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맨’ 출신 응급의학과 의사, 300병상 종합병원 열었다

구교윤 기자 2026. 3. 1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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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人터뷰]
용인 처인구 의료 사각지대에 보루 세워
“환자 삶 살피는 책임 의료 실현할 것”
강남규 병원장은 “의사는 국가적 지원과 사회적 자원을 바탕으로 양성되는 존재”라며 “그만큼 공적 책임감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사진=구교윤 기자
가족의 병환을 지켜보던 보호자에서 응급의료 현장의 베테랑으로, 그리고 이제는 한 지역의 의료 지형을 바꾸는 병원 경영자로. 강남규 메디필드한강병원장의 삶은 정해진 궤도를 이탈해 끊임없이 본질을 찾아가는 여정이었다. 최근 경기도 용인 처인구에 300병상 규모 종합병원을 개원한 그를 만나 의료에 대한 신념과 미래 목표를 들었다.
◇독문학·경제학 전공한 삼성맨, 서른 넘어 의학 입문
강남규 병원장은 의료계에서 보기 드문 이력의 소유자다. 서울대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하고 경제학을 부전공한 그는 졸업 후 삼성전자 해외 영업 파트에서 일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그런 그가 서른이 넘은 나이에 돌연 의학 입문을 결심한 계기는 가족이었다. 직장 생활 중 가족을 병으로 떠나보내며 보호자로서 현대 의학의 한계와 의료 시스템의 빈틈을 체감했다고 한다.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의학도의 길로 들어섰다.

늦은 출발이었지만 각오는 남달랐다. 남들보다 한발 더 뛴다는 의지로 수련에 매진해 가장 긴박한 현장인 응급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20년 동안 인천나은병원 응급의료센터장과 기획조정실장, 의무원장 등을 거치며 임상 현장과 병원 경영을 두루 섭렵한 베테랑으로 입지를 다졌다.​ 그는 병원 운영에 삼성전자 시절 익힌 시스템 경영과 대학 시절 전공한 인문학적 소양을 고스란히 녹여냈다. 특히 고객관계관리(CRM) 개념을 접목해 ‘내부 구성원의 만족도가 의료 서비스 질로 직결된다’는 철학을 실천해 왔다.

강남규 병원장은 “의사는 국가적 지원과 사회적 자원을 바탕으로 양성되는 존재”라며 “그만큼 공적 책임감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학을 전공하며 익힌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환자를 단순한 치료 대상이 아닌 존엄한 인격체로 대하며, 질병을 넘어 그들의 삶을 깊이 있게 살피는 진정성 있는 병원을 만드는 게 그의 꿈이다. 강 병원장은 새로운 터전인 메디필드한강병원에서도 모든 직원이 자부심을 갖고 근무할 수 있는 합리적인 조직 문화를 구축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내부의 단단한 결속력이 결국 환자에게 전달되는 진료의 정확도와 진정성을 높인다는 믿음 때문이다.

◇처인구 의료 공백 해소… 초고령시대 ‘건강한 노년’ 선도
인구 110만의 대도시 용인이지만 동부권인 처인구는 중증 응급 상황 시 골든타임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온 의료 소외 지역이다. 강 병원장은 “처인구는 서울, 경기, 여주, 이천을 잇는 지정학적 요충지이나 의료 인프라는 열악했다”며 “이곳에 골든타임 사수가 필수적인 중증 응급 의료를 수행할 거점 병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를 위해 강 병원장은 아주대병원 등 상급종합병원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 외상 환자 발생 시 신속한 초기 처치 후 안전하게 전원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야간에 80대 안면부 골절 환자를 수용해 응급 처치와 입원 관리를 진행한 뒤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로 연계해 전문 진료를 받도록 돕고 다시 본원에서 후속 치료를 이어가며 지역 거점 병원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재생의료’를 핵심 가치로 설정하고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등 퇴행성 질환 극복을 위한 유도만능줄기세포(iPS 세포) 치료 임상에도 주력한다. 강 병원장은 “단순히 질병의 증상을 완화하는 수준을 넘어 손상된 조직을 근본적으로 되살리는 재생의학이야말로 인류가 아직 정복하지 못한 치매나 파킨슨병 등 퇴행성 난치 질환을 극복할 열쇠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령화 시대에 단순한 수명 연장이 아니라 ​‘건강한 노년’을 유지할 수 있는 의료 표준을 선도하고 싶다”며 “​진료 결과로 지역 주민들에게 신뢰를 얻어 지역을 대표하는 의료 거점 병원으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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