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집값 잡는데 금융이 가장 중요"…초강력 돈줄죄기 또 나오나

정지서 기자 2026. 3. 17.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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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의 핵심 수단으로 금융을 지목하며 추가적인 수요 억제책 가능성을 시사했다.

세제는 '최후의 수단'으로 규정하며 필요 시 활용 여지를 열어두면서도, 금융 규제 중심의 초강도 대응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 '세제는 최후 수단'…신중론 이어간 李

이 대통령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있어 금융 부문이 매우 중요하다"며 "대한민국 전 국토가 투기·투자의 대상이 돼 버렸는데 여기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이 금융"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의 돈을 빌려 부동산을 사 자산을 증식하는 일이 유행이 되면서 그렇지 않은 국민들이 손해를 보는 느낌이 들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 발언은 부동산 시장 과열의 근본 원인을 과도한 레버리지 구조로 보고, 이를 억제하기 위한 금융 규제 강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에 반드시 부동산을 잡아야 하는데 그중 제일 중요한 것이 금융"이라는 언급은 대출 규제 등 금융 수단을 중심으로 수요 억제 정책을 재정비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다만 이 과정에서 세제와 관련해서는 신중론을 이어갔다.

취임 당시 '세제로 집값 잡지 않겠다'고 했던 이 대통령이 그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꺼냈던 다주택 양도세 중과 면제, 또는 장기보유특별공제 등은 새로운 세제 도입이라기 보단 기존의 불합리한 세제를 바로잡겠다는 의지에 가까웠다.

비거주 똘똘한 한채를 활용한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바로잡기 위한 비정상 세제의 정상화였던 셈이다.

이날 이 대통령은 "세금은 마지막 수단, 전쟁으로 치면 핵폭탄 같은 것"이라며 "함부로 써서는 안 되지만 반드시 써야 하는 상황이 되면 써야 한다"고 예고했다.

이는 새로운 세제 카드를 당장 꺼내기보다는 금융 규제와 공급 정책을 우선하되, 시장 과열이 지속될 경우 언제든 동원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으로 남겨두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 추가 금융규제 예의주시…전세DSR·고가주택·DSR 비율 강화

앞서 정부는 금융 규제를 통한 수요 억제 정책을 단계적으로 강화해왔다.

지난해 6월 '6·27 대책'에서는 수도권·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며 고가주택 매수 시 과도한 차입을 억제했다.

이어 9월 '9·7 대책'에서는 규제지역 LTV를 50%에서 40%로 낮추고, 주택매매·임대사업자 대출의 담보인정비율을 사실상 0%로 설정해 사업자대출을 통한 우회 투자를 차단했다.

같은 대책에서 1주택자의 전세대출 한도를 2억원으로 일원화한 것도 회자했다.

10월 '10·15 대책'에서는 규제 강도가 한층 높아졌다.

주택 가격에 따라 대출 한도를 차등화해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상한을 낮췄다.

동시에 수도권·규제지역 1주택자의 전세대출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포함시키며 사실상 갭투자 구조를 정조준했다.

또 스트레스 DSR 금리 하한을 상향 조정해 금리 인하 국면에서 대출 한도가 다시 늘어나는 효과까지 차단한 것도 특징이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대출 총량과 구조를 동시에 조여온 가운데, 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정책의 다음 단계를 예고하는 것으로 읽힌다.

기존 대책이 주담대 총량 규제와 우회 경로 차단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남의 돈으로 집을 사는 구조' 자체를 더욱 정밀하게 겨냥하는 방식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시장에서는 가장 유력한 추가 카드로 전세대출 규제의 추가 강화를 꼽는다.

현재 일부 차주에 한해 적용된 전세대출의 DSR 편입을 무주택자까지 확대하거나, 보증 비율을 추가로 낮추는 방안이 거론된다.

전세대출 한도를 소득 수준과 연계하거나, 고가 전세 계약에 대한 대출 자체를 제한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이는 갭투자의 핵심 축인 전세 레버리지를 직접 차단하는 조치라는 점에서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담보대출 규제의 추가 강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6억원으로 묶인 주담대 상한을 추가로 낮추거나, 고가주택에 대해서는 사실상 대출을 차단하는 '현금 매수 유도' 정책이 도입될 수도 있다.

주택 가격 구간을 더 세분화해 초고가 구간에 대한 대출 한도를 낮추는 방식도 가능하다.

DSR 규제의 추가 강화 역시 유력한 시나리오다.

현행 40% 수준인 DSR 규제를 35% 이하로 낮추거나, 정책금융상품까지 포함해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전세대출뿐 아니라 일부 정책대출까지 DSR 규제 안으로 편입할 경우, 전체 가계 레버리지 축소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 규제만으로 시장 안정 효과가 제한될 경우 세제 카드가 다시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 대통령이 세제를 '최후의 수단'으로 규정하면서도 사용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보유세나 거래세 조정이 필요 시 검토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청와대는 부동산 세제 개편을 위한 관계부처 협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대출 총량과 우회 경로를 차단하는 단계였다면, 앞으로는 전세대출과 DSR을 중심으로 레버리지 구조 자체를 더 정밀하게 조이는 단계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세제는 당장 쓰지 않겠다는 의미라기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동원할 수 있는 카드로 남겨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 주재(세종=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자료를 보고 있다. 2026.3.17 superdoo82@yna.co.kr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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