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수 서초구청장 "서초엔 청년 무대도, 어르신 라운지도 있다"

김민진 2026. 3. 17.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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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수 구청장 인터뷰
"경로당 대신 라운지, 요양원 대신 집에서"
AI 특구 옆에서 디지털 청년 인재 키워

전국 226개 지방자치단체 중 단 6곳만 이름을 올린 '대한민국 건강고령친화도시 정책대상'에서 서울 서초구가 최고상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지자체 행정대상 교육·복지 분야 대상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이다.

심사위원단이 특히 주목한 건 경로당 중심의 낡은 복지 틀을 깨고 세대통합형 공간과 인공지능(AI) 돌봄 플랫폼을 결합한 '서초식 모델'이었다. 수상에 이틀 앞서 지난 10일 전성수 서초구청장을 만나 초고령사회를 준비하는 서초구의 노인정책과 청년정책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이 지난 10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서초구의 노인정책과 청년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초구 제공.

"어르신은 복지 대상이 아니라 존중 대상"

서초구의 건강수명은 73.02세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길다. 기대수명 87.99세는 전국 1위다. 전성수 구청장은 "건강수명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생활하는 기간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더욱 값진 결과"라며 "건강·복지·여가를 함께 아우르는 시니어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온 점도 이번 결과를 뒷받침했다"고 말했다.

서초구 시니어 정책의 출발점은 '익숙한 곳에서 늙을 권리'다. "어르신들이 원하는 건 시설로 가는 돌봄이 아니라 내가 살던 집과 익숙한 동네에서 안전하게 지내는 돌봄"이라는 게 전 구청장의 말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서초복지돌봄재단'을 출범시켰다. '돌봄'을 명칭에 담은 서울 자치구 복지재단은 서초구가 유일하다. 보건의료·건강·요양·돌봄·주거 등 5대 분야 55개 서비스를 지역 내 140여 개 기관과 연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의사회·약사회·한의사회·치과의사회까지 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이달 27일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통합돌봄 제도에 맞춰 구축한 '서초온(溫)돌봄' 체계의 중심축을 이룬다.

재택의료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전 구청장은 "왕진 가는 의사 선생님을 구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라면서 지난해 1월 서초아가페의원을 재택의료센터로 지정한 데 이어 올해 안과와 재활의학과 의원이 추가로 합류해 협력 의료기관이 3곳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돌봄의 빈틈은 기술로 채우고 있다. 독거 어르신 가정에 비접촉식 생체신호 레이더 센서를 설치해 5초마다 심박수·호흡·낙상 여부를 감지하는 'AI 생체신호 IoT 돌봄 서비스'가 현재 22가구에 적용됐다.

"침대에서 성격 급하게 팍 일어나면 낙상돼 못 일어납니다. 그래서 음성으로 불을 켤 수 있게 해뒀어요."

AI 복지사가 주 1회 전화를 거는 'AI 자동 안심콜', 노인복지관 8개소의 AI 체형분석 기반 맞춤형 운동 처방 서비스도 함께 운영한다. 지난해 독거 어르신 400여 명을 대상으로 했던 AI 운동 돌봄 서비스는 올해 600명으로 확대된다.

디지털 교육 수요도 예상을 웃돈다. 지난해 2월 개관한 스마트시니어 교육센터는 지난해 280개 강좌에 4668명이 참여했다. 전 구청장은 최근 AI 강의 현장에서 챗GPT 사용 경험을 묻자 50명 중 거의 다 손을 들었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웃었다.

공간의 문법도 바꿨다. 기존 경로당 한 개 층을 리모델링한 '시니어 라운지'는 어린이 놀이공간과 테이블 게임, 안마기기를 갖춘 세대통합형 공간이다. "경로당은 폐쇄형이라 처음 가려는 분은 문턱이 높아요. 그래서 오픈형으로 바꿨습니다." 할아버지·할머니가 손주를 맡아볼 수 있는 공간을 구청이 만든 셈이다.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느티나무 쉼터는 하반기 자운동 개관을 포함해 7개소로 늘어난다.

청년도, 어르신도 "서초에 살아서 좋다"

어르신이 살기 좋은 동네가 청년에게도 좋은 동네여야 한다는 게 전 구청장의 생각이다. "청년정책은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청년이 머무르고, 도전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일"이라며 "진로·취업, 문화활동, 정책 참여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통합 성장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4년 4월 문을 연 서초청년센터는 취·창업 상담부터 AI 면접 체험, 청년 주거 상담까지 한 공간에서 제공한다. 개관 이후 누적 이용자 6만 명, 하루 평균 150명 이상이 찾는다. 청년들이 구정에 직접 목소리를 내는 '서초청년네트워크'는 8기까지 426명이 참여했고, 부서가 정책 검토를 의뢰하면 청년 프로젝트팀이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청년 팝콘'을 통해 13건의 제안이 실제 구정에 반영됐다.

전성수 구청장은 "모든 세대가 서초에 살아서 정말 좋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전심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초구 제공.

취업 지원도 세분화됐다. '커리어 디자인 프로젝트'로 지난해 65명이 실제 취업에 성공했고, 지난해부터는 기초지자체 최초로 국제기구 취업 설명회를 열어 유엔세계식량계획 등 10개 기구가 참여했다.

올해는 인턴십 과정도 운영한다. 자격시험 응시료는 1인당 최대 20만원, 900여 종을 지원하는 서울 자치구 최고 수준이다. "당초 예산 7000만원이 순식간에 동났고 지난해 추경에서 1억4000만원으로 늘렸다"고 전 구청장은 전했다.

양재 AI 특구와 연결되는 인재 양성도 돋보인다. KAIST와 함께 운영하는 AI 칼리지는 수료자의 88%가 관련 업계에 취업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했다. 지난해 T1과 손잡고 출범한 e스포츠 아카데미는 1기 수료자 19명 중 5명이 관련 기업에 채용됐다. 청년 예술인을 위한 무대도 꾸준히 넓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전시 기회를 연 1회 제공하고, 종교시설 순회공연 프로그램에는 5대 1의 경쟁을 뚫은 60팀이 활동한다.

전 구청장은 "청년에게는 도전의 기회를, 어르신에게는 품격 있는 노후를, 세대 모두가 서초에 살아서 정말 좋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전심전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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