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밸류체인 덕분인가...드디어 살아나는 LG그룹주

문지민 매경이코노미 기자(moon.jimin@mk.co.kr) 2026. 3. 17.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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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 ‘덤’

LG그룹주를 바라보는 투자자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 LG그룹주는 배터리·화학 업황 부진과 정보기술(IT) 수요 약세 등으로 주식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LG전자가 가정 특화 로봇 ‘클로이드’를 공개하면서다. 로봇과 피지컬 인공지능(AI) 기대감이 그룹 전반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3차 상법 개정안 통과 후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까지 겹치며 LG그룹주 전반이 반등하는 흐름을 보인다.

류재철 LG전자 사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가전 전시회 ‘CES 2026’ 현장에서 홈로봇 ‘LG 클로이드’와 주먹 인사를 나누고 있다. (LG전자 제공)
LG그룹주 ETF 올해 27% ‘쑥’

신성장 사업 기대감 고조

최근 LG그룹주가 반등하고 있다는 점은 숫자로 증명된다. LG그룹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TIGER LG그룹플러스는 올 1~2월 27% 상승했다. 특히 2월에만 22% 오르며 코스피 수익률(20%)을 앞질렀다.

로봇과 AI 등 신성장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LG그룹 전반으로 퍼지는 분위기다. 올 초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LG전자가 가정용 특화 로봇 ‘클로이드’를 선보이며 투자자 관심을 끌었다. 특히 LG그룹 내 피지컬 AI 가치사슬(밸류체인)이 부각됐다. 로봇은 제조뿐 아니라 카메라와 센서, 배터리, 통신, 운영 소프트웨어 등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본격적으로 보급될 수 있다. LG그룹이 LG전자·LG이노텍·LG에너지솔루션·LG유플러스·LG CNS 등 각각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계열사를 골고루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이 흐름에서 가장 주목받는 계열사는 단연 LG전자다. LG전자는 올 1~2월 주가가 59% 상승했다. LG전자는 이제 단순한 가전 업체가 아니라 로봇, 냉난방공조(HVAC), 전장(VS), 웹 운영체제(OS) 플랫폼 등을 갖춘 복합 성장주로 평가받는다. 가전 본업의 수익성과 전장 사업 이익 기여도 확대가 안정적으로 실적을 받쳐주고, 로봇과 피지컬 AI 사업에 대한 기대가 프리미엄을 더하는 구조다.

LG이노텍을 향한 기대감도 커진다. LG이노텍 주가는 올 1~2월 18% 올랐다. LG그룹에서 로봇 관련 수혜를 가장 크게 볼 수 있는 종목으로 거론된다. 이미 카메라 모듈, 센싱, 액추에이터 등 로봇 핵심 부품 제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휴머노이드나 서비스 로봇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기 전 개발과 초기 양산 단계에서 매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다른 계열사보다 높다는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 또한 로봇 관련 수혜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휴머노이드 로봇 얼굴 영역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탑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OLED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한 점도 실적 반등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중소형 패널(P-OLED)과 대형 패널(W-OLED) 모두 수요 증가에 따른 실적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다. 희망퇴직과 수율 개선 등으로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 또한 긍정적이다. 이 같은 기대감을 반영해 올 1~2월 LG디스플레이 주가는 21% 상승했다.

배터리 업황 부진으로 한동안 주가가 부진했던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새롭게 평가받는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올 1~2월 16% 올랐다. 최근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다. 현대차증권은 올해 LG에너지솔루션의 ESS 사업 매출이 전년 대비 200% 이상 증가한 9조5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내 전기차용 배터리 설비를 ESS용으로 전환할 여력이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크다는 평가다.

LG에너지솔루션 모회사 LG화학도 빼놓을 수 없다. 화학 업황은 여전히 어렵지만, 주주환원 측면에서 기대감이 크다. 최근 3차 상법 개정이 시행되며 LG화학이 보유 중인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활용한 주주가치 개선 여력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주주가치 개선은 물론, 재무 구조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향후 회사의 자사주 소각과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 여부에 따라 주가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기대감에 LG화학 주가는 올 1~2월 25% 반등했다.

지주회사 LG 주가도 상법 개정 효과로 올 1~2월 33% 올랐다. 순수 지주회사 특성상 자회사 가치 반영과 할인율 축소가 핵심이다. 최근 상법 개정과 자사주 소각 계획이 맞물리며 LG를 향한 투자자 관심이 높아졌다. LG는 올 상반기에 2500억원 규모 잔여 자사주 전량을 소각할 계획이다. 여기에 자회사 실적이 반등하면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과 지주사 할인 축소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상장한 LG CNS 또한 AI 사업 기대감이 크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자체 AI 플랫폼인 에이전틱웍스를 통한 수주가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 로봇 전환(RX)과 피지컬 AI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인 LG CNS는 LG그룹의 로봇 사업 전개에 따른 솔루션 공급과 미국 테네시주 스마트시티 관련 해외 수주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이 같은 이유로 올 1~2월 LG CNS 주가는 21% 상승했다.

LG, 상반기 자사주 전량 소각

LG생활건강 반등은 “아직”

모든 LG그룹 계열사 분위기가 좋은 건 아니다. 수년째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LG생활건강은 LG그룹주 반등 흐름에서 소외됐다. 올 1~2월 LG생활건강 주가는 3% 상승에 그쳤다. LG그룹 상장 계열사 대부분 두 자릿수 오름세를 보인 것과 대비된다. 여전히 중국과 면세 채널 의존도가 높고, 북미와 일본 등 해외 신시장 성과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최근 포트폴리오 재정비와 신규 브랜드 인수 가능성이 거론되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 평가는 보수적이다.

LG생활건강은 당분간 실적 반등보다는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 강화가 부각될 전망이다. LG생활건강의 자사주 비중은 4.2%로, 그룹 내 가장 크다. 최근에는 LG화학에서 분할된 지난 2001년 취득한 자사주 소각 방식의 감자 계획을 밝혔다. 보통주 1만1197주와 우선주 3438주가 대상이다. 내년까지 보유 자사주 전량을 소각한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 역시 자사주 매입·소각에 속도를 낸다. 지난해 자사주 800억원 규모를 매입하고 1000억원 규모 소각에 나선 LG유플러스는 올해 자사주 매입 규모를 전년 대비 확대할 계획이다.

단, 주가가 우상향하기 위해서는 실적 반등과 주주환원 강화가 동반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 중론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LG그룹은 전반적으로 자사주 비중이 크지 않아 소각을 통한 주가 재평가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며 “자사주 비중이 가장 큰 LG생활건강 역시 소각보다는 업황 개선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는 향후 LG그룹 ABC(AI·Bio·Clean-tech) 전략의 수익화 여부와 중동 분쟁으로 인한 환율·원자재 가격 변동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문지민 기자 moon.ji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1호(2026.03.18~03.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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