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세계 최고가 많다"…젠슨 황, 추론 반도체 '그록 3' 삼성과 협업 발표[GTC 2026]

권현지 2026. 3. 1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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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록3 칩 생산 중, 3분기 출하"
삼성 "파인만 등 로드맵 맞춰 준비"
현대차 등 신규 '로보택시' 라인업
루빈 울트라, 광학…시스템 확장 전략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와 협업 중인 차세대 추론 특화 인공지능(AI) 가속기 '그록(Groq)3'를 공개하고, 해당 칩이 삼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 생산돼 올해 3분기부터 출하될 것이라고 밝혔다.

황 CEO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열린 'GTC 2026' 기조연설에서 "삼성전자가 우리를 위해 그록3 언어처리장치(LPU) 칩을 제조하고 있다"며 "삼성에 정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칩은 이미 생산 단계에 진입했으며, 가능한 한 빠르게 생산량을 늘리는 중"이라며 "올해 하반기, 대략 3분기 중에는 시장 출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황상준 삼성전자 메모리 개발담당 부사장(왼쪽), 한진만 파운드리 사업부장(오른쪽)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6’ 삼성전자 전시 부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그록3 LPU는 거대언어모델(LLM)을 실행하는 추론에 특화한 반도체다. 황 CEO의 이번 발언은 삼성 파운드리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생산에 참여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AI 반도체 공급망에서 양 사의 협력이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삼성전자가 지난달 세계 최초로 고대역폭메모리(HBM) 6세대(HBM4)를 양산 출하한 데 이어, 파운드리 제조 공정까지 담당하게 되면서 양 사는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아우르는 '종합 AI 파트너십'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그는 이날 기조연설 후 삼성전자 부스에 직접 방문해 그록3, HBM4 등 협업제품군에 서명하며 더욱 힘을 실었다. 황 CEO는 삼성전자의 HBM4, HBM4E 웨이퍼와 실물 제품, 그록 AI LPU칩 파운드리 4㎚(1㎚=10억분의 1m) 웨이퍼 등을 살펴본 뒤 "삼성에는 세계 최고가 많다(Samsung has many world bests)"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황상준 메모리개발담당 부사장과 기념 촬영을 했다.

삼성 "로드맵 맞춰 준비, 열심히 공급하겠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6’ 삼성전자 전시 부스에서 그록(Groq) AI LPU칩 파운드리 4나노 웨이퍼에 사인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에 따르면 그록3 칩은 현재 샘플링 단계에 있으며 평택 공장에서 생산을 진행 중이다. 이미 초기 주문이 확보됐으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수요 확대가 전망된다. 황 부사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그록3는 칩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웨이퍼에 대한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이라며 "엔비디아가 공격적으로 수요를 확대할 경우 우리 역시 열심히 공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록3와 동일한 공정이 HBM4 베이스 다이에 적용되는 만큼 AI 수요 확대는 자연스럽게 4㎚ 등 선단 공정 수요 증가로 연결될 거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기술 개발 측면에서는 파운드리와 설계 협업이 핵심 역할을 했다. 스타트업인 그록은 설계 인력이 제한적인 만큼, 삼성전자가 설계 지원팀을 통해 아키텍처 구현을 함께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순 제조를 넘어 설계 단계부터 참여하는 '턴키(turn-key)' 협력 모델로 평가된다.

향후 엔비디아와의 협업이 이어질 가능성도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전체 HBM 공급을 전년 대비 약 3배 확대할 계획이며, 특히 HBM3E와 HBM4 등 고성능 제품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황 부사장은 "HBM4부터는 단순 용량 경쟁이 아니라 성능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이 핵심 과제"라며 "선단 공정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제품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날 황 CEO가 언급한 차세대 AI 가속기 '파인만' 등 로드맵을 언급하며 "고객사 일정에 맞춰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주에 데이터센터를"…현대차 '로보택시'도 언급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16일(현지시간) 열린 ‘GTC 2026'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엔비디아.

엔비디아는 AI 인프라의 물리적 확장을 우주까지 넓히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황 CEO는 위성 기반 컴퓨팅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베라 루빈 스페이스 원(Vera Rubin Space One)'이라는 신규 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우주 환경에서 직접 AI 연산을 수행하는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황 CEO는 "우주에서는 전도와 대류가 없고 복사만 존재하기 때문에 냉각 방식 자체가 완전히 달라진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공학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과 로봇을 중심으로 한 '피지컬 AI' 확장 전략도 본격화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현대차·비야디(BYD)·닛산 등 주요 완성차 업체를 포함한 신규 파트너를 언급했다. 회사는 이들과 로보택시 생태계를 확대하고, 우버와의 협력을 통해 실제 서비스 도입을 가속할 방침이다. 이들 업체의 연간 생산량은 약 1800만대에 달해 향후 로보택시 차량 규모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글로벌 로봇 기업들과 협력해 제조 현장에 AI 기반 로봇을 적용하고, 통신 인프라까지 아우르는 '에어리얼 AI' 플랫폼 구축도 추진한다. 황 CEO는 "자율주행의 '챗GPT 순간'이 도래했다"며 "피지컬 AI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학 기술 포함한 초대형 시스템 확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16일(현지시간) 열린 ‘GTC 2026'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엔비디아.

황 CEO는 올해 양산할 AI 가속기 '베라 루빈'의 다음 세대 '루빈 울트라'도 설명했다. 루빈 울트라는 신규 칩 아키텍처와 함께 성능을 한층 끌어올릴 예정이며, 엔비디아는 이를 통해 AI 데이터센터의 연산 밀도를 대폭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베라 루빈과 루빈 울트라를 포함한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아키텍처 로드맵을 공개하며, 그래픽처리장치(GPU)·중앙처리장치(CPU)·네트워크를 통합한 초대형 시스템 확장 전략을 제시했다. 기존처럼 개별 장비 성능을 높이는 방식에서 벗어나 전체 시스템을 하나로 묶어 처리 능력을 끌어올리는 구조다. 핵심은 구리 기반 연결과 광학 기술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확장 구조'다.

특히 엔비디아는 엔비링크(NVLink) 기반 시스템을 기존 NVL72에서 최대 576 GPU 규모까지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연결되는 GPU 수가 늘어날수록 연산 속도와 처리 용량이 동시에 커지는 구조다. 이를 위해 구리 인터커넥트뿐 아니라 광학 연결을 병행하는 구조를 도입한다. CPU 측면에서는 차세대 '그레이스(Grace)' 계열 프로세서인 'LP35'와 후속 'LP40'를 순차적으로 적용한다. 연산을 담당하는 GPU와 이를 보조하는 CPU를 함께 고도화해 전체 시스템 성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엔비디아는 이러한 기술을 이미 생산 단계에 적용하고 있으며, 향후 AI 인프라 확장에 따라 구리와 광학, 코패키지드옵틱스(CPO)를 모두 아우르는 통합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황 CEO는 "AI 시대에는 연산 능력뿐 아니라 연결 용량(capacity)이 핵심 경쟁력"이라며 "전체 생태계 차원에서 용량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너제이(미국)=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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