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모대출서 15조 탈출…‘펀드런’ 악몽 스멀스멀

박세현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sehy822@naver.com) 2026. 3. 17. 15:5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분기 환매 요청 100억달러 넘어
블랙스톤·KKR 등 운용사 주가 급락
(사진=연합뉴스)
고액 자산가들이 대형 사모대출 펀드에서 100억달러가 넘는 자금을 환매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 사모대출 펀드 시장 전반에 ‘펀드런’ 공포가 커지고 있다.

17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블랙스톤, 블랙록, 클리프워터,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운용하는 사모대출 펀드에서 1분기에 접수된 환매 요청 규모는 101억달러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1분기에만 100억달러가 넘는 규모의 자금 회수에 나선 것이다. 한화로 약 15조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FT에 따르면 해당 운용사들은 요청 금액의 약 70%만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사모대출 펀드는 미국 월가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의 인수합병및 운영 자금을 빌려주며 큰 수익을 냈다.

인공지능(AI) 산업이 성장하자 사모대출 시장은 휘청이기 시작했다. AI 확산으로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들 기업에 자금을 빌려준 사모대출 펀드의 건전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시장 전반에 퍼진 불안이 최근 대규모 환매 움직임을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

FT는 ‘데이비슨 켐프너 자산운용’의 토니 요셀로프 최고투자책임자가 작성한 보고서를 인용해 “사모대출의 상당수가 이미 부실하거나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5년 후 문제가 아니라 바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거론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월가 일각에서는 현재 상황이 2008년 금융위기 초기 국면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블랙스톤, KKR, 블루아울, 아레스, 아폴로 등의 주가는 올해 들어 25% 넘게 하락했다.

투자자 환매 요청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아레스 매니지먼트, 아폴로 글로벌, 블루아울, 오크트리, 골드만삭스 등도 환매 요청 규모를 집계 중이다. 다만 운용사 임원들은 “펀드 실적과 무관하게 투자자들의 환매가 무차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당혹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조사 업체 모닝스타의 잭 섀넌 애널리스트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애초 개인 자금은 변덕스럽다. 수익률이 높을 때는 불나방처럼 몰려들어도 위험 신호가 감지되면 즉각 시장을 떠난다”고 언급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