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식 정말 맛있어...수원 왕갈비? 좋은데요" 벌써 수원사람 다 됐네! KT 힐리어드를 만나보세요 [수원 현장]

배지헌 기자 2026. 3. 1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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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 맹타로 시범경기 6경기 만에 첫 승 견인
-"현재 컨디션 80~90%, 개막엔 100%"
-"KBO 투수 정보 최대한 수집이 목표"
샘 힐리어드(사진=KT)

[더게이트=수원]

지난해 외국인 타자들의 부진 속에 가을야구 문턱에서 좌절했던 KT 위즈가 올해는 제대로 된 외국인 타자를 뽑은 것 같다. ML 통산 44홈런의 샘 힐리어드가 시범경기 초반의 침묵을 깨고 영입 당시 기대했던 타격 능력을 조금씩 보여주기 시작했다.

힐리어드는 1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3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8대 5 승리를 이끌었다. 앞선 5경기에서 타율 0.154로 조용했던 방망이가 홈팬들 앞에서 시원하게 돌아갔다. 이날 승리로 KT는 시범경기 6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샘 힐리어드(사진=KT)

"야구는 같지만 환경은 다르다"

힐리어드의 방망이는 1회부터 불을 뿜었다. 1사 1루 상황에서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이후 장성우와 류현인의 연속 2루타가 터지면서 KT는 단숨에 3대 0으로 앞서 나갔다. 2회에는 1사 만루에서 볼넷을 골라내 밀어내기 타점을 올렸다. 7회에는 우익수 오른쪽으로 2루타를 꽂은 뒤 한승택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힐리어드는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나뿐만 아니라 야수와 투수 모두 팀으로서 정말 좋은 경기를 했다"며 "내일이 휴식일인데 기분 좋게 쉴 수 있게 됐다"고 웃어 보였다. 이강철 감독도 "선수들이 시즌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잘 끌어 올리고 있어 고무적이다. 타선에서 힐리어드 포함 오늘 나온 타자들이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힐리어드는 196cm·107kg의 거구에도 파워와 기동력을 겸비한 '호타준족' 외야수로 평가받는다. 자기 소개를 해달라는 질문에도 "평균 이상의 수비와 주루를 갖춘 파워히터 유형"이란 답이 돌아왔다. 이어 힐리어드는 "야구는 장기 레이스다. 좋을 때와 나쁠 때의 격차를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면서 "경기장에서 항상 최선의 플레이를 다하려는 스타일이다"는 말도 덧붙였다.

낯선 KBO리그에서 힐리어드는 구장 환경 적응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그는 "구장마다 외야의 모양이 다르고, 하늘의 안개나 구름의 유무에 따라 공이 보이는 게 달라진다"고 했다. 사직, 광주를 거쳐 홈구장 수원을 경험한 힐리어드는 "각 구장을 한두 경기씩 경험해보면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도 내비쳤다.

타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팀에 기여하기 위한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ML에서는 주로 외야수로 뛰었지만 KT에서는 1루 수비까지 맡는다. 올겨울 FA로 영입한 김현수와 최원준이 외야진을 채우면서 기존 안현민, 배정대, 김민혁이 있는 외야가 포화 상태. KT가 영입 당시 힐리어드를 '1루수'로 소개한 배경이기도 하다.

힐리어드는 "대학교 때 1루수를 해봤던 경험이 있어 생각보다 감각이 빨리 돌아왔다"며 "캠프 때부터 내야 코치님과 훈련하며 많은 공을 받았고, 지금은 아주 편안하다"고 말했다. 팀이 필요로 한다면 언제든 1루수 미트를 바꿔 낄 준비가 됐다는 자신감이다.

현재 컨디션은 "80~90% 정도"라고 밝힌 힐리어드는 "시범경기가 끝날 무렵에는 100%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남은 기간 목표는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서 KBO 투수들이 어떻게 던지는지 정보를 많이 얻는 것"이라고 했다. "KBO 선수들은 모두 경쟁력이 있다. 나도 그에 맞게 내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다짐도 빠뜨리지 않았다.
KT 새 외국인 타자 샘 힐리어드(사진=KT)

"밥 두 공기 먹고 매운 음식도 잘 먹어요"

그라운드 밖 적응은 이미 합격점이다. 외국인 선수 통역 직원은 "힐리어드가 밥을 두 공기씩 비우고 매운 음식도 문제없이 잘 먹는다"고 귀띔했다. 힐리어드도 "한국 음식이 정말 맛있다.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것 자체가 즐겁고, 앞으로 다른 도시들도 알아가게 될 텐데 나도 가족도 굉장히 즐거운 경험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인터뷰 말미, 취재진이 수원 갈비를 추천하자 눈을 반짝이며 "오, 좋은데요"라고 유쾌하게 답했다. 휴식일인 18일, 수원 모처의 왕갈비 집에 가면 외국인 가족이 갈비를 뜯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열흘 남짓 남은 개막까지, 힐리어드는 야구장 안과 밖에서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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