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0만건 판례로 승부…로앤컴퍼니, 법률 AI 고도화 전략은?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미국에서는 이미 변호사들이 AI가 만들어낸 가짜 판례를 법원에 제출했다가 징계를 받은 사례까지 나왔습니다. 법률 AI에서 환각현상은 굉장히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안기순 로앤컴퍼니 이사(법률AI연구소장)는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AWS 유니콘데이 2026'에서 생성형 AI를 법률 시장에 접목하는 일이 왜 다른 분야보다 훨씬 까다로운지를 이 한마디로 압축했다. 수십년간 도제식 구조 속에 갇혀 있던 법률 시장의 생산성 문제 해법을 로앤컴퍼니는 AI에서 찾고 있다.
2014년 법률 포털 '로톡' 출시로 시작한 로앤컴퍼니는 2022년 종합법률정보 서비스 '빅케이스', 2024년 '슈퍼로이어'를 잇달아 선보이며 법률 시장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법률사무소용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 로타임비즈텍을 인수했다. 법률 산업 혁신 성과를 인정받아 장관상·국무총리상·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날 무대에서 안 이사는 법률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를 먼저 짚었다. 법률은 지식 노동 집약적 특성상 업무 생산성이 낮고 변호사들은 도제식으로 업무를 배우며 서면 작성과 판례 리서치에 상당한 시간을 쏟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사건 처리 지연과 휴먼 에러, 전략적 사고 시간 부족으로 이어지고 결국 법률 소비자 입장에서는 서비스 문턱이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생성형 AI를 법률 분야에 적용하는 과정에서도 네 가지 난관이 있었다. 환각 문제와 판례·문서 중심의 변호사 고유 업무 특성, 의뢰인 정보 보안, 서비스 이용 책임 소재가 대표적이다. 로앤컴퍼니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530만건 이상 국내 최대 규모 판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일 단위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법률 전문 출판사와 독점 제휴를 통해 실무서 등 고품질 데이터도 확보했다. 환각현상 보완 장치로는 모든 답변에 출처를 표시하고 인용된 판례·법령이 인용 취지에 맞는지를 자동 검증하는 특허 기능 '인용 적절성 평가'를 자체 개발해 탑재했다. 안 이사는 "슈퍼로이어 답변에는 많으면 수십 개 판례나 법령이 인용되기도 하는데 이를 일일이 열어 전문을 확인하고 비교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그 시간을 줄여주는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안 이사는 AWS와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 "베드록을 통해 안정적인 AI 모델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고 AWS가 갖고 있는 보안 기능들이 고객들의 높은 보안 요구 수준을 충족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아시아 진출 시 AWS 각국 리전을 활용해 글로벌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슈퍼로이어 이용 대상은 변호사 등 법적 자격을 갖춘 법률 전문가로 한정했다. 안 이사는 "누구에게나 법률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슈퍼로이어의 결과물을 이용하는 데 따른 책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출시 1년 8개월간 성과는 수치로 확인된다. 현재 법률 전문가 2만5000명 이상이 가입해 있으며 누적 질의 건수는 520만건을 넘어섰다. 일 기준 3만3000건 이상 질의가 이루어진다. 이달 슈퍼로이어 이용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95.4%가 서비스를 추천하겠다고 응답했고 1시간 기준 평균 28.5분의 업무 시간 절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에는 슈퍼로이어가 변호사 시험 합격선을 넘었고 같은 해 5월에는 상위 5% 수준의 성적을 기록했다.
안 이사는 로앤컴퍼니 올해 성장 계획도 공개했다. 상반기에는 복잡한 법률 업무를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법률 AI 에이전트 세트'를 출시하고 하반기에는 일본을 포함한 약 78개국을 대상으로 '슈퍼로이어 글로벌'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대한민국 1위 리걸테크 기업에 안주하지 않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넘버원 리걸테크 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글로벌 리걸테크 시장엔 최근 3년간 약 148억달러(약 22조원) 투자가 이루어지는 등 투자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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