 것을 지지한다"며 "다음 대회에는 도입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도미니카 단장 넬슨 크루스도 ESPN에 "몇 인치 차이로 졌다. 몇 년 안에 ABS가 생길 것이고, 다음엔 이런 장면에서 챌린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오심이 남긴 상처가 역설적으로 다음 대회 ABS 도입의 추진력이 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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