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명단 중 필드플레이어는 2명뿐… '북중미서 멸종 위기인 K리거', 더 좁아진 등용문

[풋볼리스트=천안] 김진혁 기자= 3월 A매치 27인 명단 중 K리그 필드 플레이어는 단 2명뿐이다. 올여름 세계 무대를 누비는 K리그 선수의 활약은 더욱 보기 힘들어질 전망이다.
지난 16일 천안시 코리아풋볼파크에서 3월 남자 A대표팀 명단 발표와 홍명보 감독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대표팀은 오는 28일 영국 밀턴케인스의 스타디움 MK에서 코트디부아르, 4월 1일 오스트리아 빈의 에른스트 하펠 슈타디온에서 오스트리아와 두 차례 평가전을 갖는다.
3월 A매치 일정은 본 대회 전 마지막으로 선수단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다. 이번 평가전 2경기가 끝나면 홍명보호는 6월 월드컵 본선 전까지 별도의 공식 평가전을 치르지 않는다. 즉 이번 유럽 원정은 사실상 최종 명단 합류 여부를 결정하는 마지막 시험대다. 3월 명단에 포함된 선수들 대부분이 최종 명단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3월 명단을 살펴보면 필드 플레이어 중 K리그 소속 선수는 단 2명뿐이다. 미드필더에 김진규(전북현대), 수비수에 김문환(대전하나시티즌)만 포함됐다. 골키퍼 부문에 조현우(울산HD), 송범근(전북현대)이 있긴 하지만 포지션 특성상 국내파 위주 선발이 불가피한 영역이다. 지난 11월 명단과 비교하면 필드 3명이 줄었다. 국내파 박진섭이 올겨울 중국 이적한 걸 제외해도 줄어든 건 매한가지다.

단순히 숫자가 적어진 것 외 꾸준히 뽑히던 국내파마저도 선발되지 못한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 명단과 비교하면 이동경, 이명재가 낙마했다. 대전 소속 레프트백 이명재는 최근 부상으로 승선 불발됐다. 반면 이동경은 몸 상태에 큰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홍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관련해 홍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두 선수에 대해선 정확히 알고 있다. 개인적인 문제라기보다는 팀의 전체적인 구조적인 문제에서 이번에 미발탁했다"라며 짧게 답했다.
부상을 입은 이명재보다도 이동경에 대한 설명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K리그1 MVP를 수상한 이동경은 올 시즌에도 울산HD 에이스로 활약 중이다. 지난 부천FC1995전에서는 페널티킥으로 마수걸이 골도 신고했다. 그러나 현재 홍 감독이 운용하고 있는 3-4-2-1 전형에서는 이동경이 본래 파괴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손흥민이라는 걸출한 득점원이 최전방에 있기 때문에 대표팀 2선 자원은 손흥민을 지원하는 역할을 갖춰야 한다. 이동경은 패스 전개의 중심에 있을 때 가장 빛나는 선수다. 손흥민 중심으로 경기를 푸는 현 대표팀에서는 경쟁자에 비해 메리트를 찾기 어렵다.

이동경까지 3월 낙마하며 올여름 월드컵에 나서는 K리그 필드 플레이어는 2명을 넘기기 어려워 보인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11명의 K리그 필드 플레이어가 그라운드를 누볐다. 공격수에 조규성, 미드필더에 권창훈, 송민규, 백승호 그리고 수비수에 김문환, 김영권, 김진수, 김태환, 윤종규, 조유민, 홍철까지 포지션 곳곳에 국내파가 자리했다. 물론 이들 중 해외 진출한 자원도 있으며, 최근 유럽 하부리그라도 이적을 택하는 방식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국내파가 대표팀에 줄어든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표팀의 K리거 등용문이 좁아진 건 다름없는 사실이다. 홍 감독은 최종 명단 발표가 예정된 5월에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을 위주로 월드컵 멤버를 꾸릴 거라고 공언했다. 3월 명단에서도 사라진 K리그 선수가 최종 명단에 극적으로 승선하려면 홍 감독의 이목을 끌만한 대단한 활약이 아니고서야 눈에 띄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서 당시 전북 소속 공격수 조규성이 조별리그 가나전 대표팀 역사상 첫 월드컵 본선 멀티골을 기록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를 계기로 주가를 높인 조규성은 덴마크 미트윌란으로 향하며 꿈에 그리던 유럽 진출까지 해냈다. 이처럼 K리그 선수가 월드컵에서 새로운 스타로 떠오르는 모습을 올여름 북중미에서는 확률적으로 보기 어려워졌다.
< 축구국가대표팀 3월 소집명단 (27명) >
GK: 김승규(FC도쿄), 조현우(울산HD), 송범근(전북현대)
DF: 김민재(바이에른뮌헨), 조유민(샤르자), 이한범(미트윌란), 김주성(산프레체히로시마), 김태현(가시마앤틀러스), 이태석(아우스트리아빈), 설영우(츠르베나즈베즈다), 옌스 카스트로프(보루시아묀헨글라트바흐), 김문환(대전하나시티즌)
MF: 양현준(셀틱FC), 백승호(버밍엄시티), 박진섭(저장FC), 황인범(페예노르트), 홍현석(KAA헨트), 김진규(전북현대), 권혁규(카를스루에SC), 배준호(스토크시티), 엄지성(스완지시티), 황희찬(울버햄턴원더러스), 이재성(마인츠05), 이강인(파리생제르맹)
FW: 오현규(베식타스), 손흥민(LAFC), 조규성(미트윌란)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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