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장 꺼낸 온건파, 판 엎은 강경파… 군부, 차남 권좌에 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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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망 후 이란 권력 핵심부에서 후계 구도를 둘러싼 치열한 암투 끝에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가 가까스로 선출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NYT에 따르면 하메네이 사후 권력의 핵심 인물로 떠올랐던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이 의외로 온건한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모즈타바를 반대했다.
NYT 는 "부친이 자연사했다면 모즈타바는 후계자가 못 됐을 것"이라며 하메네이가 제시한 3명의 후보 명단에 아들은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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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사과 발언에 강경파 격분
혁명수비대 실력 행사에 판 뒤집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망 후 이란 권력 핵심부에서 후계 구도를 둘러싼 치열한 암투 끝에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가 가까스로 선출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혁명수비대(IRGC)를 중심으로 한 강경파와 성직자 중심의 온건파 간 물밑 충돌이 이어지면서 ‘이란판 왕좌의 게임’이 연출됐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IRGC 관계자 등 최고지도자 선출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일주일간의 치열한 암투 전말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즈타바 선출은 예정된 승계처럼 보였으나 권력 핵심부의 이해관계 충돌 결과였다.
발단은 3일 성직자 88명으로 구성된 전문가회의 화상회의였다. 시아파 성지인 곰 청사가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으면서 이례적으로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등 온건파는 국가 분열을 우려하며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과 혁명 지도자의 손자 하산 호메이니를 후보군으로 내세웠다. 또 상대적으로 통제가 쉬운 법학자 알리레자 아라피를 절충안으로 제시했다.
반면 IRGC 주도의 강경파는 ‘순교’한 지도자를 대신해 ‘피의 보복’을 이끌 강한 지도자를 요구했다. 현 권력 핵심인 하메네이 가문과 혁명 정통성의 상징인 호메이니 가문 사이의 해묵은 권력 경쟁이 재점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강경파의 구심점이자 하메네이의 총애를 받은 에브라힘 라이시 전 대통령이 2024년 5월 헬기 사고로 사망하면서 이란의 후계 구도는 혼란에 빠졌다. 이듬해 ‘12일 전쟁’을 거치며 강력한 지도자의 필요성이 대두돼 군부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모즈타바가 급부상했다.
NYT에 따르면 하메네이 사후 권력의 핵심 인물로 떠올랐던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이 의외로 온건한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모즈타바를 반대했다. 격론 끝에 분위기는 강경 노선으로 기울었고 1차 투표에서 모즈타바가 선출됐다.
4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라리자니가 최고지도자 제거 위협을 이유로 발표 보류를 제안하고, 헌법상 화상 투표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온건파는 하메네이의 ‘서면 유언장’ 카드를 꺼냈다. 생전 하메네이가 아들 승계를 ‘혁명의 본질 위반’이라며 반대했다는 내용이다. 강경파의 ‘전시 상황엔 강한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정면으로 충돌하며 회의장엔 긴장감이 고조됐다.
판세가 다시 뒤집힌 것은 7일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사과 발언이다. 그는 국영TV를 통해 이웃 국가의 공격 중단과 사과의 뜻을 전하며 ‘군의 자체 판단’이라고 밝히자 IRGC 지도부는 격분해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호세인 타에브 전 IRGC 정보국장이 모든 위원들에게 전화해 모즈타바 지지를 권고했다.
모즈타바는 8일 열린 2차 투표에서 59명의 찬성으로 최종 선출됐다. NYT 는 “부친이 자연사했다면 모즈타바는 후계자가 못 됐을 것”이라며 하메네이가 제시한 3명의 후보 명단에 아들은 없었다고 전했다. 집권이 확정되자 반대파들조차 충성 맹세에 나섰고 모즈타바는 IRGC 총사령관 출신인 모흐센 레자이를 군사고문으로 임명하는 등 군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한편 영국 텔레그래프는 16일 지난달 28일 이스라엘의 미사일이 하메네이의 관저를 타격하던 순간 모즈타바가 집 앞 정원을 산책하고 있어 목숨을 건졌다고 보도했다. 이 공습으로 모즈타바의 아버지와 아내, 아들 등이 숨지고 모즈타바는 다리를 다쳤다고 전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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