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만큼 보이는 세상, 페달 위에서 만난 남강의 봄

김종신 2026. 3. 17.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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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조금 가까이서 맞고 싶었습니다.

남강 둑 위에 놓인 붉은 자전거길은 방향을 또렷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진주 남강 라이딩은 달리는 재미만 있는 길이 아닙니다.

천수교에서 남강 쪽으로 난 데크 길은 마치 남강 위를 거니는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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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남강 자전거길 하모타고 라이딩, 하대동에서 희망교까지

[김종신 기자]

 진주 남강 자전거길 하모타고 라이딩, 하대동에서 희망교까지
ⓒ 김종신
봄을 조금 가까이서 맞고 싶었습니다. 승용차로 여러 번 지나쳤던 길입니다. 차창 밖으로 스치듯 보던 남강입니다. 어느 날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 느린 속도로 다시 지나가 보고 싶었습니다. 진주 공영자전거 하모타고를 탔습니다.

속도가 달라지면 풍경도 달라집니다. 자동차로는 보지 못했던 장면이 눈에 들어옵니다. 강가의 나무, 물 위에 비친 건물, 다리 아래 그늘 같은 것들입니다. 남강의 속살을 천천히 들여다볼 좋은 기회였습니다.

남강 자전거길, 하모타고 라이딩
 진주 남강 자전거길 하모타고 라이딩, 하대동에서 희망교까지
ⓒ 김종신
이날 저는 하대동 김시민대교 근처에서 진주 공영자전거 하모타고를 빌렸습니다. 상평교를 지나고 진양교, 진주교, 천수교를 거쳐 희망교까지 이어지는 코스였습니다. 남강 둑 위에 놓인 붉은 자전거길은 방향을 또렷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노란 선과 파란 선은 흐름을 정리해 주었습니다.

페달을 밟자 몸이 먼저 풀렸습니다. 바람이 얼굴을 스쳤습니다. 속도만큼 세상이 보이는 듯했습니다. 강 건너 아파트와 언덕이 수면 위에 길게 비쳤습니다. 도시가 물 위에 한 번 더 서 있는 듯했습니다.

강변 나무들은 아직 민낯입니다. 대신 기운은 봄 쪽으로 기울어 있었습니다. 버드나무 가지가 물 위로 늘어졌습니다. 둔치의 풀빛도 겨울빛을 조금씩 밀어내고 있었습니다. 막 문을 여는 계절이었습니다.

형평기념탑 지나 하모의 숲까지
 진주 남강 자전거길 하모타고 라이딩, 하대동에서 희망교까지
ⓒ 김종신
진주 남강 라이딩은 달리는 재미만 있는 길이 아닙니다. 중간에 숨을 고르기 좋은 자리가 많습니다. 상평동 습지원에서는 속도를 낮췄습니다. 지나칠 수 없어 잠시 들렀습니다. 넓게 열린 물가와 낮은 나무들이 만든 풍경을 천천히 구경했습니다.

습지원을 지나고 진양교를 건널 무렵 자전거에서 내려 남강과 뒤벼리를 두 눈에 꾹꾹 눌러 담았습니다.

경남문화회관 앞 형평운동 기념탑에서도 잠시 멈췄습니다. 형평운동은 1923년 진주에서 시작된 사회운동입니다. 백정이라 불리던 계층 차별을 없애고 사람의 평등을 외쳤던 운동입니다.
 진주 남강 자전거길 하모타고 라이딩, 하대동에서 희망교까지
ⓒ 김종신
진주교 아래를 지날 때 진주성은 더욱 또렷하게 다가왔습니다. 한 폭의 그림으로 들어가는 기분이었습니다. 이곳에 이르니 벌써 자전거 대여 시간 2시간이 다가와 천수교 근처 대여소에서 반납하고 다시 빌렸습니다.
천수교에서 남강 쪽으로 난 데크 길은 마치 남강 위를 거니는 듯했습니다. 겨울철이라 운영을 잠시 멈춘 망진나루를 지납니다. 풍경이 부드러워집니다.
 진주 남강 자전거길 하모타고 라이딩, 하대동에서 희망교까지
ⓒ 김종신
어느새 하모의 숲이 강변에 펼쳐집니다. 강을 향해 놓인 관중석처럼 보입니다. 남강을 향해 의자들이 놓여 있었습니다. 멍하니 강을 바라보았습니다. 잡다한 생각들이 조금씩 가라앉았습니다.

도시락을 꺼내 소풍처럼 쉬는 사람들도 보였습니다. 벤치에 앉아 천천히 먹는 가족이 보였습니다. 이어폰에서 어떤 음악이 흘러나오는지 가볍게 몸이 좌우로 흔들리는 모습까지 모두가 평화로웠습니다.

희망교 쪽으로 갈수록 몸이 길에 적응했습니다. 페달은 더 가볍게 돌아갔습니다. 이마에는 기분 좋은 땀이 맺혔습니다. 건강도 챙겼습니다. 남강의 풍경은 선물처럼 따라왔습니다.

남강을 따라 달리는 동안 봄은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 이미 길 위에 와 있었습니다.

저처럼 남강 자전거길을 천천히 달려보고 싶다면 하모타고 이용 방법도 미리 알아두면 편합니다.

□ 진주시 공영자전거 하모타고 - 이용 팁
① 홈페이지 지도에서 대여 가능 자전거 수 확인 가능
② 자전거 이용 시 우측통행 준수
③ 건널목에서는 자전거에서 내려 이동 권장
④ 공영자전거 보험 적용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에나 이야기꾼 해찬솔 개인블로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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