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정몽규 HDC그룹 회장 검찰 고발…'친족회사 20곳' 자료 누락 (종합)

정수인 기자 2026. 3. 17.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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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일가·외삼촌일가 등 누락 자산규모 1조원 넘어

"자진신고 기간 있었지만 아무런 대처 않아"
정몽규 HDC그룹 회장[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수인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는 HDC그룹 동일인인 정몽규 회장이 친족회사 20곳을 지정자료에서 누락한 행위를 적발해 검찰에 고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정 회장은 2021~2024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등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소속 회사 현황에서 총 20개 사(중복 제외)를 빠뜨렸다. 연도별로 2021년 17개 사, 2022년 19개 사, 2023년 19개 사, 2024년 18개 사다.

누락된 회사는 동생 일가가 지배하는 인트란스해운, 인트란스 등 8개 사와 외삼촌 일가의 SJG홀딩스, SJG세종[033530] 등 12개 사 등이다. 이들 회사의 자산 규모는 해당 기간 연간 1조 원을 웃돌았다.

친족회사 누락 행위는 정 회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된 2006년부터 2024년까지 최장 19년간 발생했다. 이에 누락 회사들은 HDC그룹 소속회사에서 장기간 빠지며 사익편취 규제, 공시의무 등 적용을 일절 받지 않게 되는 등 규제 공백 상태에 놓이게 됐다.

공정위는 "경제력 집중 방지의 목적·근간이 훼손되었으므로 행위의 중대성은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HDC그룹은 2000년부터 25년 이상 지정자료를 제출해왔고, 기업집단 내 최상단회사인 HDC[012630]는 2018년 지주사로 전환한 이래 7년 이상 공정위에 지주사 사업 현황을 보고해왔다.

공정위는 정 회장이 그룹 동일인이자 지주사 HDC 대표이사로 장기간 재직해온 만큼 계열회사 범위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고 판단했다.

누락된 회사는 대부분 동생·외삼촌 일가 등 가까운 친족이 소유하거나 대표로 경영하고 있는 회사들이었으며, 정 회장은 해당 친족들과 모임, 행사 등으로 계속 교류해왔었다고 공정위는 덧붙였다.

이날 브리핑에서 음잔디 공정위 기업집단관리과장은 "누나, 여동생, 외삼촌 등 포함해 신고해야 할 친족 자체는 2021년 기준 21명뿐"이라면서 "과거 영원 건을 처리했을 때 100명 단위였던 것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파악할 친족 자체가 얼마 없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HDC그룹 지정자료 소속회사 누락 내역[출처: 공정거래위원회]

2021년에는 정 회장과 사촌 관계인 다른 기업집단 총수가 친족회사 누락 등 지정자료 허위제출로 고발되면서, 친족회사 누락 시 제재를 받을 것이라는 분석 내용이 정 회장에게까지 보고됐다.

정 회장은 이 과정에서 친족 지분율이 낮아 계열사로 볼 수 없었던 회사들을 일일이 언급하며 친족들을 직접 만나보도록 지시하는 등 신경을 쓴 정황이 확인됐다.

그럼에도 HDC그룹은 계열 편입이나 친족 분리 등 가능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누락 사실이 드러난 이후 HDC그룹과의 연관성을 숨기려는 일부 시도도 포착됐다. 정 회장의 매제인 인트란스해운 대표는 누락 사실을 확인한 직후 17년째 맡아왔던 HDC그룹 계열사 임원직에서 돌연 사임했다.

이 밖에도 외삼촌 일가가 소유한 회사 쿤스트할레는 HDC그룹 계열사와 장기간 거래관계가 있었고, SJG세종은 매출 규모가 큰 상장사로 공시자료만으로도 지분 보유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조사됐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은 존재 사실을 모를 수 없는 가까운 친족의 회사를 다수 누락한 것도 모자라 누락회사를 자진신고할 기회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는 등 법상 지정자료 제출 의무를 경시한 행위를 고발 조치한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정확한 지정자료 제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감시 활동을 지속하고, 위반행위 적발 시 엄중히 제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음잔디 기업집단관리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검찰의 예상 처벌 수위에 대한 질문에 "과거 사건들을 살펴보면 징역 등은 아니고 벌금 약식 기소를 하게 된다"면서 "검찰은 관련 사유 등을 파악하고 벌금 수준을 결정하는 정도로 금방 처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누락 행위로) 자산 1조원이 누락되었지만,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내려가는 등 상태가 바뀐 것은 없었다"면서 "다만 누락된 20개 사가 대기업집단 규제를 받지 못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고 설명했다.

si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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