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영화가 아니다”… ‘밈’으로 번진 이란 전쟁 선전전

천양우 2026. 3. 17.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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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참전국들이 자국에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온라인 선전전을 적극 펼치고 있다.

무분별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용의 부작용으로 때아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망설이 도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지난 13 일 네타냐후 연설 중 오른손 손가락 개수가 6개인 것처럼 왜곡된 순간의 캡처 사진을 근거로 "이스라엘이 네타냐후가 이란 공격으로 숨졌다는 사실을 AI 생성 영상으로 감추고 있다"는 주장이 확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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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AI 사용에 가짜뉴스 범람

이란 전쟁 참전국들이 자국에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온라인 선전전을 적극 펼치고 있다. 무분별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용의 부작용으로 때아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망설이 도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이 같은 ‘유치한 선전’이 현대 심리전의 뉴노멀로 자리 잡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백악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엑스에 닌텐도 위(Wii) 게임 장면과 폭격 장면을 교차 편집한 영상을 올렸다. 게임 속 캐릭터가 야구에서 홈런을 치거나 골프 중 홀인원을 기록하는 순간 폭탄이 터지는 것처럼 편집했다.

해당 영상은 엑스에서 1억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지만 동시에 전쟁을 지나치게 희화화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NBC뉴스는 “백악관은 민간인이나 군인이 부상을 입거나 사망하는 전쟁을 진지하게 대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쟁 ‘밈’화 시도는 이뿐만이 아니다. 게임 ‘그랜드 테프트 오토(GTA)’나 애니메이션 ‘유희왕’, 영화 ‘아이언맨’ 속 장면도 짜깁기 영상에 활용됐다. 영화배우 겸 감독 벤 스틸러는 자신의 작품 ‘트로픽 선더’가 무단 사용됐다며 “우리는 당신들의 선전에 가담할 의향이 없다. 전쟁은 영화가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이란의 여론전도 비슷하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등장하는 레고 애니메이션을 공개했다. 해당 애니메이션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와 악마 사이에서 ‘엡스타인 파일’을 덮기 위해 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르는 장면이 담겼다. 이는 지난해 6월 ‘12일 전쟁’ 당시 이스라엘이 내놓은 레고 선전 영상의 맞대응 성격인 것으로 해석된다.


온라인 여론전이 과열되면서 ‘네타냐후 사망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지난 13 일 네타냐후 연설 중 오른손 손가락 개수가 6개인 것처럼 왜곡된 순간의 캡처 사진을 근거로 “이스라엘이 네타냐후가 이란 공격으로 숨졌다는 사실을 AI 생성 영상으로 감추고 있다”는 주장이 확산한 것이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직접 손가락 5개를 펴 보이는 영상을 올리며 생존을 인증했다.

전문가들은 우스꽝스럽고 가벼운 선전 방식이 다분히 전략적이며 현대 커뮤니케이션 환경에 일견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의 니콜라스 컬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쟁 ‘밈’화가 역사적으로 더 “절제되고 단호했던 백악관의 전쟁 홍보 방식을 한 단계 더 격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천양우 기자 yah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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