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백기‘ 든 오세훈 "장동혁 변화 없지만 서울시장 후보 등록"

박수림 2026. 3. 1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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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선대위 관철 각오로 후보 등록"... 이정현 위원장 "매우 반갑고 환영할 결단"

[박수림, 권우성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3지방선거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공천 신청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 권우성
조기 혁신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등 국민의힘의 노선 변화를 요구하며 6.3 지방선거 공천 신청을 미뤄온 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 결국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등록하겠다며 백기를 들었다. 당은 곧장 "환영한다"는 입장을 냈다.

당의 변화를 위한 본인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전격 공천 신청으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사실상 백기 항복을 한 셈이 됐다.

변화 없는 장동혁 지도부, 공천 신청으로 선회한 오세훈... 왜?
 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3지방선거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공천 신청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떠나고 있다.
ⓒ 권우성
오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서울 시민에 대한 책임감과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등록을 한다"라고 밝혔다.

돌연 서울시장 공천 접수에 나선 이유로는 서울시민과 지지자들에 대한 정치적 책임감을 들었다. 오 시장은 "국민과 보수 진영에서 저에게 보내주신 사랑과 지지를 생각하면 말로 다할 수 없는 책임감을 느낀다. 그 기대와 신뢰를 결코 가볍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라고 했다.

장동혁 대표와 지도부를 향해서는 "국민이 납득할 만한 변화의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저는 (지난 9일 국민의힘이 발표한) 의원총회 결의문이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그에 걸맞은 실천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분명히 말씀드렸다"면서 "그러나 안타깝게도, 장동혁 대표와 지도부는 국민이 납득할 만한 변화의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 오히려 극우 유튜버들과도 결별하지 못한 채 당을 잘못된 방향으로 끌고 가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금 지도부의 모습은 최전선에서 싸워야 할 수많은 후보와 당원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무능을 넘어 무책임"이라고 질타했다. 또 "위기 때마다 스스로를 바꿔 왔던 보수의 쇄신 DNA가 지금 우리 당에서는 보이지 않는다"며 "헌법을 최우선 가치로 삼았던 우리 당의 빛나는 전통마저 흔들리고 있다. 이것은 보수도, 정의도 아니"라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오 시장은 "최전방 사령관의 마음으로 이 전장에 나선다"라며 서울에서 장동혁 지도부의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장동혁 지도부가 혁신 의지를 포기한 채 스스로 바뀌지 않는다면 서울에서부터 변화를 시작하겠다"라며 "서울에서 시작한 변화로 당의 혁신을 추동하고, 비상대책위원회에 버금가는 혁신선거대책위원회를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각오로 후보 등록에 나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당의 노선 변화를 위한 요구 사항이 뭐였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오 시장은 "공천에 임하는 마당에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세세하게 반복하는 것은 썩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지도부에) 충분히 의견을 개진했음에도 그에 상응하는 반응이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당이 변했다고 보기 어려운데 공천 접수에 나선 이유'에 대해서는 즉답을 하지 않고 대신 "당 지지율을 민주당의 지지율에 비추어 보면 확실히 많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그러나 최선을 다하겠다. 후보가 나서서 더 열심히 뛰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환영의 뜻 밝힌 국힘... "변화는 누구 한 사람이 만드는 거 아냐"
 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3지방선거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공천 신청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떠나고 있다.
ⓒ 권우성
당은 곧장 환영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정현 국민의힘 중앙공천관리위원장은 오 시장의 기자회견 직후 취재진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매우 반갑고 환영할 결단"이라며 "서울의 미래를 책임질 중대한 선거를 앞두고, 오 시장의 고민과 책임감이 담긴 선택으로 받아들인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보윤 수석대변인도 비슷한 시각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오 시장의 후보 등록 신청을 환영하는 바"라고 밝혔다. 최 수석대변인은 '오 시장이 후보 등록 의지를 밝히기 전 지도부와 대화했는지' 묻는 말에 "그러진 않은 걸로 안다"고 답했다.

또 오 시장이 강조한 '혁신선대위'에 대해선 "선대위는 저희가 이미 논의 중이었다"며 "오 시장도 '혁신선대위 출범 자체가 당 지도부를 2선으로 물러나게 하는 게 아니라 선거에 이기기 위함'이라고 한 만큼, 충분히 공감대가 있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이 장 대표 등 당 지도부를 향해 가한 비판을 두고는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최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엔 당원도 있고, 지자체장도 있고, 국회의원도 있다"며 "모두 함께 변화를 만들고 이기는 선거를 만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누구 한 분이 만드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장동혁 대표도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에서 취재진과 만나 오 시장이 요구한 혁신선대위 구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장 대표는 '오 시장의 혁신선대위 요구를 검토한 바 있느냐'라는 질문에 "통상 선거에서는 공천이 마무리되는 시점쯤에 선대위가 출범한다"면서 "공천을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고 후보들이 함께 뛰면서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이기는 선대위를 구성하겠다"라는 원론적인 대답을 하는 데 그쳤다. 이어 "선대위 구성은 최고위원회의 의결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나머지 부분은 지도부와 상의하면서 결정하겠다"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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